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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게으르니스트 May 24. 2016

때때로 찾아내는
보석 같은 순간들

대만 여행: 프롤로그 - 여행 스케줄 & 준비

요즘 인기 있는 여행지 중 하나인 대만.

그 인기의 뒤에는 물론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나영석 PD의 케이블 TV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가 있다.

네 명의 할배들과 국민짐꾼 이서진의 예상치 못한 케미가 만들어 낸 꿀잼 방송 '꽃보다 할배'.


하지만 꼭 '꽃할배'를 논하지 않더라도, 대만은 이번 겨울 휴가의 여행을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나 같은 직장인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여행지로 느껴졌다.


1주일 이상 휴가를 내기 어려운 직장인들에게,

2시간 정도의 가까운 비행거리는 부담 없이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이고,

수도 타이베이 주변에 야시장, 온천, 해변 등 다양한 즐길거리가 모여있어 짧은 여행 일정에도 다양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방사능 이슈로 우리 부부의 여행지 목록에서 삭제된 일본을 제외하면 아시아에 남은 몇 안 되는 여행지였다

아가를 갖게 되면 적어도 몇 년간은 부부 만의 오붓한 여행을 가기 어렵겠다는 압박감 때문에, 2014년의 겨울 휴가는 반드시 해외여행으로 사수해야만 했다.


여행의 준비과정은 순탄할 수가 없었다. 계획성 없이 급하게 준비하기 시작했음은 물론이거니와, 거의 텅텅 비긴 했지만 그나마 조금 남은 통장 잔고는 애써 지켜주고 싶었기에, 이것저것 최대한 싼 곳을 알아보느라 여행 준비 기간은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 와중에 30대 후반의 품위를 지키기 위해 '아끼긴 하되 쓸 때는 쓰자'라는 모순 충만한 목표를 세웠으니, 당연히 많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하지만 우리 알뜰살뜰한 마눌님이 야근 수준의 피맺힌 검색을 통해, 결국 비행기표와 숙박비를 최대한 아끼면서도 직장인의 품격을 지킨 ㅡ.ㅡ;; 여행 스케줄을 기획하였고,

마침내 12월 24일, 대만 여행길에 오른 우리 부부.


새로운 나라의 새로운 풍경 속에서, 꿈결 같은 5박 6일이 눈 깜짝할 새에 흘러갔다.



... 그리고 6일간, 정말 오래간만에 원 없이 걸어 다녔다. 


우리 식물 부부 = '천성에 게으르니즘이 깊이 각인된 Strider' + '운동이라면 로또 1등 당첨금 정도는 갖다 줘야 쫌 해볼까 고민하는 우리 마눌님'의 천생연분 조합...

이미 10여 년간의 직장생활로 쩌든 비루한 육신 ㅡ.ㅡ;;; 은 한 톨도 고려치 않고, 20대 후반에 즐겼던 인도 여행 때를 떠올리며 알찬 스케줄을 짰다가 비는 매일 추적추적 내리지, 갈 길은 멀지, 중국어 무식자로서 고등학교 시절 배웠던 한자실력으로 버티기에는 벅찬 여행길. 

매일 밤 시린 무릎과 부은 발까지, 약간 오바 보태서 체력은 물론 멘탈까지 붕괴 직전에 이르렀다.


하지만 돌아온 후 부부가 마주 앉아 먹는 저녁 식탁, 그 돌아온 일상 속에서, 다시 한 번 그때, 그 장소들의 기억을 들추어 보고 있는 우리 부부를 발견한다.


그것은 힘들게 돌아다니던 시간 속에서도, 보물 찾기에서 찾아낸 아름다운 보석 같은 순간들이 있었기 때문.

소란하지 않으면서도, 가끔 뜻하지 않은 선물을 주기도 한 6일간의 대만 여행. 그리고 그 6일을 추억하며 행복하게 이야기하는 우리 부부.


대만은, 그런 곳이었던 것 같다.

엄청 소란스럽게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때때로 찾아내는 보석 같은 순간들이 모여 추억이 되어 반짝이는 곳. 그래서 결국에는, 즐거웠던 순간들만 두근거림이 되어 남게 되는 곳.


2014년 대만 여행. 여기 그 추억의 갈피를 한 장, 한 장, 갈무리한다.


