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를 할까, 말까 망설임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 시작할 수 있을까?

by 줄리의 라디오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은 마음속에 ‘이것’을 품어봤을 겁니다. 한 번의 실수로 모욕적인 말까지 들으면서 상사에게 꾸지람을 들을 때, 잦은 야근과 주말 근무로 몸과 마음이 피폐해질 때, 같이 입사한 동기가 나보다 일을 적게 했는데도 먼저 승진할 때, 툭하면 성질부터 내는 상사와 일을 떠넘기는 동료들로 스트레스가 머리끝까지 차오를 때. 마음속에 품은 ‘이것’을 내밀고 싶어집니다. 바로 사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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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진짜, 도저히, 못 참겠습니다, 퇴사할게요. 마음 같아서는 이 말을 내뱉고 싶지만, 현실은 옥상에서 바람 한번 쐬거나 메시지로 몰래 분풀이를 하고 굳은 표정만 감추지 못한 채 다시 자리로 돌아와 일합니다.


퇴사를 ‘하지 못하는’ 또는 ‘하지 않는’ 이유는 저마다 다릅니다. 원래 회사는 힘드니까, 어디 가도 똑같을 거니까, 당장 월급이 끊기면 생활이 힘드니까, 이직할 마땅한 곳이 없으니까. 누구나 퇴사는 한 번쯤 생각해도 퇴사 욕구가 100%가 되지 않는 이상 퇴사를 하지 않습니다. 늘 퇴사하고 싶다고 말만 하는 사람은 퇴사 욕구 100%가 아니라 퇴사하지 않을 겁니다. 어떤 선배는 한 회사를 10년 넘게 다녀, 어떻게 오래도록 다녔냐고 물어보자, 그 선배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응, 나 원래 퇴사하려고 매일 마음 먹었거든.
그런데 내가 퇴사하려면 다른 사람이 먼저 퇴사하는 거야.
두 사람이 동시에 퇴사할 수 없잖아? 그래서 미루다 보니 어느새 10년이 되던데?


결정적인 이유로 퇴사 욕구가 100%가 될 때, 비로소 퇴사 버튼을 누르게 됩니다. 삐- 퇴사하겠습니다. 결정.

누구에게는 퇴사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어떤 이에게는 퇴사가 무겁지 않은 단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퇴사를 자주하는 사람에게 붙여진 이름, 일명 ‘프로퇴사러’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 회사에 10년, 20년 동안 다니는 분들이 보기에 저는 프로퇴사러일 수 있습니다.


저는 길지 않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총 다섯 번의 퇴사를 했습니다. 과거의 저에게 ‘너는 왜 퇴사를 했니?’라고 물어보면, 회사마다 이유가 달랐습니다. 막상 일해보니 생각했던 일과 방향이 달라서, 회사 경영이 악화되어 월급이 두세 달 밀려서, 더 좋은 환경의 회사에서 일하고 싶어서, 라고 합니다. 그래도 그 이유에 맞게 이직을 했고, 퇴사한 목적을 매번 달성하긴 했습니다.


마침내 생각한 일과 맞는, 월급이 밀리지 않는, 더 좋은 환경의 회사에서 괜찮은 연봉을 받으며 일했습니다. 완벽한 회사는 없겠지만 제게 딱 맞는 직장이었습니다. 일도 재밌었고, 사람들과 잘 지냈고, 야근도 많지 않아 힘들지도 않았습니다. 회사 다니는 게 즐거워 가끔 금요일에 퇴근할 때 마음속으로 아쉽다는 생각이 들면서 ‘내일 출근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믿기지 않겠지만 진짜 그랬습니다.)


그렇게 회사를 잘 다녔지만 그럼에도 한 번 더 퇴사 버튼을 눌렀습니다. 삐- 저, 퇴사하겠습니다. 이쯤 되면 결정이 너무 성급했던 건 아닌지 의심이 되죠. 이렇게 묻고 싶어질 겁니다. 아니, 이번에는 대체 왜? 뭐가 문제야.


마지막은 직장생활의 종결을 위해 퇴사를 선택했습니다. 회사 다니며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하기 위해 이직을 했었는데, 알고 보니 그 안에 내재한 핵심 이유는 따로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일을 통해 얻는 만족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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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걸 정말 좋아했습니다. 출근해서 오늘의 할 일 목록을 수첩에 순서대로 적고, 하나씩 일을 마무리하면 매일 만족감도 들었고 그렇게 하루하루가 쌓여 내가 한 성과에 대해 월급과 인센티브로 보상받는 게 즐거웠습니다. 정리해보면 일하는 이유가 세 가지였습니다.

