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을 하려면 필요한 것

좋아하는 일이지만, 내가 잘할 수 있을까?

by 줄리의 라디오

좋아하는 것을 취미활동이 아닌 직업으로 하려면 두 가지 중 하나는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용기 그리고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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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는 씩씩하고 굳센 기운 또는 사물을 겁내지 아니하는 기개를 말합니다. 어떤 일이든 시작을 망설이는 사람이 많습니다.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안 되면 어쩌지, 주저하다가 마음속 한구석에 ‘꿈’으로만 남겨두고 시작을 못하는 사람도 있죠. 아니면 나중에 시간이 되면 하겠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언젠가 시간이 될 때 하자!’ 이 말은 곧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언제 밥 한번 먹자”라는 말과 같습니다. 시간을 내지 않으면 절대로 오지 않을 ‘언젠가’ 말이죠.


좋아하는 일을 시작하려면 용기가 필요합니다. 씩씩하게 좋아하는 일을 하겠다는 마음. 물론 좋아하는 일이라도 적성에 맞지 않을 수 있고, 생각보다 잘 해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시작할 때는 용기를 마음에 장착하고 움직여야 합니다. 시작하려는 직업 분야에서 이미 저만치 달리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늦었다고 달리지 않으면 꼴찌도 될 수 없습니다. 시작하지 않았으니까요. 늦게라도 달리는 사람과 꼴찌 하면 어쩌지하고 제자리에서 주저하는 사람 중에 누가 더 많이 달릴 수 있을까요. 그리고 뒤늦게 시작한다고 성공이 늦는 것은 아닐 겁니다.




사회생활 하면서 만난 A씨는 대화를 하다가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꿈이 있다고 고백했습니다. “사실은 고등학생 때부터 진로를 그쪽으로 정하고 싶었는데, 부모님의 반대로 다른 쪽으로 방향을 틀었어요. 지금은 탄탄하고 좋은 회사에 다니고 있죠. 잘 다니고 있는데, 그만두고 새로 시작하려니 용기가 나지 않아요.”


저도 퇴사하고 라디오 DJ를 시작하려 했을 때, 용기가 샘솟는 건 아니었습니다. 잘할 수 있을지, 고민이 꽤 되었거든요. 그래도 한번 용기를 가지면, 그리고 ‘나’를 믿으면 행동할 수 있겠더라고요. A씨에게도 용기가 필요해 보였습니다.


A씨, 그래도 좋아하는 일 하고 싶다면 해보는 건 어때요?
혹시 모르죠, A씨가 굉장히 그 일을 잘할 수 있을지도!



제 말에 A씨는 살짝 웃으며 어떤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표정이었습니다. 그리고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습니다. “잘 모르겠어요, 제가 잘할 수 있을지. 부모님도 반대할 것 같아요. 적지 않은 나이에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도 겁이 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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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는 어떻게 해야 가질 수 있을까요.

좋아하는 일을 시작하려면 주저하지 않고 달릴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데, 어쩌면 그 용기는 믿음으로 시작하는지도 모릅니다. ‘자신을 믿는 마음’에 ‘나를 믿어줄 사람의 마음’이 더해서 용기가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믿음이 있어야 속도를 낼 수 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언덕을 앞에 두고 ‘내 체력은 저기까지 갈 수 없을지도 몰라’ 하고 포기하면 우리는 다음으로 넘어갈 수 없습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서 하게 된다면, 그 누군가가 없으면 나는 혼자서 해낼 수 없죠. 그래서 나를 믿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를 믿어줄 수 있는 사람도 필요합니다.


“나는 잘할 수 있어, 잘할 수 있어!” 혼자 외쳐도 힘이 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누군가 옆에서 “네 체력이면 이 정도는 가뿐하게 오를 수 있을 것 같은데? 잘할 수 있을 거야.”라고 말해주면 힘이 납니다. 실제로 칭찬은 내가 나에게 하는 것도 좋지만 타인이 나에게 해주는 것이 몇 배 더 좋은 효과를 준다고 합니다.


용기가 있어도 그 일을 지속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믿음’입니다. 용기를 가지고 시작한 일에 대다수가 내게 이런 충고를 해준다면 어떨까요.


“너 그 일하는 거 어려울걸? 그러지 말고 하던 일이나 계속하는 게 어때? 괜히 했다가 실패하지 말고.”

일을 준비할 때 마음이 편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우리는 때때로 뭔가를 하기 전에 주변에 결심을 말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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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퇴사하고 새로운 일할 거야. 자격증 딸 거야.”

물론 듣고 싶은 말은 “오! 새로운 일 도전하는 거야? 잘할 것 같아.”라는 격려의 말이지만 돌아오는 말은 “근데 왜 회사 그만두는 거야?” 또는 “그거 따기 어려울 텐데. 경쟁률이 높다고 하던데.” 일 수 있습니다. 그럼 조금 더 오기가 생기죠.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남들이 격려를 해주지 않으니 하는 이유를 설명합니다.


