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삐딱하게

때론 색다른 시선으로!

by 나의기쁨

애플의 스티브 잡스 관련 책이나 영화를 보면 나는 그가 참 삐딱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특히 영화에서 마지막 자신의 딸이 불편하게 부피가 큰 소니 제품의 워크맨을 통해 음악을 듣는 것을 보고 작은 소형 플레이어 그러니깐 후에 '아이팟'이라고 불리는 것을 만들어 주겠다는 장면이 나온다.


어릴 적 워크맨을 사용했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딱히 불편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었다.

그럼에도 영화에서는 그 모습이 잡스에 눈에는 불편하게 보였던 것이다.


삐딱하고 색다른 시선으로 본 것이다.


뭐 이게 실제 이야기인지는 잘 모르겠다.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이야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쨌든 스티브 잡스는 당시의 상황에 대해서 편견을 깨겠다는 생각보다는 오히려 그것을 삐딱하게 본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든 생각은 이거였다.


세상을 때론 삐딱하게 보는 게 나쁘지 않구나


혁신이라는 것이 외부에서 보기에는 편견을 부순 것처럼 보이겠지만 실제로는 어느 누군가의 삐딱한 시선으로 발생하는 게 아닌가 하는 나름대로의 개똥 같은 생각을 한번 해본다.



The Dave Brubeck Quartet - Take Five (1959년 음반 Time Out)


그렇다면 재즈에서 이런 사람이 있었을까?


당연히 Charlie Parker 같은 정신 나간 뮤지션이나 Miles Davis, Charles Mingus 같은 반골기질 충만한 뮤지션들도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나는 Dave Brubeck과 Paul Desmond 역시 그런 뮤지션들이 아닌가 생각을 해본다.


Dave Brubeck Quartet의 <Time Out>이 나온 시기가 59년도인데 이 시기의 재즈씬을 생각해 본다면 이 작품은 확실히 재즈씬을 삐딱하게 본 작품이다.


물론 Dave Brubeck이나 멤버였던 Paul Desmond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뮤지션들 본인들의 음악성을 표출하면서 빠른 속주와 어려운 음악적 화성을 도입하며 대중적이기보다는 난해해져 가는 하드밥, 프리/아방가르드 재즈를 향해 치닫던 그 시기에 나온 이 작품에 수록된 'Take Five'는 당시로서는 독특한 곡이다.


대부분 4/4, 또는 3/4 같은 왈츠 형식의 박자가 주를 이룰 때 5/4 박자라는 다소 생소한 리듬의 오드미터를 내세웠다.


아마도 이들의 생각은 이렇지 않았을까?


왜 꼭 3/4, 4/4 박자로만 스윙해야 하지? 5/4 박자로도 스윙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변박으로도 스윙감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곡이다.


게다가 이 곡은 뭐 광고사 CF나 다른 광고에 자주 등장하는 곡이라 많은 분들이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수도 있는데 상당히 심플한 연주를 선보인다.


듣다 보면 상당히 단순한 뱀프 형식으로 연주되는 곡이라는 것을 눈치채셨을 것이다.


후에 이런 시도가 아이러니하게도 프리/아방가르드 재즈에서도 적극적으로 사용하면서 오드타임과 오드미터를 바탕으로 굉장히 실험적인 구성의 곡들을 만들게 만드는 단초가 된다.


나는 그들이 편견을 깨기 위해서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이렇게 하면 재밌지 않을까? 하고 삐딱하게 보면서 만들지 않았을까 상상을 해본다.


아님 말고~



더 삐딱한 Ornette Coleman의 등장


Ornette Coleman의 등장은 당시에는 상당한 충격을 줬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음악적 본령은 분명 블루스와 비밥, 하드밥을 기조로 하고 있지만 당시에 재즈라고 하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클리셰를 전부 깨부순 진보적인 음악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그가 말하는 Harmolodics, 하몰로딕스 이론이라고 해서 일종의 음악적 철학을 바탕으로 독특한 작곡 방식과 연주를 내세우고 있는데 이것이 후에 또 Harmolodics Funk라고 해서 영향을 주기도 했다.


도대체 얼마나 삐딱하게 재즈씬을 바라본 거야??


조성과 멜로디를 가져야 한다는 당시의 관념을 부수고 무조성에 기반한 연주라든가 난해한 연주가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럼에도 독특했던 것은 그의 음악에는 블루스와 비밥의 모든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고 그의 이러한 삐딱한 시선에 공감하고 같이 음악적으로 공유했던 베이시스트 Charlie Haden이나 드러머 Ed Blackwell, Billy Higgins 그리고 트럼페터 Don Cherry를 만나면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The Ornette Coleman Trio - Snowflakes And Sunshine (At The "Golden Circle" Stockholm, Volume Two)


인내심을 갖고 들어보시라고 강요하진 않겠다.


이 음반에 수록된 곡들이 전부 이렇게 어렵지만은 않지만 그는 이 곡에서 트럼펫과 바이올린을 연주하면 자기 하고 싶은 연주 다 한다.


그런데 하필이면 이곡이 2장의 라이브 음반에 수록된 곡 중 가장 난해한 곡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물론 그의 많은 작품들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이 65년 스톡홀름에서 펼쳐진 트리오의 라이브 연주를 애정한다.


이후 Cecil Taylor, Albert Ayler, Anthory Braxton 같은 뮤지션들의 등장, 시카고 재즈 뮤지션들의 멤버로 구성된 진보적인 재즈 비영리 단체 AACM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Creative Musicians)의 등장등 많은 영향을 끼친 인물이 된다.


게다가 Loft Jazz, 로프트 재즈라는 1970년대 중반 뉴욕에서 발생한 문화적 현상이 생기기 시작하는데...



똘끼 가득한 John Zorn 등판!



어마어마한 열정과 에너지로 무려 400장 이상 - 지금도 이런 행보는 여전하다 - 의 디스코그라피를 완성하는 괴물 John Zorn은 뉴욕을 중심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친다.


야 이 눔아~ 니 음반은 이제 컬렉션 하기도 힘들어. 500장이나 채워라!


후에 한번 다뤄볼 Loft Jazz에서도 언급해 보겠지만 이런 흐름을 후반에 주도하는 인물 되시겠다.


특히 Harmolodics로 촉발되는 Harmolodics Funk를 계승하기도 하고 메탈, 하드코어, 클래식등 온갖 장르에 대한 실험적인 시도 역시 두려워하지 않는다.


심지어 90년대 Naked City라는 밴드를 조직해서 하드코어, 스래시 메탈 재즈까지 섭렵하는 아주 아주 변칙적이고 변태성향 충만한 뮤지션이기도 하다.


John Zorn - Broadway Blues (1989년 음반 Spy Vs. Spy: The Music Of Ornette Coleman)


89년 Ornette Coleman의 오리지널을 중심으로 그에게 헌정하는 나름 댄서블한 음악을 담고 있는 음반이다.


나름 댄서블하지 않은가???


아님 말고~




이러한 삐딱하게 보는 방법이 프리 재즈처럼 대중적인 방향성을 띄지 않을 수도 있다.


프리/아방가르드 재즈의 경우에는 이보다 더 삐딱하게 가버리는 바람에...


하지만 이런 파격적인 시선이 때론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다양한 시도가 벌어지면서 예상치 않은 방향을 가져올 때도 있다.


가끔은 모든 것을 삐딱하게 바라보는 것도 나름 삶의 재미가 아닐까 하며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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