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상상 #11
고민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원했던 계획이 틀어져버리니 안절부절못하기 시작했다.
이를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상부로부터 이번 일의 실패로 인한 경위서를 상세하게 작성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혼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몸서리가 쳐졌다.
부탁하고 싶지 않은 끔찍이도 싫어하는 한 동료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는 것인가!
그를 찾아가려니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이번에 지옥으로 인도해야 하는 영혼은 선우와 건욱의 영혼이었다.
원래대로라면 선우는 자살하고 건욱은 그 바에서 술을 잔뜩 마시고 음주운전을 하다가 큰 사고를 내고 자신도 죽었어야 했다.
하지만 이 두 명은 인간으로서의 참된 고뇌와 확고한 목표를 갖기 시작했고 욕망과 탐욕을 멀리하기 시작했다.
벨페고르는 결국 사탄을 찾아갔다.
"이보게 사탄. 내 고민 좀 들어주게나!"
"크크크. 아니 코빼기도 안 보이는 우리 벨페고르님께서 감히!!! 나를 찾아오다니?"
벨페고르가 살짝 움찔거렸다.
그러자 사탄은 그 모습을 보며 소름 끼치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그래~~ 무슨 고민이지?"
"두 명의 영혼을 획득해야 하는데 그게 실패로 돌아갔어. 그래서 말인데 자네가 욥에게 했던 고난을 이 인간들에게 주면 어떤가 해서 말일세. 자네는 우리들 중 그거에 관해서는 대가가 아닌가?"
"어디 보자. 음... 안돼!"
"이보게 이 친구야! 대충 보지 말고 쫌!!"
벨페고르.
이 두 명의 인간은 확고한 목표를 갖기 시작했어.
이런 인간들은 그런 고난은 자신의 목표를 이루는데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는 하나의 과정으로 본다네.
오히려 고난과 역경을 헤쳐나가기 위해 노력하며 더 크게 성장할 걸세.
그 과정에서 신을 찾을 여지가 있다고!!
아니지.
벌써 신을 찾고 있지 않을까?
암튼 안 통한다는 말일세.
포기하게나!
"아니! 이해가 안 되는데? 고난과 역경을 마주하다 보면 신을 찾게 될 수 있다니??"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야!!!!"
뭉크의 절규가 떠오르는 벨페고르의 절망한 모습이 우스꽝스러웠는지 사탄은 크게 웃었다.
"하하하하하. 벨페고르! 크크큭. 너의 표정이 아주 볼만하구먼. 뭐 경위서 하나 근사하게 작성하고 다른 계획이나 세워보라고!!"
이런 젠장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