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에 '따뜻' 한 스푼]
"애기엄마, 여기 와서 앉아요."
"아니에요. 조금만 더 가면 되요. 정말 감사합니다."
"아기엄마, 내 쪽으로 와서 기대요."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 (샐리 티스데일)' 라는 책을 읽고 있던 한 중년 여성이 나를 자신이 서 있던 자리로 이끌었다. 등이라도 기대 편하게 가라는 배려였다.
아기띠에 매달려 발차기를 신나게 하던 아가는
씨익 웃으며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고..
그 모습을 한없이 귀엽게 바라보던 따스한 눈길들,
진심어린 배려, 온정 가득한 지하철 한 칸의 풍경은 내 마음 속에 한 장의 사진으로 남았다.
'하필 퇴근 시간에 지하철을 타게 될 게 뭐람'
타기 전 걱정으로 가득찼던 마음은 사르르 녹아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내가 입고있던 검정 니트 원피스에는
아기치즈와 쌀과자 부스러기와 아밀라아제가
온통 범벅되어 있었지만, 아무래도 괜찮다.
얼른 집에 가서 오늘 일을 이야기하고 싶을 뿐이었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나의 품이 포근하게 위로가 될 수 있도록
사랑을 나눠줄 만큼 행복한 사람이 되면
그대에게 제일 먼저 자랑할 거에요.
- 곽진언 '자랑'
백다은
<고독한 미식가> 뺨치는 글로컬 동네맛집 탐방가에, <천사들의 합창> 시릴로의 순애보를 응원하고, <순풍 산부인과> 정배의 순수함이 늘 보고싶고 그리워 태교까지 순풍으로 했다. <브레드 이발소> 빵 한 조각과 우유에 담은 상상력을 사랑하며, <찰리브라운> 별볼일 없는 찌질한 캐릭터가 언젠가 빛을 보는 뻔해보이는 클리셰도 좋아하고, <노다메 칸타빌레> 엉뚱한 노다메에게 묘한 동질감을 느낀다.
일상 속에서 켜켜이 쌓아온 타인의 지층들을 발견하는 일이 즐겁다. 조조영화, 돌체라떼 한 잔, 아삭한 사과 한 입에 아침이 기다려지는 소시민.
무의미하게 지나갈 수 있는 일상 속에서
‘달달’ ‘낭만’ ‘상상’ ‘열정’ ‘감동’ ‘엉뚱’ '따뜻'
한 스푼을 더해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