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로 돈 잘 벌고 있어요?

일을 지속하게 하는 힘

by 줄리의 라디오

직업에 대해 고민을 하는 사람에게, 어떤 사람들은 현실적으로 이렇게 조언합니다.

‘좋아하는 일만 해서는 돈을 잘 벌지 못할 수 있다. 좋아하는 일보다는 잘하는 일을 해야 한다.’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은 판단 기준부터가 다릅니다. 좋아하는 것은 ‘나’의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고, 잘하는 것은 ‘타인’의 기준으로 판단되는 것이죠. 좋아하는 일보다 잘하는 일을 하라는 말은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좋아서 하는 일이 돈을 벌만큼의 재능이 없다는 뜻이 있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잘하면 일에 재미를 붙이며 즐겁게 일을 할 수 있겠죠. 그렇지만 자신이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는 꾸준히 해봐야 알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일을 지속하면서 한번, 두 번 넘어지고 고민하기도 합니다. 과연 재능이 있긴 한 걸까, 좋아하는 일을 잘하려고 혼자 고집하고 있던 건 아닌 걸까, 의심하기도 하고 자책하기도 합니다.


두 번째는 좋아하는 일은 한 가지인데, 그 한 가지만으로 돈 벌기가 쉽지 않다는 거죠.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데 그 그림을 홍보하고 판매하지 못한다면 돈을 벌 수 없겠죠. 혼자서 모두 해내고 싶다면 제작과 홍보, 영업까지 해야 하는데 혼자서 그 능력을 모두 해내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혼자서는 쉽지 않으니 그림 그리는 재능만 살려 한 회사의 디자이너로 일해 고정적인 월급을 받으라는 겁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어 이 글을 보신 분이라면, 여기까지 읽고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씁, 무슨 말인지 이해는 하겠지만, 나는 좋아하는 일로 잘 되고 싶어!’


prateek-katyal-xv7-GlvBLFw-unsplash.jpg


좋아하는 일보다 잘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말의 뜻, 이해는 하지만 ‘하나’ 빠진 게 있습니다. 좋아하는 일에 진심으로 열정적이면 잘하게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요. 좋아하는 일에 돈 벌만큼의 재능이 없어도, 하나의 재능으로 혼자 일하기에는 벅차도 계속 그 일을 하려고 전념하면 점점 실력이 쌓이고 다른 재능도 같이 늘어나게 됩니다.


좋아하는 일을 처음부터 시작하려면 과감하게 포기해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돈.

이것도 하나의 대가입니다. 어떤 일이든 기반을 쌓는 시간이 꽤 걸리기 마련입니다. 좋아하는 일로 돈을 잘 벌 수 있다면 금상첨화지만 성공할 수 있을지, 언제 돈을 벌 수 있을지는 미지수죠. 무엇보다 돈을 생각하고 일을 시작하면 시야가 좁아질 거예요. “당장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이거다!”하면서 시선이 좁혀지고, 일의 목적을 잃게 되죠. 그리고 성급하게 돈을 좇는 행동은 남들이 보기에도 잘 느껴질 거예요.


처음에 라디오를 시작했을 때, 돈을 벌 수 있을 거란 생각은 하지 않기로 했어요. 직장 다니면서 일을 해서 돈을 모아둔 게 넉넉하니, 통장을 보며 스스로 다짐했죠. ‘좋아하는 라디오에 1년간 전념해보면서 돈을 벌지 않아도 괜찮아, 해보자’


한두 달은 편안하게 라디오에 집중하면서 굉장히 재밌게 지냈어요. 라디오 대본을 쓰는 것도 재밌고 녹음해서 청취자에게 들려주는 것도 신났죠. 청취자가 많지 않아도, 수익이 없어도 괜찮았죠. 처음이라는 단어로 위안을 할 수 있었어요. 그렇지만 라디오를 하고 세 달이 되었던 날, 갑자기 불안감이 찾아왔죠. 여느 때처럼 라디오를 하고 자려는데 문득 불안한 거예요.


나, 이렇게 돈 안 벌어도 괜찮나? 자꾸만 내 통장의 돈이 줄어드는데?



joshua-hoehne-ProoMfR5LnI-unsplash.jpg


월급쟁이 직장인으로 오래 살면서 매달 꾸준히 돈을 벌다가 몇 달째 버는 돈은 없고 조금씩 소비만 하고 있으니 불안하더라고요. 라디오를 한 지 얼마나 됐는지 손으로 꼽아봤습니다. 하나, 둘, 셋. 아직 세 달 밖에 되지 않았는데 불안해하다니. 깜짝 놀랐습니다. 적어도 1년까지는 돈을 벌지 않아도 괜찮다고 다짐했는데 이렇게 쉽게 마음이 무너지다뇨.