① 역할의 임무 ; 내가 할 수 있는 (또는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
② 수행의 성취감 ; 주어진 일을 처리한 후 느끼는 감정
③ 보상 ; 수행에 따른 월급 및 인센티브.


마지막으로 다녔던 회사는 일하기에도 좋은 환경이었고, 복지도 좋았고 일에 따른 월급 및 보상도 꽤 괜찮았습니다. 그렇지만 ‘② 수행의 성취감’ 부분이 부족했습니다. 다른 부분은 만족해도 일을 하는 목적 중의 하나가 상실되니 의욕이 떨어졌습니다. 의욕은 없어도 꾸역꾸역 버텨볼까도 했는데 성취감을 다른 것(월급, 복지)으로 만족해보려고 해도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성취감은 일하는 목적이자 인생의 행복이었습니다.


홍보마케팅팀에서 콘텐츠 기획 및 작성 업무를 맡았는데, 제가 작업한 일에 대해 컨펌하는 상사와 마찰이 끊임없이 있었습니다. 기업카드에 들어가는 문구 두 줄도 네다섯 번의 수정을 거쳤고, 작성하는 콘텐츠마다 두세 번의 수정이 있었습니다.


머리로는 좋은 결과물을 위해서 수정과 보완을 거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은 이해했지만 마음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머리는 이렇게 말합니다.

어차피 회사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곳이 아니지.
사람들이 힘을 합쳐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한 곳이지.
내가 원하는 대로 일하고 싶으면 직접 회사를 차려야지.
직장인을 선택했으면 이 가이드에 맞게 움직이자.


그 말을 들은 마음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건 아는데, 내가 하는 일이 수정되고 바뀌니까 마음이 착잡한 것뿐이야.” 프로젝트를 모두 끝내고 마무리를 하는 연말에 상사와 일대일로 상담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상사는 초반에 제가 어떤 일이든 적극적으로 해내려는 그 태도를 좋게 봤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초점이 어긋나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합니다.


“줄리씨는, 줄리씨가 생각한 ‘뭔가’를 하고 싶어 해. 그게 회사 입장에서 필요한 것이기보다 개인인 줄리씨의 입장에서 하고 싶어 하는 것이지.”


상사의 말을 듣고 읽히지 않았던 숨겨진 제 마음의 의도를 한 번에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직을 하면서 한 면접관이 제게 했던 말이 생각났습니다. “문예창작과 학력을 보고 조금 고민이 들었던 게, 선배와 일을 해본 경험이 있다. 능력도 좋고 글도 잘 쓰는데 자기 안의 세계가 확실해서 그 부분이 조금 힘들었다.”


그 말을 듣고 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어떤 말인지 이해했습니다. 저도 대학교에서 소설을 쓸 때 저만의 스타일이 있었지만, 회사에서 요구하는 대로 맞게 글 쓰고 일할 수 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 회사에 맞게 콘텐츠를 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콘텐츠를 기획하는 시작점이 ‘회사’가 아닌 ‘나’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던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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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진 않지만 5년의 기간 동안 직장을 다니며 저는 직장 체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콘텐츠를 제작하며 글 쓰는 일도 좋았고, 주어진 일을 하나씩 처리하는 과정에서 만족감도 얻었기 때문입니다. 일 욕심도 있어 매사에 적극적으로 업무를 한 결과, 우수사원으로 뽑히기도 했습니다. 겉으로 봤을 때는 직장 체질일지 모르나 자세히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아니었던 것입니다.


직장 안에서 내가 해야 할 업무를 하는 게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온 것이었죠. 그러니 내가 하고 싶은 일이 틀어지거나 안 되었을 때는 일의 의욕이 떨어지고 일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들었던 겁니다. 어쩌면 직장을 다니기 시작한 처음부터 줄곧 마음은 같았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드러났을지도 모릅니다.


그 마음을 알게 된 후, 자신에게 물어봤습니다. 너, 정말, 어떤 걸 하는 걸 원하는 거야. 그렇게 물어보니, 퇴사는 둘 중 하나의 선택지가 아니란 걸 깨달았습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라는 말의 뒤에는 여러 상황이 놓여 있습니다. 절을 떠난 중이 다른 절로 갈 것인지, 중이 되는 걸 포기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종교를 선택할 수도 있는 겁니다. A가 아니라서 B를 선택하는 것이 아닌, C와 D 그리고 E도 있을 수 있는 무수한 상황 중에 선택해야 하죠.


