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경험' 관련 세미나, 논문, 리서치, 기사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처럼 비즈니스에서 고객경험이 대두되는만큼 고객경험 전담 임원을 보유한 조직이 생겨나고 있다.
소프트웨어 회사인 Zendesk 의 ‘고객 경험 트렌드 보고서 2020’ 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5년내 CCO(Chief Customer Officer)를 뽑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64%에 달했다
글로벌 시장조사 회사인 Forrester 최근 발표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 B2B, B2C 분야 모두에서 지난 5년간 고객경험 임원 수가 1,000% 이상 증가되었다고 조사되었다.
아울러 Forrester 는 '2020년 CX 예측' 보고서에서 고객경험 임원 수가 올 한해 최소 25%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Forrester, "Predictions 2020: For CX, It’s All About Proving Business Results”
ITㆍ네트워크 기업인 Cisco는 2018년 아시아태평양지역은 물론, 한국에서 CX 사업부를 공식 출범했다. 프로페셔널 테크니컬 서비스(PS), 어드밴스드 서비스(AS), 기술지원센터(TAC) 등 기술지원·서비스 조직을 모두 CX 사업부로 통합했다. 여기에 ‘고객 성공(Customer Success, CS)’ 조직을 새롭게 만들었다. CX 사업부 존재의 의미는 시스코가 ‘고객 중심 접근방식’ 을 이전보다 더 강하게 지향한다는 것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럼 여기서 CX 란?
CX는 Customer Experience 의 약자로 말 그대로 “고객경험”이다. 2000년대 후반 CRM 이 소프트웨어와 함께 마케팅시장에 돌풍을 있으킨 바 있다. 기업들이 앞다퉈, 세일즈포스, 오라클, SAS, 테라데이타 등 관련 소프트웨어를 수백억을 들여 구축하였으며, 마케팅부서에 수익모델, ROI 를 들어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물론 전통적으로 마케팅효율이란 존재했으나, CRM이 도입되면서 마케팅 결과에 대해 수치화, 정량화가 수월해졌다)
CRM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이후 CEM 혹은 CXM (Customer Experience Management), 각 용어간 다소 차이는 있지만 고객들에게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고객 중심적 측면에서 본질적 의미, 지향점은 같다. 이처럼 과거에도 고객관련 조직, 담당 팀이 있었지만 디지털 시대에 들어서 고객과의 접점이 소셜미디어, 챗봇, 모바일 앱 등 채널이 확장됨에 따라 고객 관련 업무 영역이 비단, 마케팅팀, 영업팀에 국한되지 않게 되었다. 즉 모든 부서들이 고객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어느 한 부분이라도 간과할 시에는 비즈니스 결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됨에 따라 고객경험이 점점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는 것이다.
부서간 협업을 통해 고객만족을 실현할 수 있다.
흔히들 CX 를 마케팅의 일부로 바라본다.
종종 나에게 경력, 전공이 뭐냐고 물어보면 원래 나의 대답은 “CX “ 혹은 “CRM ” 이었다. 그런데 이런 답변 후 대부분 "...” 짧은 정적과 “그게 뭔소리야?” 라는 표정이다. 그럼 “일종의 마케팅이에요” 라고 하면 그제서야 끄떡끄덕 한다. 아직까지 고객경험은 생소하며 혹은 알고 있더라도 마케팅의 한 부분으로 치부한다.
흔히 CX 조직은 마케팅실안에 귀속되어 있다. 즉, 대부분 마케팅의 범주안에 CX 역할이 규정되어 있기에 한계가 있다는 말이다. 고객과 관련된 팀이 과연 마케팅팀에만 있는 것일까?
고객과 직접적 연관된 마케팅, 영업, CS, 디자인, IT ; 간접적으로는 고객 채널을 확장하기 위한 어플리케이션 개발 시 개인정보보호법 및 신규 채널 구축에 따른 법률적 검토를 위해 법무팀, 그리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적재적소에 팀원을 배치하는 인사팀 등 회사의 전 부서가 고객과 연관되어 있다.
고객과 연관된 업무영역
이러한 이유에서 CX 전문가이자 CMO인 Blake Morgan은 Forbes 에서 고객경험을 향상시키지 위해 별도의 CX 전담부서를 만들 필요가 없다고 의견을 밝혔다. 기업의 어떤 조직도 고객과 연관되어 있지 않는 부서가 없으며 서로 상호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고객 전담조직으로 선을 긋기가 애매하다는 것이다.
Black Morgan의 의견에 동의하나, 개인적으로 CX 가 기업에 안정적으로 정착되었을 때 해당된다고 본다. 즉, 기업 문화와 업무 프로세스가 고객중심으로 행해지고, 전사 모든 조직원들이 CX 정신이 내제화 되었을 때 Black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지금 우리기업은 CX 가 아직 초기단계이며 심지어 아직도 CX 에 대해 생소한 의사결정자, 임원진, 조직원들이 존재하는 바, 특히 고객과의 상호관계가 중요한 업종, B2C기업은 CX 정신이 전사적으로 정착이 될 때까지 전담조직을 신설, 프로세스, 교육, 플랫폼 구축을 다져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CX 역할과 자질은?
CX 리더는 조직 전체의 고객경험전략을 수립, 관리, 실행하는 고객관련 최고 권한이다.
CX 리더는 일종의 PM 역할로 전 부서와의 협업을 이끌고 설득해야 하기에 리더십, 데이터 해석능력과 기술에 대한 이해, 비즈니스 목표와 그에 따라 CX를 조정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CX 리더, 팀이 원활하게 일을 하기 위해서 회사의 가장 높은 의사결정자 CEO가 CX 팀을 지지해줘야 하며, 다른 팀이 협조토록 권한과 힘을 실어줘야 한다. 그리고 보고체계는 CX 리더가 직접 대표이사에게 혹은 전략실과 (기업의 주요 비지니스 의사결정부서) 긴밀히 연관되어 있어야 한다.
아직까지 특히 국내기업에서의 CX 조직은 명쾌하게 정의 내려지지 않았다. 물론 업종, 규모, 문화에 따라 CX의 역할, 성격, 권한은 다를 수 밖에 없다. 규모가 작은 소규모기업 혹은 전통적인 B2B 회사에서 전담 CX 조직을 만들어야 되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CX 는 전사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문화이며, 모든 의사결정과정에 최우선가치로 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