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 간의 제주 자전거여행
6월 현충일 연휴에 제주를 다녀왔다. 주 목적은 최대한 제주 환상 자전거길을 따라 가면서 제주 환상 자전거길의 인증 도장을 찍는 것이었다.
제주 환상 자전거길은 총거리 260km의 자전거길에 10개의 인증센터가 있다.
지금까지 제주도 자전거 여행을 총 3번 다녀왔지만 세 번 모두 배를 이용했다. 이번 여행이 다른 점은 새로운 배인 산타루치노호의 취항으로 기존의 씨스타크루즈호가 야간 배편으로 편성된 것을 이용했다. 목포에서 제주행 새벽 0시 30분 배를 타면 아침 6시에 제주항에 도착하니 기존의 오후 1시 도착 일정보다 한결 여유있는 여행이 된다는 것이다.
제주는 2박 3일이 최적인 코스로 조금 서둘러서 다닌다면 2박 3일로 제주환상자전거길은 물론 우도까지도 둘러볼 수 있다.
전체 일정은 다음과 같다.
1일 차 : 제주항~ 중문 대포포구 (약 110km)
2일 차: 대포포구~ 성산항(약 70km), 우도 일주 (약 12km)
3일 차: 성산항~ 제주항(약 70km)
존과 지니는 100km 정도의 자전거 여행은 여유있게 달릴 수 있으니 이러한 일정을 계획했지만, 주간 배편을 이용하거나 시간이나 체력이 부족하다면 우도에 들어가지 않고 제주도 일주에 주력하면 될 것이다.
6월 3일 저녁, 퇴근하고 부지런히 나주에 내려와서 지니님과 함께 목포에서 4일 새벽 0시 30분에 출항하는 씨스타 크루즈에 올랐다. 승선권은 미리 예약했으니 매표할 때 자전거 화물 비용 (대당 3,000원)을 추가로 지불하고 승무원들의 안내에 따라 배에 자전거를 실으면 된다. 봄이 된 후로 두 번째 연휴이다 보니 화물칸에 자전거를 싣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다.
출항까지 아직 2시간이나 남았으니 미리 배에 올라 식당에서 간식을 먹고 잘 준비를 한다. 밤에는 잘 자야하니 일반석이 아닌 1인실로 예약해서 편히 잔다.
아침 5시 반부터 입항 방송이 요란하게 울려 잠을 깬다. 수면 시간에 비해서는 푹 잔 것 같다. 아침 6시에 제주항에 도착한다. 일기 예보에 비소식이 있더니 진짜 비가 새벽부터 부슬부슬 내린다. 제주도 자전거 여행이 처음인 사람들은 사진 찍느라 난리이니 이틈에 빠져나가야겠다.
제주항을 나오면 바로 자전거길이 이어지니 자전거길을 쭉 따라가면 된다. 워낙 이른 시간이니 차들도 거의 없다.
용담공원 쪽 구름다리를 건너서 조금만 가면 용두암이다.
용두암에 도착했다. 보통 때는 중국인 관광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어 근처도 가기 힘든 곳이지만 워낙 이른 시간에 비까지 오니 관광객은 한 명도 없다.
용두암 인증센터는 용두암에서 조금 떨어져서 용두암 주차장 쪽의 입구에 있다. 용두암 근처에 가까이 있으면 관광객들 때문에라도 들르기 힘들 것이다.
용두암에서 조금만 달리면 제주공항이다. 여기에서 자전거길을 따라가면 공항 옆으로 달리게 되며 해안을 따라서 달려도 좋다. 이곳의 해안길도 경치가 좋으므로 어디로 가도 좋다.
해안길은 지난 번에 달렸으니 이번에는 공항 옆으로 자전거길을 따라 달린다.
이호태우 해변에는 말 모양의 등대들이 있다. 자전거길에서 조금 벗어나지만 금방 본 코스로 이어진다.