다른 회사로의 이직은 그려지지 않았습니다. 다니고 있는 회사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을 것 같았습니다. 이전부터 직장에서 의욕을 잃을 때마다 좋은 환경으로 가면 나아질 줄 알았습니다. 점점 더 좋은 환경에서 일했지만, 어떤 이유로든 제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이직을 택했습니다. 그렇다면 큰 방향으로는 하나. 직장인이 아닌 프리랜서, 혼자만의 길을 가는 방향입니다.


매일 주어진 일이 있고 매달 월급을 받는 안정적인 직장에 비해, 일도 수익도 성공도 보장되지 않은 길을 선택하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잦은 이직의 근본적인 원인을 알고 마음을 깨닫게 된 후로 다시 예전처럼 직장인으로 일하는 삶을 지속할 수 없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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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종이에 마인드맵을 그려 제가 잘하는 것은 무엇인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를 계속 써보며 교집합을 찾아 나갔습니다. 처음에는 쉽지 않고 생각이 나지 않아 막막했지만 두 번 세 번을 해보니 조금씩 접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나의 장점 및 특징]

- 다양한 글쓰기 및 콘텐츠 창작

독특한 아이디어 제안

대화할 때 상대방이 편안하게 이야기하게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

차분한 목소리로 힘이 나는 말을 해주는 것

꾸준하게 업무를 지속하는 힘


[하고 싶은 것]

콘텐츠 창작 (글쓰기, 소설 등)

라디오 DJ

많은 사람에게 힐링을 주는 일

잠 못 드는 사람들을 위해 수면 관련 좋은 제품 판매




두서는 없지만 구체적으로 적으니 내 장점으로 어떤 일하는 게 좋을지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전공을 살려 소설가도 하고 싶지만 쓰고 싶은 내용이 더 명확해질 때 하고 싶었고, 당장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아니었습니다. 내가 잘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을 접목할 수 있는 일, 바로 ‘라디오 DJ’였습니다. 라디오라고 적은 단어에 동그라미를 몇 번이고 쳤습니다.


라디오는 늘 제게 감성을 주는 매체로 자리해 있었습니다. 라디오 DJ가 해주는 따듯한 말, 일상을 더욱 아름답게 표현과 인생의 교훈을 주는 메시지를 들으면 힘이 났습니다. 딱딱한 기계에서 나오는 라디오는 사람의 온기를 품고 있었습니다. 그 매력에 매료되어 라디오 DJ가 되고 싶었지만, 현실적으로 그 자리에 닿을 수 없다고 생각해 행동하지 않았습니다. 가장 가까운 방법은 라디오 DJ가 읽는 대본을 작성하는 일, 라디오 작가가 되는 것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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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때 라디오 작가 수업을 듣고 직업으로 준비할까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교수님은 냉정하게 고민해보라고 말했습니다. “라디오 작가만 되기 위해서 노력하지 마세요. 매년 라디오 작가를 구하지도 않아 자리가 많지 않아요. 그것만 계속 기다릴 순 없으니 좀 더 넓게 작가를 고려해두고 준비하시는 게 좋습니다.”


교수님의 말을 듣고 인터넷에 라디오 작가가 채용 공고를 검색해봤습니다. 정말로 라디오 작가를 구하는 공고 많지 않았고, 막내 작가를 구하는 경우도 적었습니다. 대체로 라디오 일자리는 서울에 있었는데, 막내 작가의 월급은 많지 않은 데다 자취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여러모로 제게 좋지 않은 선택이었죠. 빠르게 마음을 접었습니다. 그만큼 라디오 작가가 하고 싶기보다는 라디오 DJ가 되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라디오를 통해 위안이 된 만큼 제 목소리로 좋은 메시지를 전달해 청취자에게 일상의 기쁨과 위안을 주고 싶었거든요.


회사를 다니면서도 라디오 DJ를 하고 싶은 마음이 불쑥 생겼습니다. 개인방송 플랫폼에서 원하는 방송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걸 보고, 라디오를 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습니다. 퇴근 후 언니가 쓰다 버린 만원짜리 마이크를 몰래 방으로 가져와 노트북을 켜고 조촐하게 준비했습니다. 이름도 곰곰이 생각해 지어봤습니다. 집에서 듣는 라디오지만 창밖의 누군가와 소통한다고 해서, ‘창밖의 라디오’라고 짓고 라디오를 켰습니다. 새로 개설된 방송이라 호기심에 들어온 4-5명의 청취자가 제 목소리에 관심을 가져줬습니다.


