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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정한 변리사 Oct 05. 2019

[기술창업 36계] 스타트업 대표병에 걸린것은 아닐까?

기업을 망하게 하는 '대표병'이란 무엇인가?

스타트업 씬에는 지독한 전염병이 있다. 이 전염병에 걸리면 기업은 망하게 되며, 투자자는 돈을 잃게 되며, 직원들은 일자리를 잃게된다. 옆 회사 대표에게 전염도 된다. 이 무시무시한 병은 바로 '대표병'이라고 하며, 알만한 엔젤투자자, VC들은 다들 알고 있는 병이다. 나도 걸렸었다. 물론 치료는 가능하지만, 치료된 사례는 많지 않다. 이 병에 쉽게 걸리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어떤 증상들을 나타내는지 한 번 알아보도록 하자.

 

1.증상

- 자신은 전지전능하다고 (가끔) 생각하다.

- 법인과 자신(자연인)을 동일한 인격으로 착각한다. '짐이 곧 국가'라는 생각과 비슷한 생각으로 기업을 운영한다.

- 투자자들에게 감사할 줄 모른다. 특히 초기 투자자들은 소액주주일 뿐, 별것 아닌 인간 취급을 한다. 브랜드 있는 FI, SI 투자사를 찾아다닌다.

- 정작 제품이나 기술은 완성되지 않으며, 계속 공모전이나 방송활동 등에 집중한다.

- 자신이 듣기에 달콤한 말들을 하는 사람들만 곁에 두며, 쓴소리를 하는 사람들을 멀리한다.

- 직원들을 함부로 대한다.

- 고객들을 신경쓰지 않는다.

- 기업의 회계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 업무협약 맺는것을 좋아하나, 일은 진행되지 않는다.

- 주주들에게 함부로 대한다.

- 자신의 기업가치에 대해서 근거도 없이 부풀린다.


2.쉽게 걸리는 유형

- 리더쉽이 강한 친구들이 대표병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강한 리더쉽은 빠른 사업추진속도를 가져오며, 곧 사업의 성공이 손에 잡힐것 같은 착시현상을 자주 겪게된다. 이러한 착시현상은 대표가 대표병에 빠지게 만든다.

- 조직의 규모가 갑자기 늘어나면 대표병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4명 규모에서는 대표병이 올 가능성이 적지만, 100명의 직원을 두게되면, 그 100명의 가족인 400명을 책임지고 있다는 생각에 자주 빠지게 된다. 대표인 '나'는 400명의 운명을 책임지고 있으며, 그들은 나의 의견을 따라야 한다는 생각에 빠지게 된다.

- 큰 규모의 투자를 받으면 대표병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별것 아닌 기술이지만, 시중의 유동자금이 갑자기 늘어나서 큰 규모의 투자를 받게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 대표는 돈을 어디에 쓸지 결정된게 아니라서, 마치 자선단체처럼 돈을 쓰게되는 경우가 생긴다. 그러다 보면 자신이 마치 그 돈을 번것처럼 느끼게 되며, 대표병에 걸린다.  

- 계속 옳은 판단을 한 경우 대표병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소소하지만 연속적인 결정들 또는 프로모션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대표들은 대표병에 걸리기 쉽다. 그러다가 큰 결정을 해야할 때 실수를 하는 경우가 많다.


리디북스에서 <기술창업36계> 전체보기

https://ridibooks.com/books/4168000021


3.치료방법

- 회사가 망하면 대표병에서 벗어날 수 있다.

회사가 없어졌으니 더 이상 대표가 될 수 없다. (하지만 개중에는 개인사업자인지, 법인인지 알 수 없는 회사의 대표행세를 계속하면서 '엑싯'한 사람인 척 하는 블랙엔젤로 진화하는 좀비대표도 있다. 주의하라)


- 소송을 당하면 된다.

투자자들로부터 소송을 당해보면 안다. 자신이 얼마나 심각한 대표병에 걸려서, 감사한 사람들에게 감사하지 못했는지를... 실력있는 투자자들은 절대 쉬운 투자계약서를 써주지 않는다. 계약서가 심플하면 좋은 투자자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냥 3F (Family Friend Fool) 중에 마지막일 뿐이다. 실력있는 투자자들은 사업을 말아먹는 스타트업들을 그냥 두지 않는다. 다양한 조건들 속에 그들을 가두며, 이들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이기기가 결코 쉽지 않다.  대표병에 취한 상태에서 자신이 한 실수들을 기억이나 할 수 있을까? 암튼, 화끈하게 당해보면, 대표병에서 벗어날 수는 있을 것이다.


- 좋은 멘토들을 항상 가까이 하기

내가 가장 추천하는 방법이다. 요즘에는 '멘토'라는 말이 오염되었지만, 진정 존경할만한 멘토는 언제나 있다. 물론, 대표병에 빠져있는 상태에서는 누가 좋은 멘토인지 구별하기 매우 어렵겠지만, 좋은 멘토는 당신이 듣기 싫은말을 꾸준히 해주는 사람들 중에 반드시 있다. 당신에게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굳이 듣기 싫은말을 해주지 않는다. 좋은 멘토들을 항상 가까이 모시고, 그들을 주기적으로 찾아뵈어라. 대표병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엄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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