하귀리부터 자전거길은 애월해안도로를 달리게 된다. 제주도 해안 자전거길을 즐기는 가장 쉬우면서도 좋은 방법은 1132번 일주도로를 최대한 벗어나는 것이다.
애월 해안도로 중간에 다락쉼터 인증센터가 있다. 인증센터마다 펌프가 비치되어 있고 우리를 앞질러간 자전거객들도 대부분 여기서 다시 만난다.
월령리는 제주선인장마을이라고 한다. 그 이름에 걸맞게 마을을 지나는 자전거길 옆으로 선인장들이 빽빽하다.
해거름마을공원 인증센터에 도착한다. 해거름은 해가 질 무렵을 뜻하는 우리말로 제주도 서쪽인 한경면에 어울린다.
한경면사무소가 있는 신창을 지나면 신창풍차해안도로가 나온다. 도로 이름에 걸맞게 풍력발전기들이 보인다. 동쪽의 풍력발전단지보다 규모는 작지만 나름 운치있게 돌아간다.
해안도로를 한참 달리다보면 모슬포에 도착한다.
하모해수욕장의 공원 쉼터에서 잠시 쉬었다 간다.
산방산이 보이기 시작하면 슬슬 송악산 근처다.
송악산 옆으로 올라가는 언덕길을 올라간다.
언덕 정상에 오르니 엄청난 바람에 자전거가 휘청거린다. 안전을 위해 천천히 끌고 내려간다.
송악산 인증센터는 해변도로로 들어가는 길 입구의 편의점 앞에 있다.
워낙 일찍 출발했으니 점심 전에 벌써 80km 정도 달렸다. 근처의 식당에서 돌문어 해물탕으로 점심을 먹는다.
해안가를 달리기에는 바람이 너무 쎄다. 제주 환상 자전거길은 산방산을 뒤로 둘러가게 된다. 산방굴사 쪽으로도 안덕까지 길이 이어지고 볼거리도 조금 더 많다. 어디로든 가도 상관없지만 거센 바람 때문에 정규 루트로 가기로 했다.
산방산 뒤로 돌아가니 산이 바람을 흩어줘서 그런지 바람이 많이 약해진다.
안덕부터 중문까지는 계속 1132번 도로를 달린다. 재미없고 심심한 길이 계속된다.
오늘은 중문에서 자기로 했다. 게스트하우스 근처에는 편의점 밖에 없으니 중문 하나로마트에 들러서 광어회를 하나 포장해간다. 하나로마트답지않게 광어회는 물론 다른 것들도 상당히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제주도에선 이것도 싼 것이라고 한다.
드디어 오늘의 숙소에 도착했다. 사실 여긴 제주도에 올 때마다 한 번씩 묵었던 곳이다. 자전거 보관도 편하고 시설도 깨끗하고 좋고 세탁기까지 있는데다가 강아지들도 있어서 묵어가기 좋다.
저녁으로 하나로마트에서 사온 광어회와 게스트하우스에서 파는 밥피자를 먹는다. 지니님은 밥피자가 맛있다고 난리다.
잘 자고 일어났다. 어제는 하루 종일 흐리고 비를 맞았는데 오늘은 하늘이 맑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아침으로 제공해주는 햄치즈와 쥬스를 먹고 출발한다.
화려해보이는 낙천사를 지나서 자전거길을 달린다.
서건도 쪽은 자전거길에서 보이지 않고 해안가로 이어지는 자전거길에서 범섬이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해안도로로 나오지 않고 법환동을 관통해서 법환바당 인증센터를 지나쳐버리는 일이 많다. 범섬이 보이지 않으면 길을 잘못 든 것이니 조심해야 한다.
해안길을 쭉 따라가면 법환포구의 법환바당 인증센터에 도착한다.
인증센터 옆에는 제주식 뗏목인 테우가 있다.