‘줄리님, 목소리가 차분해서 듣기가 좋네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들었어요. 조금 더 해주세요.’


소수의 청취자는 제게 좋은 말을 해주며 라디오를 더 듣고 싶다고 저를 붙잡았습니다. 기쁜 마음에 쉬지 않고 4~5시간 동안 목소리를 내서 청취자와 대화를 이어나갔고, 그렇게 3~4일을 연속으로 라디오를 했습니다. 그렇지만 처음이라 서툴렀던 나머지 라디오를 지속해서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컨디션 조절을 못 해 금세 목이 쉬어버렸고, 퇴근 후 늦게까지 라디오하다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해 면역력도 약해져 감기에 걸려버린 것이었습니다. 며칠은 감기로 라디오를 쉬었지만 이후 회사에서 야근할 때도 쉬게 되고, 회식할 때도 하지 못하게 되니 따로 시간을 두고 라디오를 할 여건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때 깨달았죠. 라디오는 직장 다니면서는 쉽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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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정해진 시간에 할 수 없으면 지속할 수도 없겠다는 것도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제 라디오를 들어주던 청취자는 제가 오지 않아 인터넷에 글을 남기며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그렇게 하고 싶던 라디오는 타이밍이 맞지 않아 못하게 되었는데, 퇴사를 결정하고 무수한 선택지를 놓고 보니 다시 도전할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좋아하는 일이었던 라디오 DJ에 대한 마음은 확실해지고 커졌지만 퇴사하려고 하니 망설이게 됐습니다. 새로운 길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발목을 잡았기 때문입니다.


좋아하는 일로 먹고 살 수 있을까, 지속해서 잘해나갈 수 있을까,
라디오로 성공할 수 있을까, 과연 내가 그것에 재능이 있는 게 맞을까.


새롭게 일을 시작하려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고민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전의 경력과는 다른 새로운 분야의 직업을 택한다면,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거잖아요. 늘 ‘시작’은 떨리지만, 이 떨림 속에는 자신이 잘할 수 있는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없어 긴장되는 마음이 있습니다. 시작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용기 내서 도전해봤지만 불합격한 적도 있었고,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제대로 결과가 나지 않았던 경험을 이미 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경험이 쌓여갈수록 시작을 주저하게 됩니다.


특히나 라디오 DJ는 방송국에서 PD와 작가가 기획해 선택받는 직업인데, 거꾸로 스스로 라디오 DJ라고 직업을 만드는 길은 쉬운 길이 아니었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자니, 포기해야 하는 것도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신용을 보장받을 수 있는 직업을 포기하고, 월급과 인센티브를 포기하고, 직장에서의 경력도 포기해야 했습니다. 그에 반해 프리랜서 라디오 DJ는 연예인이나 아나운서가 아닌 이상 직업으로 인정하기 쉽지 않고,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할 수 없고, 새롭게 경력을 쌓아가야 했습니다.


프리랜서 라디오 DJ가 되려면 많은 것을 과감하게 포기해야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말이 있습니다. 많은 것을 포기한 자가,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앞으로의 남은 인생의 시간은 많으니까 더 많은 것을 얻으려면 일부는 포기할 줄 알아야겠더라고요.


일하는 핵심 이유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제 목소리로 많은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싶은 그 마음, 일의 만족감을 믿고 퇴사를 결정했습니다. 청취자가 제 라디오를 듣고 일상의 기쁨이 되었다고 하면 얼마나 기쁠까, 그 생각으로 라디오를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믿고 갈 수 있는 건 현재의 오로지 ‘나’였습니다. 나를 믿고 가야 했습니다. 좋아하는 일이 잘되지 않고, 돈을 벌지 못하고, 성공하지 못한다고 해도 직접 제가 해보고 경험해봐서 깨닫는다면 나중에라도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누군가 먼저 ‘그건 안 될 거야’라고 말해도 되는지 안 되는지 직접 경험해서 깨닫는 게 중요하잖아요. 남이 내 미래를 알 수 없는 건데, 지레 겁먹고 물러서는 것보다 후회하더라도 해보는 게 낫지 않겠어요? 그래서 시작했습니다, 라디오.


우리가 어떤 일을 감히 하지 못하는 것은 그 일이 너무 어렵기 때문이 아니라, ‘어렵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그 일을 시도하지 않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시작하겠다고 마음먹으니 가슴이 두근거리고 흥분되었습니다. 그제야 인생이 더욱 재밌어 보였습니다. 일하고 싶은 마음이 들면서 행복해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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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해보자, 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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