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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다은 Oct 24. 2021

3. 잘하는 게 없다는 아이,재능에 대한 관점을 바꾸면

특출나지 않아도, 엉뚱한 딴짓들이 작지만 위대한 재능이 되는 순간  

잘하는 게 없다는 아이, 재능에 대한 관점을 바꾸면

특출나지 않아도, 엉뚱한 딴짓들이 작지만 위대한 재능이 되는 순간 순간  


 

'나는 잘하는 게 하나도 없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사람들의 재능을 사고파는 재능 공유 사이트를 한 번 둘러보고 나면, 고개를 갸우뚱한다. 이제껏 알던 것과 다른 세상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재능의 범위가 평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넓다는 걸 알고 놀라게 마련이다. 법률, 디자인, 번역, 프로그래밍 등의 프로페셔널한전문 분야뿐만 아니라, ‘연애 상담 및 조언’, ‘그림일기 잘 그리는 법 알려 주기’, ‘하나뿐인 나만의 주얼리 만들기’, ‘노래 잘하는 법 레슨’, ‘가구 대신 조립해 주기’ 등 사소한 재능이거나 ‘헛짓’, ‘딴짓’이라 치부되어 왔던 것들조차도 커리어가 되는 시대다.


실제로 어른이 되어서 미처 몰랐던 재능을 뒤늦게 발견해 N잡러로까지 살아가는 경우들도 심심치않게 보게 된다.


-회사에 다니면서 전쟁터같은 직장생활의 경험을 낱낱이 기록하다보니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경우
-공무원이면서 취미로 격투기를 익혀 선수까지 된 경우
-변호사 출신의 교사로 학교 내 구성원들간 갈등 해결의 전문가가 된 경우
-음식점을 운영하다 뒤늦게서야 어릴 때 꿈꾸던 시니어 모델로 활발하게 활약하게 된 경우
-아흔살에 첫 시집을 낸 할머니의 경우


물론 재능을 꽃피울 기회를 뒤늦게야 만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들 모두가 조앤롤링같은 작가나, 세계적 구단의 스포츠 선수와 같은 특별한 재능을 보이지는 않았을 수 있다. 오히려 자신에게 그런 재능이 있는지도 몰랐거나, 알았다 하더라도  특출나지 않은 재능으로 여겼다가도 사소한 습관, 취미 등이 지속되면서 그것이 인생을 바꿀 새로운 일의 기회로 연결되기도 한다.

 

재능과 지식을 나누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 ‘탈잉’



종이비행기 덕후 종이비행기 오래 날리기 국가대표 이정욱 씨는 종이비행기를 잘 날리기 위해 15년 동안 2만 개 이상의 비행기를 접었다고 한다. 그는 어린 시절 TV에서 종이비행기 기네스 기록 보유자 켄 블랙번(Ken blackburn)을 우상으로 삼고 종이비행기 접기를 시작했다.


종이를 만져보는 것만으로 종이의 무게와 재질까지 구분할 수 있다는 그는 '종이비행기 월드컵'으로도  

불리는 '2015 레드불 페이퍼 윙스 월드파이널'에 종이비행기 한국 국가대표 선수로 출전했고, ‘종이비행기로 타깃 맞히기 종목'에서 기네스 세계 기록 달성에 성공하기도 했다.


종이비행기를 오래 날리기 위해 물리학 이론, 공기역학을 공부하고 논문도 찾아보면서 수 만 번의  

연습을 거듭한 끝에, 지금은 기네스북에도 도전을 준비할만큼 달인이 되었다.  


관심사와 직업이 일치되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는 것을 '덕업일치'라고 한다. 하지만 15년 이상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온 그조차 "종이비행기 갖고 평생 먹고 살 수나 있냐?"  "꿈이 밥 먹여주나?"는 질문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고 한다. 좋아하는 종이비행기를 하다보니 전국에서 ‘종이비행기로 쉽게 과학 원리를 알려주는 강연회를 열어 달라’고 연락을 받고, 한 달에 행사 3번만 가도 웬만한 기업의 월급은 나올만큼 돈도 벌게 되었음에도 말이다.


