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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Dynamite’

성과 하나만으로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by 김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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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아티스트 최초의 빌보드 싱글 차트 1위. 성과 하나만으로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그 이상으로 많습니다.


우선은 지금까지 BTS가 걸어온 길, 그리고 이들에게 확실한 로드맵을 제시하여 미국 시장 공략에 성공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그들을 열렬히 사랑하는 팬덤 아미(A.R.M.Y)의 사랑과 아티스트에 투영하는 표현의 욕구가 있겠죠.


그간 팬덤은 마이너한 층위에서 소비되는 데 그쳤지만, 올 한 해를 돌아보면 이제 음악시장은 팬덤 간의 전쟁이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겁니다. 그 수많은 그룹들 중 취향을 넘어 유행을 효과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당위와 규모를 갖춘 이들이 히트곡을 보유하게 되는 것이지요.


변화한 음악 시장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례로도 기억이 됩니다. 팝 뮤지션들과 기획사들의 전유물이었던 마케팅 시스템, 견고한 미국 라디오 시장을 뚫기 위해 시행한 다양한 전략들, 스트리밍 대세의 시대를 파훼한 다운로드 등등. 전략을 수립함에 있어 현재 미국 시장을 파훼하기 위한 아주 효과적인 방법만을 택했습니다.


'Life Goes On'과 'Dynamite'가 다른 점은 시대성에 있을 겁니다. 두 곡 모두 코로나 19 시기 우울한 대중에게 희망과 긍정적 에너지를 제공하겠다는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Life Goes On'이 범대중적으로 여겨지는 팬송으로 기획되었다면 'Dynamite'는 시공간을 넘어 공통의 힐링송으로 자리 잡았다는 결정적 차이가 있습니다. 디스코 비트, 때 묻지 않은 가사, 영어 가창 등. <타임>지가 비틀스에게도 허락하지 않았던 '올해의 엔터테이너'를 BTS에게 선사한 것은 아주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케이팝은 'Dynamite'를 통해 미국 주류 시장에 균열을 낼 수 있는 결정적 증거를 손에 넣었습니다. 나아가 BTS가 보여주는 성공한 케이팝 그룹의 팝 밴드화도 흥미로운 요소가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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