라디오로는 청취자가 편안하게 잠들 수 있도록 고민을 들어주고 좋은 말을 해줬는데 정작 저는 제대로 자지 못했습니다. 어둠 속에서 불안으로 눈을 깜빡이며 라디오 말고 돈 벌 수 있는 일을 해야 하는지 생각했습니다. 그 생각은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돈 벌 수 있는 일에는 시간을 많이 쏟아야 하는데, 그러면 정작 전념하겠다던 라디오에는 집중하지 못해 이도 저도 안 되는 꼴이 될 것 같았거든요.


mehmet-turgut-kirkgoz-CLxxr51_qGE-unsplash.jpg


라디오에 집중하기로 했고, 꾸준히 라디오를 해나가니 9개월이 되었을 시점부터 안정적으로 돈을 벌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채널에 라디오 DJ로 계약하고 팟캐스트와 개인방송 플랫폼에서 채널이 잘 되면서 수익금이 나왔거든요. 프리랜서라 매달 버는 수익이 차이가 있지만 1년이 넘은 시점부터는 직장 다닐 때보다 더 잘 벌게 되었습니다.


수익이 나고부터는 마음이 안정됐지만 매일 일을 해도 돈이 벌 수 없을 때는 많이 불안했습니다. 내가 과연 잘하고 있는 게 맞는 걸까, 다시 직장을 다녀야 하는 건 아닐까, 고민도 했죠. 그때 필요한 건 강한 인내심이었습니다.


1인 크리에이터가 되기 전에 시청자, 청취자 입장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봤습니다. 처음에는 인기가 없고 수익이 나지 않아도 꾸준히 하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 인기 크리에이터가 되어 있더라고요. 1인 크리에이터로 성공한 사람들의 인터뷰, 책을 읽어도 이 이야기가 공통적으로 나왔습니다.


1년 동안은 돈을 벌지 못했지만 계속했고,
좋아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고 지속하니 많은 인기를 받게 됐어요.


라디오를 오래도록 해온 라디오 DJ 이문세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라디오는 마라톤 중에서도 풀코스로 몇 번 달리는 울트라 마라톤 같은 자세로 해야 해요. 6개월만 하고 빠져야지, 이런 생각을 한다면 아예 시작도 하지 말아야죠. 10년하고 그만두면 청취자들이 막 눈물 흘리잖아요? 청취자들은 금방 잊어요. 새로운 사람에게 익숙해지게 되어 있어요. 그런 걸 6개월 이내에 모든 청취자를 내 팬으로 만든다? 그건 오만한 생각이고요. 10년 정도는 해야 인정받는 게 라디오 DJ에요.”


veeterzy-sMQiL_2v4vs-unsplash.jpg


일을 지속하는 힘이 분명 필요합니다. 누군가 제게 ‘라디오 잘 안되는데 왜 계속 하세요?’라고 물어보면, 제 라디오를 듣고 좋아해주고 기다려주는 청취자 때문이라고 답할 겁니다. 가끔 아침 라디오에 시스템 오류로 조금 늦게 켜면 청취자가 “줄리님! 오늘 라디오 안하는 줄 알았잖아요!”하고 말합니다. 아직 라디오 청취자가 많지 않아도 제 라디오, 팟캐스트, 콘텐츠를 듣고 힐링했다고 표현해주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 순간 ‘나, 라디오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좋아하는 일을 위해 뭔가를 포기하는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대신 일을 하면서 얻게 되는 대가는 두 배가 될 겁니다. 이 일, 하길 잘했다고 생각이 드는 것만큼 미소짓게 하는 것도 없을 거예요. 그래서 저는 오늘도, 내일도 라디오를 합니다.


많은 사람이 제 라디오를 듣고 힘을 낼 수 있도록 꾸준히 목소리를 낼게요-!

저와 함께 좋아하는 일하면서 사는 사람이 늘길 바랍니다. 우리 같이 좋아하는 일하며 살아요!





▼ 줄리의 팟캐스트 : 좋아하는 일하며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좋아하는 일로 성공한 사람들, 어떤 고난과 역경을 딛고 이겨냈을까요?"


▼ 신나는 아침 라디오! 아침깨워줄리 듣기

월, 수, 금 오전 8시 실시간 생방송 라디오


▼ 줄리의 유튜브 구독하기


keyword
이전 04화라디오 잘못하는 거야, 잘 못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