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개학했다!

2학년이지만 모르는 게 많아요

by 리나 Mar 08. 2025
아래로

첫째가 초등학교 2학년으로 입학했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 2학년 1학기까지 다녀서 전혀 긴장되지 않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막상 개학을 앞두고 보니 엄청 떨리더라고요. 첫째가 아니라 제가 긴장했습니다. 첫째는 방학이 너무나 심심했던지 그저 하루라도 빨리 학교로 가고 싶어 했어요. 저랑 있는 게 여간 심심한 게 아니었나 봐요. ㅎㅎ


선생님이 미리 알려주신 준비물들에 하나하나 이름을 쓰고 이름스티커를 붙이는 첫째를 보며 정말 대견했어요. 개인용품이 많이 필요하더군요. 색연필, 네임펜, 실내화 등등. 특히 실내화와 필통에 이름 쓸 때 정말 귀여웠어요. 제 글씨가 안 예뻐서 걱정했는데 아이가 직접 써서 다행이었습니다.


드디어 첫 등교일. 엄청 설레고 떨렸습니다. 두 아이의 손을 꼭 잡고 아이들이 우르를 몰려가는 길을 따라 학교로 들어갔습니다. 원래 아이만 들어가야 하는데 저는 첫째 날이라 특별히 허락을 받고 들어갔어요. 교실 앞에서 선생님께 인사드리고 아이가 교실로 들어가는 걸 보고 있자니 주책맞게 또 감동을 하고 있더라고요. 분명 다 했던 건데 분위기가 달라지고 이제 아이가 쭉 다닐 학교라 생각하니 더 와닿는 거 같아요.


하원시간이 다가오자 어떤 후기를 들려줄지 정말 궁금해서 심장이 두근두근 했어요. 첫째는 한껏 밝은 얼굴로 나와서는 정말 재밌었고 밥이 맛있었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밥이 맛있다니! 얼마나 즐거운 후기인지.

직장인에게도 구내식당 밥맛이 정말 중요하잖아요. 아이들은 따로 사 먹지도 못하고 그것만 먹어야 하는데 얼마나 중요하겠어요.


줄 서서 배식받는 것도 신기하고 젓가락이 있었던 것도 신기했나 봐요. 잊을만하면 한 번씩 점심밥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자기가 젓가락으로 밥을 먹었다며 자랑을 하는 모습이 참 귀여웠어요. 수요일은 여전히 맛있는 음식이 나오는 날이더군요. 짜장밥이 나왔어요. 첫째가 정말 정말 맛있었다며 자랑을 했습니다. 저도 학교 다닐 때 수요일 점심을 기다렸는데 아이들도 똑같을걸 생각하니 웃음이 나오네요.


한 주간의 학교생활이 끝났어요. 매일 재밌다는 이야기만 해서 다행입니다. 뭐가 그렇게 재밌었냐고 물어봐도 정확히 대답은 안 해줘요. 그래도 선생님이랑 친구들이 좋고 밥이 맛있다고 하니 다행입니다.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수업이 시작하는 거 같아요. 회장선거도 하고 시험도 보더군요. 언제 커서 이렇게 학생이 되다니 참 기특해요. 앞으로도 매일매일 즐거운 학교생활을 했으면 좋겠어요.


아이를 데리러 가면 하원시간에 아이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엄마를 발견한 아이들은 하나같이 뛰기 시작해요. 그 모습이 참 예쁘고 감동적이에요. 이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늘 안전하고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