법환바당 인증센터에서 서귀포항 앞바다의 새섬(맨 왼쪽), 섶섬(중간) 문섬(오른쪽)이 보인다.
서귀포까지는 오르막길이 많다. 외돌개 입구 옆으로 달려 내려가면 서귀포 시내에 도착한다.
서귀포 시내를 지나면 서복전시관 옆으로 달리게 된다. 정방폭포 위를 지나간다.
보목하수처리장을 지나면 다시 해변 자전거길이 이어진다.
전구간에서 가장 경사가 급한 구간이 있다. 초보자라면 내려서 끌고가길 권한다. 물론 안전제일주의인 지니님도 끌고 내려간다.
동네 골목을 지나고
해안길도 지나면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곳이 나온다. 여기가 쇠소깍이다.
쇠소깍에는 쇠소깍 인증센터가 있다. 사람 많고 혼잡하니 얼른 인증도장만 찍고 빠져나온다.
남원까지는 또 1132번 도로를 타고가다가 남원부터 해안도로로 빠질 수 있다. 이곳은 남원큰엉부터 해안 경치가 좋은 올레 5코스를 자전거를 끌고 걸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남원 포구에 도착했다. 점심시간이니 늦지않게 식사를 한다. 점점 구름이 많아지더니 날이 잔뜩 흐려진다.
회덮밥이 9000원이길래 들어가서 먹고 자리물회도 주문했는데 지느러미가 많은 것이 입에 잘 안 맞는다.
남원 읍내를 벗어나면 잠깐잠깐 1132번 도로를 올라오긴 하지만 한참 동안 해안도로를 달린다.
백사장이 정말 넓은 표선해변의 표선해변 인증센터에 도착한다. 날이 맑으면 꽤 독특한 풍경을 볼 수 있지만 날이 흐리니 사진찍을 기분이 나지를 않는다.
해변의 넓은 초지가 펼쳐지는 신천 목장을 지나간다. 신천 목장은 올레길 통행 때문에 일부 구역을 출입할 수 있게 해놓은 목장이지만 오늘은 들르지 않는다.
이제 멀리 섭지코지와 성산일출봉이 보인다. 섭지코지 입구의 편의점에서 잠시 휴식을 한 후에 성산 여객터미널까지 달린다.
성산항에 도착하니 오늘 일정이 거의 끝난 기분이다. 매표를 하고 배를 탄다.
날이 흐린데 파도도 거칠다. 썰물때라서 숙소에서 가까운 천진항에 접안을 못하고 배들이 모두 하우목동항으로 간다.
1년 만에 우도에 도착하자마자 놀랐다. 운전을 배우지 않은 듯한 관광객들이 모는 3륜 전기차들이 우도 구석구석을 정신없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관광객들을 피해서 일단 예약해둔 숙소로 간다. 숙소에 짐을 두고 일단 우도를 한 바퀴 돌면서 하우목동항 근처의 식당에서 저녁을 먹기로 한다.
섬 속의 섬이라는 우도에는 또 섬이 있다. 섬 속의 섬 속의 섬인 비양도이다. 마침 썰물때니 비양도 등대까지 갈 수 있다.
비양도에서 본 우도의 모습이다. 비양도는 캠핑이 가능한 곳이라고 알고는 있었는데 캠핑하러 온 사람들이 너무 많다. 우도 어디를 가도 사람이 바글바글한 것이다. 저녁 막배 시간이 다가올수록 사람이 줄어들겠지...
이제 하우목동항 근처의 식당에 저녁을 먹으러 간다.
오늘 저녁은 보말 칼국수이다. 칼국수 자체는 참 쫄깃하고 맛있는데 볶음밥은 기대만치 못하다.
저녁을 먹었으니 이제 우도 면사무소 근처의 마트에 간다. 가는 길에도 제주도 특유의 돌담밭 풍경이 펼쳐진다. 개인적으로 그리 좋아하지 않는 풍경이다.