우선 여행 일정부터 정리 !


1일차 스케쥴

- 융캉제에서 스무시 망고빙수 먹기 !

- 중정기념관과 타이베이 101 타워에서 야경 즐기기 !


2일차 스케쥴

- 핑시와 스펀의 옛 거리를 거닐기 !

- 둥실둥실 하늘로 천등 날리기 !

- 미슐랭 가이드의 별점은 진실인가? 딘타이펑 본점 공격 !

- 대만의 유명 맛집인 키키 레스토랑 순례 !


3일차 스케쥴

- 신베이터우 온천에서 때 빼고 광내기 !

- 단수이의 이국적 풍경과 일몰 바라보기 !

- 빠리의 할머니 대왕오징어튀김 먹기 !

- 스린 야시장에서 사람에 떠밀려 다니기 !


4일차 스케쥴

- 타이루거 협곡에 놀라 자빠지기 !

- 화롄 명물 쩡지마수 찹쌀떡 먹기 !

- 시먼딩 지파이에 입맛 버려보기 !


5일차 스케쥴

- 예류의 여왕머리 바위 멀리서 훔쳐보기 !

- 진과스에서 황금 훔쳐보기 ㅡ.ㅡ?

- 광부도시락 먹기 !

- 지우펀의 홍등가에서 멋진 야경 찍기 !


6일차 스케쥴

- 지우펀의 시원한 풍경 속에서 산책 !

- 귀여운 기념품들과 펑리수 사기 !

- 귀국 !



[ 대만 여행 준비할 때 몇 가지 주의할 사항 ]


1. 숙박은 MRT역과 가까운 곳에서 !

되도록이면 타이베이의 지하철인 MRT의 역과 가까운데서 숙박하자.

MRT의 이용요금이 저렴하므로 자주 이용하게 되는데, 역에서 조금만 멀리 떨어져도 한참 걸어야 한다.

일정에 여유가 있다면 차도에서 좀 떨어진 곳에 묵는 것이 조용해서 좋겠지만, 타이베이의 밤거리는 조용한 편이다. 일정이 빡빡하다면 차도에서 조금 가까운 곳에서 묵어도 큰 불편이 없을 듯.


대만 여행의 성수기인 12월 중순부터는 타이베이 시내의 호텔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고, 방도 구하기 어렵다.

만약 12월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적어도 11월 초부터는 예약해야 적정한 가격에 본인이 원하는 위치의 호텔을 구할 수 있다.


우리 부부가 묵었던 호스텔은 바로 이곳들. 

보통 우리 부부는 호스텔은 잘 안 묵지만... 호텔 가격이 퀄리티 대비 너무 비싸서 어쩔 수 없었다... ㅡ.ㅡ;


< 타이베이 숙소: "Mr.Lobster's Secret Den" >

- 총평: ★★★☆☆

- 위치: ★★☆☆☆

- 스탭 친절도: ★★★★★

- 시설: ★★★☆☆

- 가격: ★★★☆☆

 

스탭들이 카톡으로 성실히 응답해 주는 친절함이 장점. 버뜨, 위치가 타이베이 메인역에서 걸어서 10분 이상인 것이 단점 중의 단점. 타이베이역 지하상가 Y17번 출구가 가장 가까운 출구임.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에는 선물교환이나 파티 이벤트 등 다양한 이벤트도 열고 있어서, 소수의 인원들이 여행할 때 관광 외의 색다른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시설은 전반적으로 깨끗한 편이나, 도미토리룸은 샤워시설이 부족한 편.


주소: 台北市 大同區 重慶北路 1段 22號 9F

숙박비: 더블룸 1박: 2,090 NTD (한화 77,000원) / 슈페리어 더블룸 1박: 2,800 NTD (한화 104,000원) / 도미토리 1박: 침대 당 840 NTD (한화 31,000원)



< 지우펀 숙소: "Go Walk Jiufen" >

- 총평: ★★★★☆

- 위치: ★★☆☆☆

- 스탭 친절도: ★★★★☆

- 시설: ★★★★☆

- 가격: ★★★★★

 

1박에 6만원 밖에 안 하는데도 불구하고 깨끗한 방과 위생용품 등이 빠짐없이 구비된 꼼꼼함이 장점.

