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를 키운다는 건

나는 공명정대하다

by 리나

"누나가 먼저 엘리베이터 탔으니까 내릴 때는 둘째가 먼저 내려~ "

엘리베이터를 탈 때마다 누가 먼저 탔는지를 꼭 기억해놔야 한다. 왜냐면 공평해야 하니까!




첫째와 둘째는 6살과 3살로 3살 터울이다. 두 아이를 키울 때 무엇이든지 똑같이 해주지 않으면 싸움이 난다고 듣기는 했다. 그런데 이렇게 늘 공평함과 합리성을 추구해야 할지는 몰랐다. 내 눈에 둘째는 항상 아기 같아서 뭘 알까 싶었다. 올해 초반까지만 해도 누나한테 조금 더 해주던가 누나가 보는 티브이를 같이 봐도 불만이 없었다. 그런데 정말 어느 순간부터 누나가 하는 걸 유심히 지켜보더니 똑같이 하기를 바란다.


특히 텔레비전 볼 때와 놀 때가 그렇다. 우리 집 티브이 시간은 저녁 먹기 전 30분, 저녁 먹고 나서 40분이다. 늘 첫째가 무엇을 볼지 선택하곤 했었는데 둘째가 "폴리!"를 외치기 시작하더니 서로 좋아하는 걸 보는 걸로 바뀌었다. 저녁 먹기 전 폴리, 저녁 먹고 나서는 누나가 좋아하는 거. 누나가 뒤에 보는 대신 10분 더 보여주는 걸로 합의를 했다. 저녁 먹고 나면 둘째가 "이제 누나 차례야?"라고 물어보는 게 정말 귀엽다. 그런데 주말에 아빠가 있으면 티브이 보는 순서에 아빠도 껴준다. 왜 나는 안 물어볼까?

순서는 지켜야하지만 티비볼때는 붙어서 봐야지


놀 때는 좀 어렵다. 둘째가 누나가 하는 걸 똑같이 하려고 할 때가 많아서다. 이건 둘째들이 다 그렇듯 누나 따라쟁이라서 아주 아기일 때도 이렇긴 했지만 요즘엔 정말 똑같이 하려고 한다. 그림 그리기 같은 건 종이를 한 장 더 주면 되지만 블록이나 장난감은 그게 쉽지가 않다. 하나밖에 없는 장난감을 첫째가 먼저 놀기 시작했는데 공평하게 한 번씩~이러면서 뺏어서 둘째를 줄 수는 없다. 이럴 땐 둘째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옮기게 하던가 맛있는 걸 준다고 꼬시던가 해야 한다. 사실 둘째가 너무 떼를 쓸 땐 가끔 첫째에게 양보해 달라고 할 때도 있다.


어차피 누나가 노는 거라서 자기도 하고 싶은 거니 잠깐만 놀게 하면 금방 흥미를 잃어서다. 그래도 미안하긴 하다. 장난감은 먼저 가지고 논 사람이 원하는 만큼 노는 게 우리 집 규칙인데 잘 안 지켜진다. 요즘엔 첫째도 둘째의 떼 부림이 귀찮은지 그림 그리기를 주로 하면서 놀아서 싸우는 일이 많이 줄었다. 둘째도 신나게 그림 그리다 금방 자기의 관심사인 자동차 장난감으로 가버리니 저녁시간이 훨씬 수월하다. 장난감으로 안 싸우려면 얼마나 기다려야 할까나.


다행히 먹는 거로 싸우는 일은 없다. 일단 기본적으로 똑같이 준다. 과자라던가 빵 같은 것만 똑같이 주면 나머지는 각자 좋아하는 게 정해져 있어서 서로의 음식을 탐내지 않는다. 그런데 이건 또 이거대로 불편하긴 하다. 매끼 반찬을 아이 각자에 맞춰서 준비해야 한다. 뭐 하나 쉬운 게 없다.

나도 나도 할꺼야




내 나름대로 공평하고 합리적으로 아이들을 대하려고 하는데 정말 쉽지가 않다. 둘째가 아직 어려서 아무리 설득해도 안될 때가 있는데 그럴 땐 어쩔 수 없이 첫째에게 양보를 부탁한다. 물론 둘째가 잠잘 때 티브이 실컷 보기, 첫째의 유치원 간식을 쿠키 같은 맛난 걸로 넣어주기 같은 거로 보상하긴 하지만... 주위의 언니들 말로는 이것도 조금 있으면 효과가 없을 거라는 무서운 소리를 들었다. 그래도 둘째가 좀 더 크면 너 한번 나한 번 하면서 사이좋게 놀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최대한 공명정대한 엄마가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