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의 쌍방향화를 소망해본다

사소한 존중 주고받기

by 안나

주말이라는 이유만으로 설레는 토요일 저녁. 고기를 먹으며 가라앉은 체력을 충전해줘야 하는 것이 아니겠냐는 남편의 의견에 대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삼겹살, 돼지갈비, 소갈비 중 어떤 것을 먹느냐에 대한 깊은 고뇌를 거친 후 거하게 소갈빗살을 먹기로 결심했다. 검색을 통해 찾은 가깝고 평점 좋은 소고기 전문점에 방문했다. 가게에 들어가니 고소한 냄새에 정신이 혼미해졌다. 늦은 저녁시간에 방문해서인지 주위의 손님들은 하나둘씩 식사를 마친 채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숯불에 적당히 구워진 소갈빗살을 소금에 콕 찍어먹어보기도 하고, 고추냉이와 명이나물의 조합을 음미해보기도 했다. 한 주 동안 쌓인 피로가 녹아버리는 듯했다. 하지만 감정적 오지라퍼인 내게 불편한 장면들이 지속 포착되었으니. 바로 일방향으로만 이루어지는 인사들이었다.


식사를 마친 일부 손님들이 계산을 하기 위해 카운터로 향하자 홀을 정리하던 앳되보이던 (아르바이트 생으로 예상되는) 직원 두 명이 큰소리로 "안녕히 가세요!"를 외쳤다. 하지만 일어나는 손님들은 대꾸하지 않은 채 뒷모습만을 보이며 사라졌다. '가벼운 목례라도 함께 해주시지'라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못 들었을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며 다시 열심히 식사에 집중했다. 잠시 후 바로 뒷 테이블에 앉아있던 두 명의 손님들도 식사를 마친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직원들의 "안녕히 가세요!" 소리가 크게 허공에 외쳐졌다. 하지만 이 손님들 또한 인사에 대한 어떠한 끄덕임이나 음성적 표현 없이 시야에서 사라졌다.


거한 식사를 마친 뒤 나와 남편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열심히 인사를 하던 직원 두 명은 또다시 "안녕히 가세요!"를 외쳤다. 우리도 "안녕히 계세요!"를 외쳤다. 평소보다 더 큰 목소리로.


어릴 적 배운 인사라는 행위에 대한 사례들은 모두 '쌍방향'이었다. 친구가 안녕하면 나도 안녕. 동네 어르신께 안녕하세요 하면 안녕이라며 인사를 되받는 상황들. 어른이 된 후에는 인사가 쌍방향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들을 자주 경험했다. 내리는 승객들을 향한 버스 기사님의 "안녕히 가세요!"라는 인사말은 허공에서 외롭게 외쳐진 뒤 사라졌고, 직장 내에서 직급 낮은 누군가가 직급 높은 누군가에게 행하던 일방적인 공손한 인사들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나 또한 간혹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느라 누군가의 인사를 놓치기도 했고, 영업성으로 느껴지는 인사말들에 무심하게 반응하기도 했다. 귀찮게 느껴질 수도 있고, 의미 없고 형식적으로 보이는 인사말들에 방어적인 반응할 때도 있었지만, 불순한 의도가 확실한 상황들 (예를 들자면 도를 믿으십니까 등)을 제외하곤 누군가가 건넨 인사에 최대한 적극적으로 반응하려고 한다. 또 불필요한 상황이더라도 내가 먼저 다가가 인사를 건네기도 한다. 인사를 주고받는 사소한 행위 속에서 뿌듯하고 평온한 감정을 자주 느꼈기 때문이다.


갈비를 먹으며 바라본 상황과 반대로 내가 먼저 가게 직원에게 인사를 건네었음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거나 퉁명스러운 반응을 받아본 경험들도 있었다. 또 가게 직원의 인사말에 더 밝고 크게 감삿말을 전하는 손님들도 있었고, 버스 기사님의 인사말에 수줍은 목소리로 함께 인사하는 승객들도 자주 보인다.


이처럼 일상 속에서 어떤 상황의 시작과 마무리는 대부분 '인사'로 자주 이루어지는데 이는 쌍방으로 이루어질 때 더 유쾌한 감정이 든다.


누군가 건넨 인사가 존재 의미를 잃고 허무하게 사라지지 않도록 '인사의 쌍방향화'를 소망해본다. 사소한 존중을 주고받는 과정 속에서 누군가에게 작은 온기를 선물해 줄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이미지 출처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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