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by 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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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x40cm

Acrylic and glitter on canvas



숨을 고른다

갈라진 결로 흘러가는 공기들이

어물쩍 바람을 등진다


바람을 등지는 일.

차마 말하지 못한

수많은 기억들이 그 자리에 머문다

손 끝을 떼어 놓아주면

바람에 얹혀 어디론가 사라질 텐데

나는 붙잡고 또 붙잡는다


날리는 치마저고리가 대신 부산스럽다

펄럭이는 소리가 큰 탓인지

머무는 옛것들의 모진 증언 때문인지

그냥 두 눈을 질끈 감는 걸로

있을 법한 모든 말을 대신한다


아쉬울 만한 것들이

대강 다 손에 쥐어지면

나는 그 전부를 주머니에다 쑤셔 넣는다

언젠간 바람을 마주하고서

말하지 못한 기억들을 흘려보내는

그런 낭만을 기약할 수 있길 바라며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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