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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재결합하자고 하면 어떻게 할래?

내 선택에 최선이었다

by 오필리아

줄곧 이 브런치글에 만큼은 내 마음,

내가 순간순간 드는 생각들을 표현했던 것 같다.


몇 년 전 법적으로 이혼을 하고 나서,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주변에서 내 얼굴, 내 안색에 걱정이 가득해 보였다고 말 걸기 힘들었다고 얘기할 정도로 얼굴이 안 좋았다.


이혼 후 내가 두려워하고 무서워하는 만큼 힘들지 않았다.


이혼했다고 느낀 후 초반에는 다른 가족의 모습을 보며, 마음이 너무 아팠다.

나는 왜 이렇게 홀로 있을까?


그냥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나? 하는 그런 가슴아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신뢰 잃은 가족의 형태는 아무리 합쳐도 다시 부서지는 진흙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다가 어찌어찌 1년, 2년을 보냈다.

운이 좋았던 건지, 타이밍이 좋았던 건지, 노력이 받쳐준 건지

뭔가 모든 게 잘 풀리는 듯했다.


어느새 아이아빠에 대한 미운감정은 사그라들었다.

사실 그러면서 우리는 주말에 만났다. 만나면서 미운감정도 사그라들고, 여하튼 아이들한테는 최선을 다해준다는 느낌을 받아서 그게 고마웠다.


정말 그게 나에 대한 감정인줄은 몰랐다.

그러다 얼마 전 그의 진심을 알게 되었다.


어쩌면 그의 노력을 알고 있었는데, 애써 외면했는지도 모른다.

모질지가 못해서, 악하게 못하겠어서, 그래도 아이아빠니까...

가 나의 발목을 붙잡고 있었던 것 같다.


그의 진심은 나와 몇 년 뒤에 재결합이었다.

그간의 양육비 더 주는 것도, 집에서 더 나를 챙겨주려고 했던 것도, 아이를 봐주고 자유시간을 준 것도

모두 나를 향한 나름의 배려이자 마음이었다.


그런데 내가 더 이상 그렇게 받아들이지 못했고,

여러 사건들이 일어나면서 그냥 또 한 번 느꼈다.


나의 2년 전 선택은 맞았다고...

단순히 법적으로 이혼한 것이 나는 아니라고

속으로 말했던 것 같다.


합리화가 아니라 정말 몇 번을 생각해도

겉으로 맞춰지는 거 말고! 다른 사고방식과 생각의 유연함,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서 상처가 너무 크다.


서로의 인생을 위해, 조금은 놓아줘자.

천천히. 천천히.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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