“꿈이 밥 먹여주냐?”는 질문을 수도없이 들어온 이정욱 씨는 그럴 때마다 되려 그들에게 이렇게 물어봤단다. “그러면 꿈 포기하고 밥을 위해 살다보니까, 밥이 꿈을 먹여주더냐?”고 말이다.


내가 좋아하는 걸 하면서
밥 먹고 살아야지 하는 생각으로 지냈고
사회의 시선으로부터 15년 이상을 버텼기 때문에 이제야 나에게 기회가 온 거다.  
좋아하는 것을 취미로 가지고 있든,
좋아하는 것으로 밥을 먹고 살든,
정말 좋아하는 것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의 행복지수에 큰 영향을 끼친다.                             

      - 종이비행기 오래날리기 국가대표 이정욱





억대 연봉 변호사가 밤마다 하는 짓? 이라는 제목의 글이 인터넷상에서 큰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뉴욕 고층 빌딩에서 일하고, 억대 연봉에 2주마다 나오는 수당까지 받는 소위 잘나가는 변호사였던 네이선 사와야 씨, 레고덕후였던 그가 하루종일 레고를 만들고 싶어 변호사를 그만두겠다고 하자 주변에서 다들 그에게 미쳤냐, 나중에 후회할 짓 하지 말라고 만류했다고 한다.


“니가 애야? 그런 건 퇴근하고 하면 되잖아.”


하지만 그는 늘  남들이 옳다고 말하는 일만 하며 살아왔던 자신을 한번쯤은 꼭 바꿔보고 싶었단다. 공부를 하고 법을 전공하고, 변호사가 되는 것, 모두 옳은 길이었지만 정작 자신에겐 그 일이 ‘맞지 않다’고 느꼈으니까. 물론 어린 애나 하는 짓이라고 타박 받았던 레고 만들기를 선택했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무언가 달라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그는 ‘처음으로 후회할 짓을 한 그 순간’이 살아오면서 가장 후회하지 않는 순간이 되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나는 나를 만들어가고 있다. (원제 The Art of Brick: A Life in LEGO)』라는 책에서 소개했다. 그가 만든 레고는 오스카상의 트로피가 되었고, DC 코믹스나 레이디 가가를 비롯해 수많은 곳에서 러브콜을 받게 되었으며, 대통령과 함께 그의 조형물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그를 이렇게 부른다.


네이선 사와야 Nathan Sawaya,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레고 아티스트

[출처] http://www.nathansawaya.com



우리애는 특별히 잘하는 게 없는 것 같아요.


아이들 역시 마찬가지다.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재능의 범위는 상당히 넓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도 있다. 멋드러지게 바이올린을 연주하거나, 혀에 버터라도 바른 듯 유창한 영어발음을 자랑하는 남의 집 아이만 대단한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이 재능이 될 수 있다. 발차기를 잘하는 것도, 완벽하지 않더라도 줌수업에서 친구들 앞에서 노래부르는 용기도, 친구와의 다툼을 원만하게 잘 해결하는 삶의 기술도, 어제보다 더 잘하려는 노력도 모두 재능의 범주에 속할 수 있다. 수년간 아이를 관찰하며 발견했던 사소하지만 위대한 장점들을 발굴해보길 권한다. 이는 아이의 미래로도 연결될 수 있는 세상이니.



