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존과 지니 Aug 29. 2024

자전거로 경북 청송 안동호 한 바퀴

진보면 출발 순환 코스 65 km

2024년 6월 2일


계속 경북 북부 지역을 돌아다니는데 이번에는 조금 더 아래로 내려간다. 영양에서 조금 더 아래로 내려가면 청송이다. 청송군 진보면에서 출발하는 66 km 코스다. 년 이맘때에 달렸던 청송 코스의 위쪽이자   전에 달렸던 영양 서석지 코스의 바로 아래쪽 구간이다.


청송과 영양 쪽을 대표할만한 음식으로는 약수 닭불고기가 있다. 진보 근처 신촌리에 조금 일찍 여는 닭불고기 식당이 있어 닭불고기로 아침을 먹는다. 약수 음식이라 식당마다 앞에 약수가 콸콸 나오는 약수터가 있는데 한 모금 마셔봤더니 역시나 맛없는 쇳물이다. 닭불고기는 영양에서도 먹었는데 집집마다 스타일이 조금씩 다르다.


넉넉하게 배를 채웠으니 식당이 있는 신촌리에서 다시 진보면 읍내로 빠져나온다. 진보면의 북쪽에 생활체육공원이 있다. 화장실과 주차장도 있으니 오늘은 여기서 출발한다.


진보면 읍내는 동서로 길쭉하게 생겼다. 그리 크지 않은 마을을 관통해서 서쪽으로 34번 국도를 타고 읍내를 빠져나간다.


당분간은 34번 국도로 쭉 달리면 된다. 2 자릿수 국도지만 사람이 적은 곳이고 오전이라 차량 통행이 많지 않다.


자전거 코스는 너무 산만 보이면 재미가 없다. 이번 코스는 산, 강, 호수를 모두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안동호 옆의 임하호 북단 지역이라 곧 물줄기가 나타난다. 영양에서 흘러온 반변천이 임하호와 만나는 곳이다.


반변천을 지나면 공사 중인 터널 옆으로 언덕길을 올라간다. 오늘 첫 오르막길이라 할 수 있는 가랫재다. 그렇게 높고 힘든 오르막길은 아니다.


가랫재를 넘으면 이제 안동시 임동면이다.


가랫재를 내려와서 주유소와 중평삼거리를 지나 직진하면...


임하호수가 눈앞에 펼쳐진다.


날씨가 특히나 화창하니 정말 속이 뻥 뚫리는 듯한 풍경이다.


전방 왼쪽에 보이는 작은 마을은 임동면 읍내고 왼쪽 멀리 보이는 다리는 우리가 건너갈 수곡교다. 크지 않은 아담한 마을에 언덕 위로 어울리지 않게 큰 건물이 있다. 경북소방학교이다.


아직 쉬기에는 조금 이르지만 날이 약간 더운 데다가 앞으로 한 동안 보급할 곳이 없으니 임동면 안쪽의 오르막길 중간에 있는 나들가게에 들른다. 마침 가게 앞에 앉을 수 있는 마루도 있어 아이스크림과 음료수를 마시며 쉰다.  나들가게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시피 한 동네라 얼마 안 보이는 마을 사람들도 죄다 들렀다 간다.


충분히 쉬었으니 다시 출발한다. 이제 임하호의 깊숙한 숲 속으로 들어간다. 지례예술촌 방향으로 가되 입구에서 다른 길로 빠질 것이다.


아무리 차가 적다고 해도 34번 국도는 국도이고 차도 종종 다닌다. 읍내에서 나가자마자 수곡교로 좌회전하면 당분간 차가 거의 안 다니는 길을 달릴 수 있다.


수곡교를 지나면 수곡리의 작고 아담한 마을이 나온다. 마을 입구에 나름 깔끔한 공중화장실이 있어 이용한다. 마을에 기와집이 많은데 화장실마저 기와집이다. 서당도 있고 한옥민박도 있는 조용한 마을이다. 이제 용계리까지 조용한 길을 달릴 수 있다. 수곡리에서 용계리 가는 길이니 길 이름은 수곡용계로다.


나무가 울창해서 호수가 잘 안 보이는데 오르락내리락 낙타등 같은 길이 반복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박곡리 입구부터는 나무그늘이 드리우는 길이다.


박곡리의 작은 마을을 지나면 이제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고개 정상에서 지례예술촌과 용계은행나무 가는 길로 나누어진다. 지례예술촌은 막다른 동네니 용계은행나무 방향으로 가야 한다. 오늘은 큰 오르막길은 없어도 전체 획득 고도가 1100m는 되니 자잘한 오르막길의 연속이다. 여기가 그중에서도 큰 오르막길인데 딱히 지도에 나타나는 고개 이름이 없다.


고개 정상에서 용계 은행나무 방향으로 우회전해서 내리막길을 쭉 내려간다. 워낙 사람이 안 다니는 길이다 보니 개들을 풀어놓고 키우는 집이 있는데 내리막길에 속도가 붙으니 개들이 쫓아오질 못하고 순식간에 멀어졌다.  


