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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월문 이룰성 Jul 07. 2021

"왜 혼자 밥 먹어?"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자주 했던 말.


 "왜 혼자 밥 먹어?"

 "왜 혼자야?"

 "혼자 갔어?"

 "혼자 있어?"
 "혼자?"


 나는 그들이 나에게 이러한 말을 할 때마다 속으로 '혼자 하는 게 뭐 어때서?'라는 욱하고 반항스러운 마음을 애써 눌러앉은 채 차분하게 대하려고 노력한다. 


 '혼자' 다양하고 많은 경험을 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다른 사람에게는 '이상한 사람', '뭔가 다른 사람'으로 느껴지나 보다. 나에게는 이러한 사회적인 분위기 속에서 산다는 것이 참으로 신경 쓸 것들이 많아 너무나 불편하다는 것이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남들에 대한 눈치를 덜 볼 수 있는 용기가 생겨 지금은 크게 개의치 않지만, 어렸을 적이나 세상에 대한 경험이 부족했을 때의 나는 그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내가 '굉장히 이상하고 특이한 사람, 어딘가 부족한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생각했는지 모른다. 


 회사나 학교, 특정 단체에 소속되었을 때의 나는 내 생활 반경 내에 연결 고리가 있는 사람들과는 대체적으로 원만한 관계를 지니고 산다. 그들이 '함께 시간을 보내자' 하는 제안을 굳이 거절을 하지 않지만, 나는 굳이 내가 먼저 '함께 시간을 보내자'라고 제안을 하지 않는다. 


 나에게는 가끔씩 찾아오는 이러한 타인의 제안도 감당하기에 벅차다. 너무나 이기적인 생각일 수도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자주 했던 말.


 '사람은 혼자 못 살아.'

 '사람은 서로 기대고 살아야 해.'


 맞는 말이다. 절대로 혼자 살 수는 없고, 혼자 산다고 행복하지만은 않다. 그러나 이러한 중요하고 핵심적인 요소를 벗어난 취지에서의 과한 오지랖과 간섭은 나와 같은 성향을 지닌 사람에게는 너무나 고통스러운 것임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특정 지역의 여행지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정 신작 개봉 영화를 보고 싶어 졌다.'

 '특정 식당에서 파는 음식이 먹고 싶어 졌다.'

 '특정 장소에 가보고 싶다.'

 

 솔직하게 말해서 나는 이러한 생각이 들면 소중한 가족, 소중한 친구들과 이것을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나는 하고 싶은 것이 생기면 굳이 다른 타인에게 연락하지 않고, 혼자 하고 싶은 것을 하러 움직이고 바로 실천한다. 왜냐하면 혼자 편하게 할 수 있으니까. 아무리 편한 가족, 친구라도 맞춰줘야 하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혼자 에버랜드에 가서 타고 싶은 놀이기구를 마음껏 타고, 남들 눈치 안 보고 놀고 싶은 대로, 시간을 쓰고 싶은 대로 누려도 보고, 혼자 무작정 계획 없이 타지에 가서 낯선 곳에서 자보기도 한다. 점심시간에 혼자 맛집 식당에 줄을 서서 먹고 싶은 음식을 사 먹기도 한다. 혼자 가고 싶은 산에 등산을 가고, 산 정상에서 시원한 막걸리와 도시락을 먹고 내려와 목욕탕에 가서 온탕에 몸을 담글 때도 있다. 


 이렇게 행동하며 20대를 살았는데, 내 주변의 또래들은 나를 그저 '특이하고, 이상하다' 말하는 사람이 많다. '존중'보다는 '그래, 남한테 피해 주는 것도 아닌데 그러려니, 그렇게 할 수도 있지. 근데 나는 너처럼은 안 살 래.'라는 반응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지금의 내가 의도적으로 1인 가구로 살면서 혼자만의 공간에서 혼자만의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내 성향에 딱 맞는 생활 방식이다. 살아보면 살아갈수록 나에 대해 하나씩 알게 되는 것들이 많아 흥미롭다. 물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알게 되는 나의 다양한 면모들도 많다. 그러나 내가 살아보니, 후자를 통해 깨닫게 되는 것들보다 전자의 경험에서 얻거나 깨닫게 되는 것이 '나에게는' 더욱 가치가 있었다. 어쩌면, 나는 조금은 나를 사랑할 줄 아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남들이 어찌 반응하든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조금 이상하고 특이한 사람 취급을 받더라도, 내가 생각하는 나는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부질없는 하나하나의 반응에 신경 쓰며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생각에서 벗어나 짧게 살다 가는 인생, 마음을 한결 편안하게 내려놓고 초연하게 살고자 한다.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이 공존하는 이 세상에서 진정으로 서로를 존중해주는 문화와 사회가 완성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그렇게 되지 못 한다한들, 서로 과한 간섭하며 피곤하게는 살지 말자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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