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영희 Oct 17. 2024

유언



남길 말이 있을까
무수히 뱉어 낸 말들 안에
남편에게
아들에게
기억에 남을 이야기
한토막이라도 있나
쥐뿔
남길 돈도 없으면서
무슨 같잖은 말
.
.
미안하다
이것이
그나마 마지막 말
.
.
새들도 세상을 떠나며
소리를 낼까?
나도
새처럼 갈 것 같아
그냥 툭
나무에서 떨어지듯

유언도
정신이 좀 있을 때 하는 것
.
.
미안하다
남겨 줄 것 없어
정말 미안하다
.
.

파스텔

작가의 이전글 수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