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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의기쁨 Feb 17. 2024

스무 살이 되다

From 편지 #1

Dear Myself,

잘 지내고 있죠?

오늘 참 날씨가 좋았어요.
화창한 날씨다 보니 문득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축구하던 게 떠올랐습니다.

고등학교 졸업을 하고 대학교 신입 OT를 갔다 온 지 얼마 안 됐는데 고등학교 교정을 걷다 왔습니다.
졸업한 지 며칠 지났을 뿐인데 그 교정을 걷는 기분이 그때와는 달랐습니다.

그렇게 힘들다고 생각했던 학창 시절인데 벌써부터 그리움이 돼버리니 제 마음을 저도 알 수가 없습니다.
다시금 그때로 돌아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까지도 했습니다.

이게 어른이 되었다는 증거일까요?
하지만 제 마음은 아직은 어른이 된 게 아니라고 말하고 있네요.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걸까요?

하지만 생각해 보면 이것도 우습네요.
저는 이제 20살의 꿈을 꾸고 싶은 대학생이 되었을 뿐인데 말이죠.

누군가가 말하기를 꿈을 꾸는 사람은 영원한 어린아이와 같다고 했죠.

오해하진 마세요.
그렇다고 피터팬이 되고 싶은 건 아니니까요!

그러면서도 두려움과 설렘이 교차합니다.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잘 어울릴 수 있을지 어리석은 걱정부터 하고 있네요.

밤이 깊어지고 있군요.
항상 건강하시길.

1997년 2월의 어느 화창한 날의 일요일
From Myself

추신. 아직은 2월이라 그런지 교정에 예쁘게 활짝 폈던 꽃들은 보지 못했습니다.
        꽃이 활짝 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그건 제 욕심이겠죠?



Bill Evans - You Must Believe In Spring (1981년 음반 You Must Believe In Spring)



Bill Evans 하면 일단 대중적으로 재즈라는 음악에 있어서 이미지적으로는 속된 말로 가장 많은 소비가 된 피아니스트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음악 활동을 나누다 보면 초기 Riverside 4부작을 항상 언급하지만 신기하게도 후기 그러니까 Warner에서 발매되었던 후기 작품들이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다.


생각해 보면 Warner에서 발매된 음반이 몇 장 되지 않는데도 말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70년대 이후 건강 문제로 약물 중독으로 인해 '역사상 가장 긴 자살'로 기억하는 경우가 많다.


그중에 Bill Evans 팬들에게 항상 회자되는 음반 중 하나는 그의 유작이라고 일컫는 <You Must Believe In Spring> 일 것이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 작품은 77년도에 녹음된 음반으로 오랜 기간 그의 음악적 동료였던 Eddie Gómez와 활동하던 시기에 녹음한 작품이라는 사실이다.


후기 Bill Evans와 마지막을 함께 했던 멤버는 실제로 Marc Johnson, Joe LaBarbera였다.

그의 마지막 스튜디오 음반은 <We Will Meet Again>이다.


오히려 유작이라고 하면 79년 작인 <We Will Meet Again>이고 <You Must Believe In Spring>은 사후 발표된 음반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들 저런들 무슨 상관인가?

좋으면 그만인 것을...



Label: Warner Bros. Records

Title: You Must Believe In Spring

Released: 1981


Bill Evans - Piano

Eddie Gómez - Bass

Eliot Zigmund - Dru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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