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에 대처하는 법

누구 좋으라고 하는 소리인지 잘 생각해보자

by 새별

마음이 다칠 수 있는 일이 있었다. 내가 늘 고민하는 문제인데, 그런 말을 들으니 속상했다. 디자인 실력이라는 건 갑자기 늘어나는 일이 아니어서, 상당히 오랜 시간의 노력이 필요한 일이기에 만들어 가면서 성장하자고 생각했다. 실제로 PPT를 만들면서 성장한 경험도 가지고 있다. 현재 내가 만들어내는 ‘무난한 디자인’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PPT 디자인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옷 입고 다니는 것을 보면 무채색에 패턴도 거의 없는 민무늬 디자인이 대부분이다. 사람들이 형광색 옷 입는 것 보았는가? 나는 핫핑크 컬러의 카디건을 입기도 하는데 그것 하나만으로도 엄청난 주목을 끌 수 있다. 머리띠나 커다란 귀걸이도 사람들이 잘 안 하는데 나는 하고 다닌다. (웃음) 내가 자주 가는 스타벅스에서 파트너분들께 먹을 것을 주지 않았더라도 복장으로 아마 기억했을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튀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무난한’ 디자인을 선호한다. 그래서 나는 늘 답은 정해져 있다고 말한다. “PPT는 파란색으로 만드시고요, 괜히 디자인으로 뭐 추가하지 마세요.”


내가 늘 색을 찾으러 다니는 수집가라는 것을 그 말을 한 사람은 전혀 모를 것이다. 그리고 내가 얼마나 많은 뉴스레터를 구독하고 읽어보고 있는지도 모를 것이다. 캐릿, 뉴닉, 오픈서베이, 퍼블리, 빌리브 등등… 나는 메모광이다.


내 노력이 결과물에 별로 안 묻어나는 것인가?라는 생각에 다소 허무하다고도 느꼈으나 반대로 내 색이 강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내 PPT 템플릿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을 테니까. 그 디자인에서 벗어나면 그게 과연 PPT 디자인일까, 사람들이 내용을 담을 수 없는 디자인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건 그냥 PPT로 내가 작품을 만든 것이지 템플릿으로서의 의미가 퇴색되는 것은 아닌가?라고 생각했다.


애플의 아이폰도 전문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제품인데 3GS부터 13까지 디자인이 얼마나 변화되었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심플하게 만드는 게 복잡하게 만드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내가 만든 디자인은 전문 디자이너가 아니어도 구현할 수 있는 디자인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것은 나의 PPT 콘텐츠의 첫 의도인 ‘파워포인트 나도 잘 만들 수 있다’에 기반한다. 그래서 포토샵이나 다른 툴은 전혀 사용하지 않으며 오로지 레이아웃과 색감으로만 승부한다. 내가 만든 것은 당신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나는 요즘 어떤 PPT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유명하고 인기가 많은지도 알고 있다. 그 사람이 더 인기가 많다는 것이 시대의 반영이라면 그렇게 받아들일 것이다. 나는 내가 옳다고 믿는 길을 가고 있는 것뿐이다. 그리고 PPT로 대성하여 유명해지는 것은 나의 꿈이 아니다. 나의 꿈은 조용히 사는 것이다. 나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이와 ‘적게’ 마주하며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나의 진정한 꿈이다. 나는 나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뿐이다. 아직은 나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다. 그 명이 다할 때까지는 지금처럼 PPT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살 것이다. 어떤 이는 내 PPT 템플릿 덕에 좋은 성적을 얻었고, 취업도 성공했으며, 직장에서도 칭찬받는 사람이 되었다고 한다.


나는 사업의 다각화를 하기 위해 굿노트 템플릿이라는 것을 만들고 있다. 내가 전문 디자이너가 아니라는 것을 아니까. 내가 잘하는 것은 양식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굿노트 템플릿이 PPT 템플릿보다 훨씬 사람들이 더 많이 필요로 하는 일일 수 있다.


이렇게 나는 늘 고민이라는 것을 하고 콘텐츠를 만드는 ‘콘텐츠 크리에이터’인데 내가 내 콘텐츠 철학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는다고 해서 생각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실제로 사람들이 많이 나를 찾고 있고, 돈도 잘 벌고 있다. 내가 이번 달에 얼마를 벌었는지 알면 깜짝 놀랄 텐데. 나와 내가 만든 콘텐츠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면서 지성인인 마냥 나에게 쉽게 지적하는 사람을 보니, 내가 유명해지긴 했구나 싶다.


그리고 나는 디자인 공부를 좀 더 할 생각이 있다. 지금은 그저 일상에서 배우는 방식을 택하고 있지만 말이다. 그 사이에 내가 뒤처지는 것은 내가 막을 수 없다. 난 1등이 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오래 이 일을 하는 것이 목표다. 숫자는 다소 변동이 있을 수도 있겠지, 그런 것에 신경 쓰지 않은지 오래다. 다만 오늘 댓글을 읽고 내 콘텐츠 뷰를 봤는데 줄기는 커녕 늘고 있더라. 인스타그램도 팔로워가 늘고 있다. 아마 그 댓글을 쓴 사람은 나보다 더 잘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서 그런 말을 했겠지. 그 사람 말에 어느 정도 일리가 있겠지만 전달 방식과 표현하는 방식이 잘못됐다. 내 콘텐츠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조용히 언팔로우하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악플이라 부르기로 했다. 나보다 꾸준히 잘 만들 자신 있으면 한번 PPT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시작해보라고 권유해보고 싶다. 무료로 7년 넘게 그렇게 많은 양식을 올리는 일, 한 번 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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