내리막길이 끝나고 조금 달려 도연교라는 다리를 건너면 용계리다.


용계 은행나무로 들어가는 입구가 나타났는데 그냥 지나쳐버렸다. 돌아가기 귀찮으니 나중에 단풍철에 다시 오기로 한다. 용계 은행나무는 임하댐 건설로 마을과 함께 수몰될 뻔했다가 원래 심어진 위치에서 그대로 15미터 정도 천천히 들어 올리는 방법으로 23억 원을 들여 살려낸 나무라고 한다. 700년 정도 된 오래된 나무지만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처럼 풍성한 형태가 아닌 기이하게 생긴 나무다.


이 조용한 수곡용계로는 이제 이름도 구수한 구수리에서 914번 도로와 합쳐진다. 이제 청송을 지나 진보로 돌아가야 한다. 이전에 한 번 들렀던 길안면이 표시된 이정표가 보이니 안동 아래쪽으로 내려온 것이 실감된다.


청송으로 가려면 또 오르막길을 하나 넘어야 한다. 일단은 은근한 오르막길을 슬슬 올라간다.


다시 청송으로 넘어왔다. 덕천리 마을을 지나면 본격적인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그래도 여기도 그렇게 길고 힘든 곳은 아니다.


고개를 넘고 나면 청송 입구다. 여기서 길을 따라 그대로 직진하면 청송 읍내로 단거리로 갈 수 있지만 예전에 한 번 고생했던 갚을재 깔딱 고개를 넘어야 한다.


깔딱 고개는 싫으니 덕천사거리에서 좌회전해서 고개를 피해서 청송으로 들어간다.


청송군 읍내에 도착했다. 사과로 유명한 동네라 여기저기 사과만 보인다.


조금 늦은 점심을 먹으려 했더니 미리 봐둔 식당이 점심 장사가 끝났다고 한다. 근처의 중식당에서 탕수육과 볶음짬뽕을 주문해서 먹는다. 대충 찾아서 들어왔지만 나름대로 동네에서는 알아주는 맛집인 듯하다.


청송에서 진보 가는 31번 국도는 은근히 차들이 많이 다닌다. 오늘은 코스도 길지 않으니 조금 돌아서 한적한 길로 간다. 우회길은 오르막길이 있는 데다가 어차피 나중엔 31번 국도와 합쳐지지만 그래도 조용하고 차 없는 길을 조금이라도 더 달리고 싶다. 먼저 달기약수탕 방향으로 동쪽으로 가다가 옹점리 쪽으로 가면 된다.


고개 꼭대기에서 어째 다시 파천면으로 넘어왔다.


점리에서는 이정표 따라서 출발점인 진보 방향으로 가면 된다. 대로 직진하면 31번 국도와 더 빨리 만나게 될 뿐이다.


계속 한산한 길을 달리는 건 좋은데 눈앞에 짧고 굵은 오르막길이 나타났다. 보통 저런 가기 싫어지는 길이 보이면 그 길이 맞는 길이다.


계속 낙타등 코스를 달리다 보니 점심을 충분히 먹었는데도 몸이 지쳤다. 짧고 굵은 구리곡재 오르막길을 비실비실 올라간다.


정상에서 조금 내려가면 진보 방향으로 31번 국도와 합류하게 된다. 실 여기 합류하는 곳의 정상이 구리곡재 정상이다.


31번 국도는 남쪽에서 진보로 가는 주요 도로라 차들이 은근히 많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여기는 갓길이 있는 구간이라는 것이다.


진보 입구에 객주문학관이 있다. 소설 객주를 읽어보지 않아서 큰 관심이 없는 곳이지만 여길 지나면 진보에 거의 다 온 것이라 기쁘다.


이제 진보 읍내가 보인다. 처음 진보를 지나갈 때는 면소재지도 아닌데 꽤 큰 동네가 나타나서 놀랐었다.


진보 시장의 샛길을 지나서 주차해 둔 출발점인 생활체육공원에 도착했다.


66km의 짧지만 강렬한 코스였다. 임하 호수의 좋은 풍경을 보면서 차량 통행이 적은 길로 자잘한 오르막길을 오르내리는 것이니 운동을 하기에 아주 훌륭한 코스다. 다만, 보급할 곳이 자주 나오지는 않으니 어느 정도 미리 공부해서 가야 하는 곳이다. 66km 정도니 다른 지역에서 원정가기엔 코스가 조금 짧다고 생각될 수 있다. 그렇다면 입암 쪽으로 조금 더 북쪽으로 올라가거나 지난 영양 코스나 청송 코스와 합쳐서 장거리 코스로 달리는 것도 가능하다. 계할 수 있는  코스는 아래 링크를 남긴다.


https://brunch.co.kr/@skumac/556


https://brunch.co.kr/@skumac/539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