“직장을 다니다 보니 그 일이 나에게 맞지 않고….”

격려를 듣기 위한 설득을 하는 자신이 어딘가 안쓰럽기도 합니다. 그래서 격려를 받기 위해 결심을 얘기할 때는 나를 믿어줄 사람에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라디오를 하기 위해 사직서를 냈을 때, 상사는 물론 만나는 직원마다 ‘퇴사 이유’에 대해 관심을 가졌습니다. “줄리씨는 왜? 왜 퇴사해? 퇴사하고 뭐할 거야?”


그 질문에 “저, 라디오 DJ 하려고요.”라고 하면 아마도 질문이 쏟아질 것 같았습니다. 보통 직장인이 퇴사한다고 하면 다른 회사로 이직하거나 자신의 사업을 한다는 정도까지 예상할 수 있는데, 라디오 DJ는 조금 엉뚱해 보일 수 있었습니다. 예상치도 못한 대답에 “뭐어? 라-디-오?”하고 되물어볼 것만 같았습니다. 이어 평소에 라디오를 좋아했느냐, 일반인이 라디오 DJ를 어떻게 하느냐, 말을 잘할 수 있느냐, 어떻게 준비할 것이냐 등 여러 가지 질문이 나올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단순하게 말했습니다.


“글 쓸 거예요.”


라디오를 하려면 대본도 제가 쓰는 거니, 글 쓰는 건 맞잖아요!

그리고 저를 잘 알고 있는 자매와 친구들에게 라디오를 시작한다고 말했습니다. “나, 일 그만두고 라디오 할 거야.”라고 했더니, 오래 알고 지낸 친구는 의외의 말을 꺼냈습니다.


줄리는 정말 하고 싶은 것을
하겠다고 생각했으면 그렇게 하는구나.


그 말을 듣는데 조금 놀랐습니다. 첫 번째로 제가 하고 싶은 일을 꼭 한다는 걸 어떻게 알았는지, 두 번째로 그게 한번이 아니고 두세 번 친구에게 행동이 보였는지 궁금했습니다.


“어떻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한다는 걸 알았어? 무엇을 보고 그렇게 말을 하는 거야?”

그랬더니 친구는 고등학생 때 있었던 일화를 얘기해줬어요.


“기억나니? 너 고등학생 때, 소설 쓰는 걸 준비해서 문예창작과 간다고 말했었잖아. 담임선생님한테 가서 앞으로 소설 쓸 것이니 야간자율학습을 빼 달라고 말한다며 당당하게 가는 거야. 과연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그때 문예창작과로 원하는 대학에 합격한 걸 보고 알았지. 하고 싶은 걸 해내는구나. 그런데 또 이렇게 라디오 한다고 퇴사한다는 걸 보니 그런 적성이구나 싶어.”


친구의 말을 듣고 그때의 장면이 생각났습니다. 맞다, 내가 그랬었지.

손뼉을 치고 과거의 내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고등학생 때 처음으로 작가가 하고 싶어 진로를 결정했습니다. 글에 재능을 보여서도 아니었지만, 단지 즐겁고 재밌는 일이어서 하고 싶다고 결심했습니다. 이야기를 창작하고 글로 제 생각의 메시지를 표현해내는 일이 즐거웠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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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오로지 나를 믿고 글쓰기를 시작했습니다. 문학 관련 과외와 학원 다니며 선생님께 첨삭을 받아 짧은 소설인 콩트 쓰는 일을 열심히 했는데, 의외로 제게 재능이 있다며 선생님들이 칭찬을 많이 했습니다.


“줄리, 너는 잘 쓰니까 대학에 꼭 붙을 수 있을 거야. 소설 쓰는 데 재능이 있어.”


그 말을 듣고 소설 쓰는 일이 더욱 즐거웠고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시간도 보람찼습니다. 그렇게 좋아하는 일을 해나가는 데는 부모님의 믿음이 가장 컸습니다. 부모님은 제 선택을 늘 존중해주셨습니다. 문예창작과로 실기를 준비하겠다고 했을 때, 부모님은 제가 글을 잘 쓰는지 확인해보지 않았고, 백일장에서 상을 받지도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제 선택을 믿어줬습니다.


그래, 하고 싶은 것을 해야지. 한번 잘해봐.


꾸준히 소설을 써서 소설가로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고, 만약 잘 돼서 소설가가 되더라도 돈을 벌기는 쉽지 않은 직업이었습니다. 그래도 부모님은 저를 믿어줬습니다. 문학 과외와 학원 다니겠다고 하면 “그렇게 하라”고 선뜻 수업료를 내주셨습니다.


