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환경 문제를 생각하는 평범한 회사원 아빠의 오늘
요즘 아들과 즐겨 보는 TV 프로그램 중 하나가 BBC의 'Frozen Planet'입니다. 놀라운 영상미와 흥미로운 이야기를 제공하지만, 한편으로는 환경문제에 대한 큰 경각심을 함께 불러 일으킵니다. 영상을 본 후 아들은 집 안을 돌아다니며 쓸데없이 켜져있는 전등을 끕니다. 그냥 버렸던 페트병으로 장난감을 만들겠다며 우주탐사선을 만들기도 하구요. (이건 친환경적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자원 재활용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긴 합니다만...) 아들의 그런 순수하기 그지 없는 모습에, 아빠로써 이 예쁜 아이의 미래를 어떻게든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이와 함께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을 생각해 보고, 그것을 실천하는 일이 과연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올까요. 아마 지구적 규모로 보면 티끌 처럼 작은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아빠로써는 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것의 영향력이 실제로는 한없이 작더라도 말이죠.
육아와 가사는 피곤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조금이라도 일손을 덜어준다면 큰 고민 없이 소비했던 것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육아휴직 덕택에 늘어난 시간 덕택일까요. 생각 없이 움직이던 손가락을 멈추고 한 번 더 고민해 보는 경우가 늘어났습니다. 이거 정말 필요한 걸까. 이것이 없이도 생활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만약 정말 필요하다면, 사용하는 횟수를 줄여 전기나 석유, 물, 기타 자원들을 소비하지 않을 수 있을까. 만약 정말 써야 한다면, 더 긴 시간 사용함으로써 자원의 소비량을 줄일 수 있을까.
그렇게 피곤한 일상과 그것을 해소해 줄 편의 사이의 어딘가를 찾아가는, 어렵지만 중요한 기준을 세워가는 중입니다. 아직 소비라는 습관에 흠뻑 젖어 쉽지는 않지만, 조금씩 '이 정도면 괜찮은 삶'으로 잘 말리고 있는 중입니다. 뭐, '미니멀리즘'으로 포장하면 더 힙해 보일꺼 같기도 하네요.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아빠 엄마들이 더 많아지기를 바래봅니다.
동글이에게,
네가 앞으로 살아가야 할 지구는 아빠가 어렸을 때 살았던 지구랑 다를지도 몰라. 그래서 아빠는 가끔 두렵기도 하단다. 아빠가 어찌할 수 없는 곳에서 우리를 위협하는 일들이 일어날 지도 모르니까.
너가 아빠가 될 때쯤엔 어떤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까. 아빠는 너에게 어두운 미래를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아. 그래서 조금이라도 지구에 부담이 덜 되는 길을 찾아 열심히 걸어가려고 해. 그 때가 적어도 우리 가족이 사는 지금의 지구 정도만 된다면, 너희 세대가 더 나은 방향으로 한 발 더 걸어갈 수 있을테니까.
너도 너의 아이를 위해, 그런 발걸음을 망설이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