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연말 결산을 열며

연말 결산 아카이빙 하는 이유는?

by 김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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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올해 6월 트위터에 '2020 상반기 기억에 남는'이라는 제목으로 간단한 리스트를 올린 바 있습니다. 원래 저는 상반기 결산을 그리 좋아하지 않고, 결산이라는 무거운 이름으로 받아들여지는 것도 선호하지 않아 간단하게 아티스트와 작품 이름만을 달았습니다. 정리 목적 정도로 생각한 리스트였는데 생각 이상으로 많은 분들께서 생각 이상으로 많은 분들께서 관심을 가져주셨습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됐죠.


어떤 결산이 좋은 결산일까요? 지금까지 결산이라 하면 올해 놓칠 수 없는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큐레이팅의 형식이나, 혹은 나만 알고 있을 법한 숨겨진 작품을 한 해의 걸작이라 칭하는 재발견의 의미가 컸습니다. 많은 매체들이 이 복잡한 고민을 '올해의 작품'이라 퉁치곤 하죠. 언젠가부터 매체의 결산, 그리고 음악 마니아들과 팬 분들께서 본인의 베스트를 꼽는 것을 융합한 형태의 갈무리를 해보고 싶어 졌습니다.


IZM에 편집장을 위한 코너는 따로 없습니다. 개인 연재 코너는 있습니다만 매체가 선정한 열 장을 추가로 혼란스럽게 만들고 싶진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제 브런치에 올리기에는 평범한 글 형태가 될 것 같더군요. 사실 여기저기 공유하는 데 불편한 점도 있었고. 이번 기회에 노션을 활용해 개인 아카이브의 형태로 저장해볼까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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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결산


기억에 남은 작품을 소개해봤습니다. 케이팝, 가요, 팝의 총 3개 부문입니다.

브런치 북으로 발행될 예정입니다.


2020년 기억에 남는 케이팝

2020년 기억에 남는 가요

2020년 기억에 남는 팝 - 싱글

2020년 기억에 남는 팝 -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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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짰나?


많은 연말 리스트 속 작품들이 순간 빛난 후 기억 속에서 빠르게 사라집니다. 매체의 경우는 치열한 상호 간의 의견 교류와 고민, 상징성을 고려하기에 그나마 나은 편입니다. 그것마저도 개인의 취향이 빠르게 권위를 대체한 현 상황에서는 여의치 않고요.


2020년 <롤링 스톤>지 최고의 앨범 1위가 테일러 스위프트의 'folklore'라는 소식은 이제 뉴스거리도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타임>지가 선정한 '2020년 최고의 케이팝 리스트'가 더욱 많은 담론을 형성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마저 개인의 리스트에 '명곡', '명반'이라며 소수만 인정하는 권위를 확산하고 싶진 않았습니다. 관성적으로 찬사 받는 작품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싶기도 했고요. 그중 저의 취향도 선명히 드러내려 하니 쉽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올해는 모두가 기억하고 싶지 않은 끔찍한 해였죠. 코로나 19로 텅 비어버린 거리에 쿼런틴 이전에 제작된 작품이 어떻게든 힘을 내보았지만 마음 깊이 와 닿지 못했습니다.


코로나 시대의 창작은 눈 앞의 슬픔을 위로하는 데 충실했고, 힘없는 현실에서의 생존을 신고하며 내년의 우리에게 통찰과 반성, 고뇌를 미뤘습니다. 물론 전대미문의 대재앙 속 일상을 위협당한 이들은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저항의 기치를 높이 들었습니다. 살아남기 위해서였죠.


그래서 찾다 보니 남은 개념이 바로 기억이었습니다. 셀 수 없이 많았던 창작물, 이것들을 어떻게 기억의 박물관에 그대로의 모습으로 옮겨 보존할 것인가. 박제할 것인가 생존한 상태로 보존할 것인가. 세세히 부검할 것인가 혹은 자연 그대로의 상태로 평화롭게 두어야 할 것인가... 그 모든 과정이 망각을 피하기 위한 기억의 행위로 수렴되더군요. 그래서 거창하게, 혹은 아주 간결하게, 저런 타이틀을 붙여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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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션으로도 정리해봤습니다.

정리된 리스트로는 아래 열람이 더 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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