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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정한 변리사 Oct 06. 2019

[기술창업 36계] 개발자 구하는 방법

어떻게 하면, 좋은 프로그래머를 우리 회사로 모셔올 수 있을까?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로서, 가장 많이 듣는 부탁은 ‘개발자 좀 구해주세요’ 이다.

우리가 투자한 회사들의 경우에는 가장 먼저 팔을 겉어붙이고 도와주는 일이지만,

지분이 없는 사이에는 그냥 방법만 알려주고 마는... 나로서도 참 힘든일이 바로 ‘개발자 구하기’ 이다.

개발자 모셔오는 방법에 대한 몇가지 생각을 정리해본다.



1. 개발자를 수단으로 보지 말것.

가장 중요한 부분이지만, 대부분은 아니겠지만, 많은 스타트업 대표들은 개발자를 부품이나 수단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개발자들은 당신의 꿈을 구현해주는 수단이 아니다. 팀원이며 함께 항해를 진행하는 소중한 동료이다.

그냥 갈아넣어서 뭔가를 만든다는 ‘대기업 마인드’를 가지면 개발자들이 절대 합류하지 않는다.


2. 연봉외에 무엇이 당신 손에 있는가?

어차피 네이버, 카카오보다 높은 연봉을 줄 수 없다. 당연하겠지. 스타트업이 어떻게 네이버, 카카오 보다 높은 연봉을 줄 수 있겠는가?

스타트업이 개발자에게 줄 수 있는것은 꿈밖에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스타트업 대표들은 ‘우리가 정부과제를 땄으니, 월급은 걱정마라’고 한다. 정부과제 하려고 이미 다니고 있는 큰 기업의 안정적인 연봉을 포기하는 경우는 없다. ‘정부과제에 선정될 만큼 훌륭한 기획이고, 멋진 사업이다.’라는 것을 어필해야 할 것이다.

꿈은 멋져야 하고, 실행계획은 농밀해야 한다. 연봉을 충분히 못준다면, 지분을 나눠줘야한다. 당연한 것이다.


3. 우리 회사에 대한 설명이 충분한가?

대놓고 ‘개발자 좀 구해주세요’라는 부탁을 하는 친구들에게는 잔소리를 10분간 하게된다. 나는 ‘이력서를 받기전에 니 회사에 대한 설명자료를 내놔라’라고 한다.

요즘시대에는 네이버에서 회사이름을 검색해도, 자료도 안나오고 홈페이지도 없으며, 블로그도 없는 회사가 유령회사다.  유령회사인 너네 회사에 내 훌륭한 개발자 친구들을 소개해달라고? 당치도 않은 이야기이다. 최소한 네이버에 보도자료라도 한개 걸려있어야한다. 슬라이드쉐어에 회사소개서가 올라가 있어야 한다.

다들 잘 알겠지만, 엔지니어 친구들은 지인에게 전화로 레퍼런스 체크하는 것 보다는 키보드로 후루룩 검색하는 것을 선호한다.

회사 이름을 입력했는데, 아무것도 안나온다면, ‘아.. 엄변은 나를 유령회사에 추천했나?’라는 섭섭함을 느끼게 되고, 오히려 소개해준 내가 욕을 먹게 되어 있다.


4. 카톡으로 전달하기 쉬운 컨텐츠여야 한다.

대부분 카톡으로 개발자 추천요청이 들어오는데, 당신 회사가 어떤일을 하는 회사인지, 어떤 분야의 엔지니어를 채용하고 있는지, 이력서를 회신받을 연락처는 무엇인지, 회사를 설명하는 블로그 포스팅 url은 무엇인지 등이 담긴 카톡을 보내줬으면 좋겠다. 나도 개발자들 많이 알지만, 대부분 카톡은 한다. 주선자가 편하도록 위의 사항들을 담은 카톡을 보내줬으면 한다. 그래야 내가 지인 개발자에게 툭 전달을 쉽게 할 수 있다. 인터페이스의 흐름을 이해하고 있어야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해진다.