면사무소 근처에 하나로 마트와 그린 마트가 있다. 간식거리와 우도 땅콩으로 만든 막걸리를 산다. 나중에 먹어보니 땅콩맛이 진하지 않아서 조금 실망한다.
숙소에서 쉬다가 잠시 나오니 우도봉 등대가 잔뜩 흐린 캄캄한 밤하늘을 비추고 있다. 앞바다에는 한치잡이 어선들이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거의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빠져나간 우도는 조용하다.
이제 제주 자전거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안타깝게도 오늘도 날이 잔뜩 흐리다. 3일 내내 흐리니 참 운도 없다.
일단 관광객들이 배를 타고 들어오기 전에 아침 일찍 우도봉에 잠시 걸어갔다 오기로 한다.
숙소에서 조금만 가면 우도봉 등대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미끄럽지 말라고 깔아놓은 고무 발판이 물기를 머금어서 더 미끄럽다.
정상에 올라가면 우도봉 등대가 나타난다. 앞에 있는 것은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옛날 등대이고 뒤에 있는 것이 현재 작동하는 우도봉 등대이다.
이 녀석이 어제 밤에 환하게 불을 밝혔던 등대이다.
등대에서 우도봉으로 바로 가는 길은 막혀있다. 등대박물관을 나와서 다시 우도봉으로 올라간다.
우도봉 근처에도 말들이 풀을 뜯고 있다.
그리 높지 않으니 금방 올라간다. 아직 관광객들이 몰려오진 않았다.
사람 없는 우도봉을 슬슬 내려간다. 풀밭으로 내려가니 신발이 금새 축축해진다.
우도봉 들어가는 입구의 짬뽕집에 강아지가 우릴 보더니 반겨준다. 이 녀석 프로 호객꾼이다.
숙소에서 준비를 하고 배를 타러 나간다.
지금은 밀물때니 천진항에서 나가는 배가 있다. 오후에는 다시 썰물이라 배가 못 들어온다고 한다.
관광객들을 가득 실은 배가 들어온다. 저 사람들이 들어오기 전에 나가서 다행이다...
이래저래 시간을 보냈더니 10시가 넘어서 성산포항에서 아침을 먹는다.
아침 메뉴는 갈치조림이다. 1인 15000원이란 가격을 생각했을 땐 커다란 갈치 토막이 들어있을 줄 알았는데 조금 작다. 그래도 배는 충분히 채웠다.
성산일출봉 인증센터는 성산항 갑문교 너머에 있다. 좀 엉뚱한 곳에 있는 듯한 느낌이다.
지금까지보다 더 흐리고 툭하면 빗방울이 떨어진다. 제주도에서 가장 즐길만한 동쪽 해안 자전거길이 날씨 때문에 재미가 없다.
김녕 풍력발전 단지의 멋진 모습도 오늘은 보이질 않는다.
김녕성재기해변 인증센터에서 그렇게 아쉬운 동쪽 해변 자전거길이 끝난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자전거길은 김녕 마을을 삥 둘러서 돌아나간다. 지겨운 1132번 도로보단 동네를 지나는 편이 더 좋을 것 같지만 지난 번에 왔을 때도 김녕이란 동네에 대한 기억은 그리 남아있지 않다.
지겨운 1132번 도로를 달리다가 자전거길은 함덕서우봉 해변으로 내려간다. 함덕서우봉 해변만큼은 제주도에서 꼭 들릴만한 곳이라 생각한다.
함덕서우봉 해변에 바로 인증센터가 있다. 하지만 역시 흐린 날씨로 함덕서우봉 해변의 이쁜 풍경은 보이질 않는다. 3일 내내 비에 시달렸더니 지니님은 지긋지긋하다고 한다.
자전거길은 제주항에 들르기 전에 마지막으로 사라봉 공원을 둘러간다. 공원길이 괜히 언덕을 오르내리니 그냥 원래 다니던 도로로 가는게 나았을 듯하다.
