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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레쏭 Oct 28. 2024

헤어진 후 지켜야 할 것들

이별과 퇴사의 공통점

헤어진 다음 지켜야 할 것들

사랑한 연인과 헤어지는 일은 쉽지 않다. 사랑이 깊을수록 이별은 더 힘들다. 이별을 하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 다르다. 어떤 이는 사랑하는 감정이 식어서, 집안의 반대, 성격 차이 등 누군가를 좋아하는 이유도 누군가와 헤어지는 이유도 오만가지다. 그런데 헤어진 다음 우리는 어떻게 할까? 실연의 슬픔에 잠기는 방법도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공통적으로 지켜야 할 것들이 있다. 그래야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여기 내 머릿속에 스위치 같은
그런 게 있으면 좋겠어
눈을 감듯 널 꺼놓게
매일 숨을 쉬듯이 널 사랑했던
나쁜 버릇은 어떡해야 고쳐질까

알아 쉽진 않겠지
한동안 생각날 테고
행여나 울더라도 흔들리진 말자
혹시 내 전화를 기다리거나
취해서 집 앞을 찾아오는 일 안 돼
실수로라도 내 생각 따윈 절대 안 돼
안 돼 안 돼

너 혹시 내 사진을 찾아보거나
나 몰래 내 소식을 검색하는 일 안 돼
이젠 안 돼 우린 안 돼 너와 나
더는 해선 안 되는 일

우릴 알던 누군가 (너를 만나)
스치듯 나의 안 불 묻더라도
웃음으로 (웃음으로)
받아줄 수 있길

혹시 내 전화를 기다리거나
취해서 집 앞을 찾아오는 일 안 돼
실수로라도 내 생각 따윈 절대 안 돼
안 돼 안 돼

너 혹시 내 사진을 찾아보거나
나 몰래 내 소식을 검색하는 일 안 돼
이젠 안 돼 우린 안 돼 너와 나
잘 한 건진 모르지만
후회할지 모르지만
소리 없이 흐르는 눈물을 잡고 안녕
우리들의 수많은 기념일과
서로의 이름 목소리까지도
자고 나면 모두 다 잊는 거야
모든 걸 잊고 떠나는 거야, 우우우우
널 사랑했지만
보고 싶겠지만
오늘 이후로 우린 없는 거야
아무 일도 아닌 듯이
아무 일도 없던 듯이




이별은 사랑하는 연인 하고만 하는 것은 아니다. 학교 다닐 때 죽고 못 살던 친구와도 연락이 닿지 않는 일이 생기기도 하고 직장을 같이 다니던 동료, 선후배와도 이별이 찾아온다. 현재는 아니지만 누구나 언젠가는 다니던 직장과의 헤어짐을 해야 한다. 오래 다니던 직장과의 이별은 생각보다 슬프다. 어떻게 보면 오래 사귄 연인과의 이별과도 비슷하다. 


나는 나름 오랜 시간 생각했고 계획형 이별을 해서 큰 슬픔이 몰려오진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랐다. 사람들하고 인사할 때도 괜찮았고 삼삼오오 모인 회식 자리에서도 괜찮았는데.. 퇴근길 차 안에서 갑자기 눈물이 터져 나왔다. 운전을 하다가 앞이 잘 보이질 않아서 길가에 차를 대고 한 참을 울었다. 첫 출근의 떨림과 두근거림, 첫 프로젝트를 끝내고 느낀 성취감 등 지난 18년간 내가 이 회사에서 보낸 시간들이 한꺼번에 떠올라서 복잡한 감정들이 몰려왔다. 그런데 그때 나의 감정은 어떤 아쉬움이나 슬픔은 아니었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벅참과 시원함이었다. 내가 그동안 이룬 것들, 놓친 것들, 행복했던 순간들 그리고 그 옆에 함께 있던 동료, 선후배들이 떠올랐다. 20대에 들어와 40이 될 때까지는 나는 이 회사에서 참 잘 놀았다. 그렇게 한바탕 울고 나니 혼자만의 졸업식을 한 느낌이었다. 


연인과 이별을 하고 나서도 지켜야 할 것과 회사와 이별을 한 이후에도 지켜야 할 것들이 같다. 이것들을 잘 지켜야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잘 지낼 수 있다는 것도 같다. 


스위치를 끈다.

스타트업으로 이직했다면 전 직장에서 먹히던 방법은 하나도 통하지 않는다. 거기서 쓰던 치트키도 이곳에서는 별 소용이 없다. 왜냐하면 조직의 규모가 다르고 나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도 다르다. 큰 조직에 다녔다면 아마 사람과의 관계를 이용해 문제를 많이 해결했을 것이다. 대기업에서는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자원이 부족해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 일을 맡은 부서 또는 사람이 비협조적이거나 프로세스가 길어서 어려워지기 때문에 그 매듭을 잘 푸는 사람이 일을 잘할 수 있다. 그러나 스타트업은 대부분 문제해결의 핵심이 자원의 유무에 의해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찾거나 내부에 없다면 빠르게 외부에서 찾아야 한다.