리디북스에서 <기술창업36계> 전체보기

https://ridibooks.com/books/4168000021


5. 기획이 충분히 되어있어야 한다.

개발자를 채용하는 경우 뿐만 아니라, 외주개발 의뢰를 하는 경우에도 큰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기획이 충분히 되어 있지 않아서’ 발생하는 문제들이다. 처음에는 술과 고기를 사주면서 자신이 얼마나 뛰어난 대표인지를 어필하는데 성공할 수 있으나, 초기 기획이 명확하지 않으면 개발자는 떠나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 무엇을 할 것인지, 무엇을 언제까지 어떻게 할 것인지, 수익모델은 언제 워킹할 수 있는지, 특허침해 상황에 몰리지 않을것인지 등에 대해서 세세한 기획이 있어야 하고, 필요하다면 겸손하게 개발자에게 그러한 부분에 대해서 조언을 구하면서 ‘함께하는 느낌’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 개발자들이 코딩만 하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생각보다 기획을 잘하는 개발자들이 많다는 것을 명심하고 겸손하자.


6. 신입개발자들을 잘 모셔라

대부분의 스타트업 대표들은 경력개발자를 선호한다. 뭐 그건 어쩔 수 없는것이겠지만, 잘 안온다. 경력개발자들을 기다리다보면 시간이 흘러흘러 6개월, 1년이 금방 지나간다. 차라리 그 시간에 초보개발자를 채용했었다면, 그 초보 개발자는 이미 경력개발자가 되어있겠다. 특히나 스타트업 초창기에 함께한 초보개발자는 우리 사업에 대한 이해와 열정이 높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집중력만 있다면 성장속도는 그 누구보다 빠를 수 있다. (외주에 맛들린 초보개발자는 성장이 거의없다. 채용하지 말 것) 신입, 초보개발자들을 합류시키고 그들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것이, 이직을 많이하는 경력개발자를 돈 많이 주고 모셔오는 것보다 훨씬 결과가 좋은 경우를 많이 봤다.


7. 개발에 대한 이해도를 스스로 높여야 한다.

대부분의 스타트업 대표병에 걸린 대표들을 보면, 데모데이에서 발표는 잘 하는데, 그 친구에게 질문을 하다보면 기술에 대한 준비가 전혀 안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대표가 기술에 대해서 완전히 준비되어 있을 필요는 없지만, 대표병에 걸린 친구들은 (심사위원으로서) 조금만 파고 들어가도, 기술개발에 대한 관심이 없으며, 개발에 대해서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대표가 개발자일 필요는 없지만, 좋은 개발자를 모시기 위해서, 이미 채용한 개발자들의 성장을 위해서, 미래를 제시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에 관한 공부를 지속적으로 깊이있게 해야한다.


8. 멘토 개발자가 조직내에 있는지

젊은 개발자들은 멘토가 조직내에 이미 있는지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배울게 없는 스타트업이라면 합류하지 않는다. 사실, 네이버에 가면 좋은 선배 개발자들이 많다. 하지만 네이버에서보다 우리 ‘스타트업’에 오면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를 잘 설명하면, 채용 확률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좋은 CTO가 있다면 젊은 개발자들이 함께하고 싶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개발자도 사람이다. 네이버, 카카오에서 아무리 높은 연봉을 준다고 하더라도 월급받는 삶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다. 아직은 ‘작은 배’이지만, 그 배를 타고 대서양을 건너 신대륙을 발견하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있다. 선장 잘 만나고 싶은 생각이 분명 있다. 아무리 연봉을 많이 받고 있는 개발자라고 하더라도, ‘멋진 사업기획’이라는 보물지도와 ‘멋진 선장’과 함께 항해를 떠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당신의 회사에 좋은 개발자 멤버가 합류하길 기원한다.



엄정한

www.BLT.kr

BLT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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