[N잡 시대 미래문해력 진로 디자인 3]  재능을 발견하고 만드는 새로운 관점  

DISCOVER 나의 관심사를 나누며 서로에게 배우는 법


#공기놀이 5단 잘하는 법

#맛있는 떡볶이 레시피

#반려동물 새의 종류

#친구들의 고민 상담소

#빨간머리 앤 명언

#좋아하는 그림책

#자신이 직접 창작한 음악이나 그림책 소개


먼저 무언가를 경험한 아이들이 자신의 노하우를 나누는 시도 또한 좋은 배움의 방식이다. 동시에 재능으로 만들어질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다. 먼저 명심보감 책을 읽었던 아이가 다른 친구들에게 감회를 이야기하는 것도, 음악 줄넘기를 배워본 아이가  배우기 시작한 친구들에게 가르쳐주는 것도, 먼저 여행해본 장소에서의 경험을 친구들과 선생님에게 공유하는 경험은 아이들의 어떤 미래와 연결될런지 아무도   없다. 이렇게 아이들 삶을 중심으로 만들어낸 교육과정 Life-centered curriculum 일상의 순간순간에서 포착된다. 그리고  순간들의 합이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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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운영되는 디지털 플랫폼(에듀테크)과 비교해보아도 손색이 없다. 재능과 지식을 나누는 온라인 기반 플랫폼인 ‘탈잉’의 창업자 김윤환 대표에 따르면, ‘삼국지’ 덕후중에서도 ‘상급’ 덕후가 입문자를 대상으로 지식을 가르칠 수 있으며, 가정 주부의 정리 노하우, 주식 투자, 캘리그라피, 발성법, 손글씨, 스타크래프트, 발차기 수업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가르치고 배우는 일에 동참할 수 있다고 한다.



백다은

초등학교 교사, EBS 공채 강사 (국어, 수학, 사회, 영어),

플레이런 TV 다같이 도레미 MC,  재능방송 미래직업 관찰예능 우리아이 JOB 생각 MC (with 가수 별)

KBS〈명견만리〉, EBS 생방송〈부모〉, YTN〈수다학〉, EBS〈다큐 프라임〉 ‘글로벌 인재 전쟁’, tvN〈창조클럽 199〉방송에서 강연, 수업 시연, 인터뷰 등을 진행했다.

전국 학교, 도서관, 기업체, 교육부 주최 토크 콘서트 등에서 미래 교육의 나아갈 방향과 아이들의 진로와 교육법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초등 1급 정교사 자격 연수와 초중등 진로교사 연수를 맡고 있다.


쓴 책 : 『내 꿈은 달라』 『꿈씨앗 파노라마』 『백다은의 교육상상』 『두근두근 N잡 대모험』 『미래교육 바이블 (가제)』


입시 지옥으로부터 해방만을 꿈꾸다 마침내 맞이한 스무 살의 봄, ‘이름 앞에 다양한 수식어가 붙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대학만 가면 하고 싶은 거 다 할 수 있다’는 어른들 말씀만 믿었지만, 교육 대학교의 특성상 고등학교 생활의 연장선 같았다.

어릴 적 피아니스트를 꿈꿨던 것을 잊지 않고 작곡과 작사에 도전해 본 것, 온라인 카페에서 우연히 공고를 보고 처음으로 써 본 연극 시놉시스가 대학로 극단 공모에 입선한 일, 비록 최종 합격은 하지 못했지만 타 대학 친구들과 글로벌 탐방 대원이 되기 위한 공모전을 준비했던 일, 유럽 15개국 배낭여행 등 다양한 경험 등 신기하게도 서로 관련이 없을 것 같던 일들조차 연결되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교사가 되어 국어, 음악, 사회, 영어 등 전 교과를 지도하고, EBS 공채 강사가 되어 방송, 온라인을 통해 전국의 학생들과 만나고, 출판사에서 육아서부터 다양한 책을 출간하고, 아이들에게 사회 시간에 가르쳐준 소셜벤처 경연대회에 직접 도전해 최우수상인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수상하였고, 남편과 함께 대기업에서 주최하는 IT 기반의 사회 문제 해결 공모전에 참가해 1,865개 팀 중 최종 결승에 진출해 다양한 분야의 사회 혁신가들과 만날 수 있었다. 초등학교 교사이면서 스스로 모든 것이 되는 법을 익혀 풍성하고 깊이있는 진로 교육과 미래교육에도 관심을 갖게 된 데에도 이러한 배경이 있었다.

스무살의 봄에 꿈꾸었던 것처럼, 초등학교 교사라는 본업을 두고 어린이책 작가, MC 방송 진행자, 강연가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그리고 모든 경험들은 자연스럽게 교육과 또 다시 연결되어 수업 속에 녹아들었다. ‘선생님의 세상이 넓으면 아이들에게 가져다줄 수 있는 것, 보여줄 수 있는 것, 데려다줄 수 있는 곳이 많아진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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