스타트업 출근 첫 주, 

나에게 주어진 일은 우리 제품의 잠재고객이 될 수 있는 부모들을 모아서 이야기를 들어보는 FGI를 하는 거였다. 우선 사람을 모으려면 광고를 돌려야 했다. 전 직장이라면 광고를 집행하는 부서에게 요구사항을 잘 전달하고 기다리면 될 일이었다. 그런 나 여기서는 내 일을 해 줄 부서도 사람도 없음을 깨달았다. 

"오 마이 갓! 아니 왜 그런 부서가 없는 거야?"라고 생각만 한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었다. 스타트업 스위치 켜기는 거기서부터 시작이었다. 나는 빠르게 대기업 스위치를  끄고 스타트업 모드로 들어가야 했다. 아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다고? 뭐 별 수 있나 광고 에셋을 스스로 만들고 귀동냥으로 물어가면서 광고를 세팅했다. 


"내가 이런 일까지 해야 해?"라는 마음속 소리가 들릴 수 있다. 지금부터 그 소리를 적극적으로 무시하기 바란다. 세상에 좋은 일, 나쁜 일은 없다. 그냥 일이 있을 뿐이다. 내가 당장 해결해야 할 일이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 가치가 있다. 새로운 (스타트업) 세상에 온 이상 일정 기간은 다시 신입이 되었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 기간은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내가 지금 무슨 일을 맡게 되든 전 회사와는 다른 일들이다. 일을 할 때 지원받는 인프라도 다르고 해결해야 할 수 있는 방법도 다르다. 이런 상황에서 자꾸 옛날 생각만 한다면 단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 많은 대기업 경력직이 스타트업에 랜딩 해서 실패하는 이유는 스위치를 끄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스타트업으로 이직하면 아쉬운 것들이 많이 생긴다. 일의 규모나 자원도 그렇지만 정말 말도 안 되는 게 작은 것들이 그리울 때도 있다. 맛있는 삼시세끼 주던 사내 식당, 넓고 쾌적한 피트니스 센터, 사내 수영장, 깨끗한 비데가 있고 개인용 사물함이 화장실까지... 부끄럽지만 문득문득 떠오르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자 내가 왜 이 길을 선택했는지 말이다. 좋은 보수나 조건이 목표가 아니었다면 그 선택의 본질에 집중해 보길 바란다. 각자의 이유로 무언가를 이뤄보기 위해서 결정했을 것이다. 누군가는 자신에 대한 증명일 수도 있고, 의미 있는 일을 찾아서 일 수도 있다. 그때 한 나의 선택이 성장이나 성공이라는 단어로 결론이 나기 위해서는 과감하게 전 직장의 스위치를 꺼야 한다. 


과거가 아닌 현재에 머무르기

어떻게 끌 수 있는가? 과거보다는 현재에 집중해야 한다. 이직한 이후에는 가능한 전 회사 사람들과 많은 교류를 하지 않는다. 과거에 머무리는 않는 가장 쉬운 방법은 물리적으로 멀리 하는 것이다. 오랜 인연을 끊으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자연스러운 만남은 좋지만 의도적으로 만나지는 말자!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데 전회사 소식과 사람은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 물론 지금 일이 바쁘면 만날 수 있는 시간도 없다. 


새로운 세상에서 필요한 지식과 사람을 만나는데 집중하자! 이직하고 나면 새롭게 배워야 할 것들이 많이 있다. 기술이나 마케팅 업무에 필요한 최신 하드스킬을 배우는 것도 추천한다. 나의 일과 관련된 최고 중요한 사람 고객을 만나는 일에 더 집중하자! 나는 대기업을 다닐 때 가장 아쉬운 점은 고객을 직접 만날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다. 고객 접점 부서가 아니고서야 우리 회사의 제품을 쓰는 end user를 만나는 일이 거의 없다. 그러나 스타트업의 장점은 고객과 시장이 가까이에 있다는 것이다. 그들을 만나서 어떤 고민이 있고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원하는지 알아보자! 고객을 만나는 일에 재미를 붙이면 자연스럽게 내가 하는 일도 잘 풀린다. 


마지막으로 회사와 헤어진 후 지켜야 할 것을 정리해 본다.


매일 숨 쉬듯 사랑했던 회사를 잊는다. 

익숙했던 일하는 방식

늘 이용했던 베네핏을 잊는다.


실수로라도 전 직장을 떠올리는 일,  

전 직장 소식을 검색하는 일

혹시 전 직장 동료의 전화를 기다리거나
실수로라도 전 회사를 찾아가는 일 안돼

행여나 울더라도 흔들리진 말자.


안다. 쉽지는 않다. 

한 동안 생각은 날 테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돌아갈 수는 없다. 


https://youtu.be/FM-0rbbIg2k?si=lHLHtkuZaIY1MEQ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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