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여행의 시작이자 끝으로 불리는 카오산 로드. 방콕을 다녀온 사람 누구에게 물어봐도 이 곳은 꼭 가보라고 하기에 나도 방문했다. 전 세계에서 찾아온 많은 여행객이 한데모여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좁지만 인상깊은 골목. 하지만 난 그 화려함의 끝에서 어떤 장면을 목격한다.
카오산 로드가 끝나고 대로변과 만나는 인도에서 어느 한 여행객이 캐리어를 옆에 세워두고 무언가릉 기다리며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사진 속 장면이 지난 뒤엔 택시를 타고 어디론가 가는 모습이 보였다. 아마도 방콕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카오산 로드를 끝으로 여행을 마무리짓는 여행객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그 여행객을 보며 중반에 다다른 나의 여행을 되돌아본다. 나도 몇 일 뒤면 방콕을 떠날텐데 과연 어떤 표정으로 여길 벗어날까? 여행을 이곳저곳 다니다보면, 그리고 매번 여행지와 이별을 할 때 마다 아쉬움이 짙게 베임과 동시에 궁금함이 떠오른다.
과연 얼마나 오랜기간 머물러야 그 장소에 온전히 녹아들고 미련없이 떠날 수 있을까
한 달이면 될까 일 년은 살아야 하나? 이 정도는 사실 평범한 여행객에겐 사치일 것이고..여행 기간이라봐야 대부분 길어야 2주 혹은 1주 짧으면 하루 정도인데..이동안 그 장소에 흠뻑 젖었다가 다시 현실로 돌아오려는 시점에선 항상 남는건 아쉬움인 것 같다.
얼마나 오래 머물러야 그 아쉬움이 들지 않을까..생각해보만 한편으로는 그 아쉬움이 있기에 그 곳을 또 가고싶어하는 것 아닌가 생각해본다. 여행의 끝에서 아쉬움이 없다면 그 여행지는 만족이란 느낌아래 다시 돌아갈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곳을테니.
나 역시 공항으로 돌아가기 위해 택시를 기다리는 동안 사진 속 여행객과 같은 표정을 지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쉬움이 남는다면 그건 충분히 그 장소와 사랑에 빠졌다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