조식도 9가지 반찬이 함께 나오는 쌀죽이 제공되어, 느끼한 대만 음식에 지칠 때쯤 힐링이 되는 곳.

 

단, 지우펀라오제의 거의 맨 끄트머리에 위치한 것이 유일한 단점이라면 단점인데, 사실 지우펀의 숙소들이 대부분 지우펀라오제의 끄트머리에 위치해 있어서 지우펀에 묵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큰 차이는 없다. 지우펀라오제를 끝까지 가겠다는 기세로 가고 또 가다 보면 219번지가 나타나니 걱정 말자.


방에 따라서 창문이 없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어차피 하룻밤 잘 건데 큰 문제는 없다.

지우펀에서 주소 보고 찾아갈 때는, 집마다 붙어있는 번지수 푯말을 보고 가면 틀림없이 찾을 수 있다.


주소: 新北市 瑞芳區 九份 基山街 219-4號

숙박비: 스탠더드룸 1박: 1,620 NTD (한화 60,100원)



2. 길거리 음식은 최대한 일정 앞쪽에 해치워버리자 !

대만을 찾는 수많은 이유 중에 탑 3위안에 드는 것이 바로 다양한 스트리트 푸드일 것이다.

아마 가자마자 스린 야시장으로 달려가서 닭튀김인 지파이를 물어뜯는 분들도 계실 텐데, 아주 잘하는 짓이다. ㅡ.ㅡ;; 꼭 그렇게 하시길 바란다.


대만의 스트리트 푸드 대부분이 튀긴 음식에 MSG를 듬뿍 가미한 지라 우리나라 입맛에는 조금 느끼하고, 야채는 거의 없고 고기나 밀가루 음식 위주로 되어있다 보니 여행 일정 중반이 넘어가면 반드시 물리게 되어있다. 


심할 경우 우리 부부처럼 느글거리는 속을 주체하지 못하고 코카콜라를 수시로 들이키거나, 심지어 결국 한민족의 영혼 밑바닥에서 우러나오는 김치욕구 ㅡ_ㅡ;; 를 참지 못하고 일식집으로 뛰어들어가 순식간에 김치 두 그릇을 해치워버리는 수가 있다.



3. 환전은 본인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

인터넷에 '대만 돈 환전' 치면 명동 사설 환전소에 가라, 외환은행 화양동 지점에 가라 등등 다양한 팁이 나오는데, 사실 대만 위안화는 한국에서 주로 취급하는 주요 통화 - 미국 달러, 유로, 일본 엔화 - 가 아닌 관계로,

취급하는 곳이 많지가 않고, 환율 우대도 별로 안 해준다. ㅡ.ㅡ; 이것이 소수의 설움.


진짜 몇 백만 원쯤 바꿀 것이 아니라면 90% 환율우대를 받더라도 1 ~ 2만원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

명동에 살거나 ㅡ.ㅡ; 아니면 우리 집 옆에 외환은행 화양동 지점이 있다면 몰라도, Strider처럼 경기도에 살거나 할 경우엔 명동 사설 환전소나 외환은행 특정 지점에 갔다 오는 시간 + 차비를 고려하면 크게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그냥 본인이 사는 곳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가서 환전하도록 하자.



4. 대만 관광청에서 주는 가이드북을 200% 활용하자 !

여행정보를 블로그에서 찾아내는 것도 있겠지만, 역시 관광청에서 공식적으로 제공하는 정보는 퀄리티가 기본 이상은 간다. 대만관광청(https://tourtaiwan.or.kr:4433/main.asp) 사이트에 들어가면, 일정별/지역별 다양하게 정리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택배비 3,000원만 내면 휴대하기 좋은 사이즈의 간단 가이드북과 지도를 받을 수 있다.


(대만관광청 사이트와 휴대용 가이드북)



대만관광청 사이트 외에도, 투어팁스(http://www.tourtips.com/)라는 사이트에 들어가면, 대만 뿐만 아니라 다양한 나라의 여행 가이드북을 PDF 파일로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물론, 여행기 쓰는 데 자신 있는 사람은 이 사이트의 여행기에 나만의 팁을 추가할 수도 있으니 재미 삼아 함 해보는 것도 좋을까 봉가.


걱정 많은 아재의 잔소리는 여기까지만.

이제 진짜 대만 여행기 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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