오후 7시, 하교 후에 고등학교 앞에 있던 분식집에서 김밥을 포장해 서울로 달리는 버스에서 몰래 야금야금 김밥을 하나씩 입에 넣으며 다짐했습니다. ‘꼭 문예창작과에 합격해 내가 좋아하는 일을 잘해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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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는 마땅한 학원이 없어 서울로 왕복 3시간 거리를 오가며 창작 공부를 했습니다. 학원에 갔다 밤늦게 집에 들어가면 부모님은 별말 없이 저를 이렇게 반겨줬습니다. “잘 갔다 왔어?”


부모님은 제가 글을 어떻게 쓰는지, 대학교 합격은 할 수 있는지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에는 부모님이 크게 관심이 없어서 편하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면 말없이 저를 믿어줬던 것 같습니다.

“줄리는 대학 가려고 글 열심히 쓰더라.”


한참 후에 어느 일요일 아침, 부엌에서 아빠가 엄마와 나눈 말을 엿들었습니다. 집에서는 보통 방문을 닫지 않고 활짝 열어두면서 생활했었거든요. 아빠가 화장실을 갈 때 뒤를 돌아보면 제 방 책상에서 글을 쓰는 제 뒷모습이 보였을 겁니다.


그렇지만 용기를 갖고 좋아하는 일을 시작해도 예상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기대만큼 실망이 쌓이는 법입니다. 10개월 동안 준비해 문예창작과 대학교 실기를 총 4곳을 봤고, 그중 3곳에서 합격이 아닌 대기 순서로 예비합격이 되었습니다.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는 아슬한 결과에 적잖이 실망했습니다. 예비합격이라는 단어는 재능이 부족하다고 말해주는 낙인 같았습니다. 이 사실을 어떻게 부모님께 알릴 수 있을까, 소식 전하기가 망설여졌습니다.


우선은 나머지 1곳의 결과를 기다리는 것 말고는 할 것이 없어 발표날까지 매일 시무룩하게 거실에서 종이학을 접었습니다. 조금 웃기지만 그때는 간절한 합격의 마음을 전할 곳이 없어 종이학에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어느 날, 거실에 종이학을 늘어놓은 채로 거실 조명도 켜지 않고 TV를 보고 있었는데 퇴근을 한 아빠가 들어왔습니다. 거실 조명을 켜면서 아빠가 나지막하게 제게 말했습니다.


“줄리야, 정 안되면 재수해도 괜찮으니까 크게 마음 쓰지 마.”


아직 대학에 합격하지 않았다는 소식을 전하면 부모님이 실망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크게 슬퍼하지 않아도 이유 없이 믿은 마음에 반해 조금이라도 실망한 표정이 나타날 것 같았거든요. 그러나 아빠가 한 말은 의외였습니다. 또 하나의 기회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것만으로도 걱정했던 마음이 눈 녹듯 사라졌습니다.


만약 실패해도 도전할 수 있구나, 그래, 까짓거 한 번 더 도전하면 되지. 이렇게 마음의 여유가 생겼습니다. 다행히도 재도전하지 않아도 기다렸던 곳에서 합격 받긴 했습니다. 부모님이 믿어준 만큼 배로 기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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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제가 어떤 것을 선택했을 때 항상 안 된다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 “그래, 해봐. 줄리는 잘할 거야”라며 제게 자신감을 줬습니다. 그래서 퇴사를 하고 라디오를 하겠다고 결정했을 때도 과감히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있었습니다.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용기, 나를 믿어줄 사람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생겼을 겁니다.


물론 저도 경험하면서 제 선택이 틀렸다는 걸 깨달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다시 일어날 힘, 다시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도전할 힘이 있었던 건 나를 지지해주는 사람들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래는 어떻게 될지 그 누구도 모르지만 그래도 믿어주는 한 명이 있다면 도전해볼 수 있는 용기가 생길 겁니다. 누군가가 당신에게 ‘뭔가를 하고 싶다’라고 말할 때는 이미 그걸 마음으로 정하고 지지해줄 사람을 찾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럴 때 주저하지 말고 지지해주세요.


훗날 그 사람이 좋아하는 일에 도전하다가 실패할까 봐, 불안할까 봐 먼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 경험을 하는 건 지지해주는 사람이 아닌 본인이거든요. 우리는 각자 본인의 인생을 살고 있지, 다른 사람의 인생을 걱정해서 판단해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겠다는 사람을 지지해주고 옆에서 진심으로 응원해주는 것이 미래를 더욱 긍정적으로 만들어줄 거예요. 아이가 넘어질까 봐 외출하지 않게 하는 것보다는 넘어져도 일어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좋은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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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제가 라디오에 도전한 것처럼 좋아하는 일 하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혼자만이 아닌, 우리 같이, 좋아하는 일 하면서 살아요!


▼ 줄리의 라디오 팟캐스트도 같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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