사라봉 공원을 통해서 가면 제주항의 언덕 위에 보이던 산지등대 옆을 지난다. 새로운 길을 지나면 신선하고 즐거운 느낌을 받아야 하는데 날씨 때문에 축축 처진다. 그래도 거의 다 왔다.
드디어 제주항에 도착했다. 올 때는 씨스타크루즈호를 타고 왔지만 갈 때는 산타루치노호를 타고 간다.
이번에는 개인실을 예약하지 않고 일반실 2석을 예약했으니 일찌감치 식당칸에 자리잡고 간식을 먹으면서 시간을 보낸다. 저녁 시간이라 숙면을 할 필요는 없더라도 5시간 정도 배를 타니 개인실을 하나 정도 예약하면 좀더 편하게 올 수 있었을 것이다. 원래 9시 30분에 목포에 도착하는데 궂은 날씨로 9시 50분에 도착한다. 날씨가 끝까지 우리를 괴롭히는구나... 다시 돌아온 목포와 나주는 흐리긴해도 제주도보다 포근했다.
이렇게 3번째 제주도 자전거 여행을 마쳤다. 해안도로 위주의 여행이 한 번, 성판악과 1100고지를 넘는 중산간 왕복 여행이 한 번, 그리고 이번 제주환상 자전거길 인증 자전거 여행이 한 번... 날씨 때문이 아니라도 아마 어지간해서는 다시 제주도를 자전거 여행하러 갈 일은 없을 듯하다.
제주환상 자전거길을 이용하는데 참고할만한 사항을 적어본다.
1. 제주도 페이지가 없는 인증수첩을 이용해서 인증 도장을 찍으려면 추가페이지가 필요하다. 유인인증센터에서 추가 페이지를 받을 수 있다. 제주항이나 제주공항에도 이 추가페이지가 비치되어있다고 하는데 확인해보지는 안았다.
2. 우리나라의 차도는 우측통행이기 때문에 반시계 방향으로 달려야 바다에 조금 더 가깝다. 자전거길 역시 반시계 방향 위주로 조성되어 있어 시계방향으로 달리는 사람들이 도로를 역주행하거나 자전거 도로를 찾아 헤매는 경우가 많다.
3. 1132번 일주도로를 최대한 피하자. 제주도 환산 자전거도로는 1132번을 따라가는 구간과 해안도로를 따라가는 구간으로 나눌 수 있다. 인증센터는 해안에 있는데다가 1132번 도로는 달리기에 좋다고 하지만 지루한 코스가 될 수 있으니 최대한 해안도로로 가는 편이 좋다.
4. 다음 인증센터의 위치와 인증센터까지의 거리를 파악해둔다. 제주 자전거길의 인증센터는 이름이 길고 낯선 지명이 많아서 그런지 무작정 달리다보면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인증센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보통 25km마다 하나씩 있으니 인증을 완료하고자 한다면 주의하자.
제주 자전거 여행에서 들를만한 곳의 정보는 이전에 다녀온 제주 여행기를 참고하고
https://brunch.co.kr/@skumac/45
제주 중산간 지역과 1100고지, 성판악을 넘는 제주 내륙 자전거 여행은 아래 글을 참고하도록 하자.
https://brunch.co.kr/@skumac/58
전주의 한옥마을과 마찬가지로 제주도도 완전히 변했다. 제주도는 국내 여행으로서는 충분히 좋은 곳이라 할 수 있었지만 유명 관광지마다 바글거리는 사람들을 감수하면서까지 다녀갈만한 곳은 결코 아니다. 방송에서 인터넷에서 연일 제주도를 홍보하지만 관광객들로 정신없는 그냥 관광지일 뿐인 그곳 제주에 다시 찾아갈만한 미련을 두고 오지는 않았다. 사람 구경은 서울에서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당분간은 사람이 몰리지 않는 조용한 곳을 찾아 자전거 여행을 다녀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