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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인 Oct 22. 2023

진짜 목표, 인류애(#휴머니즘 #인류애 #삶의 목적)

조지오웰에게 보내는 금요일의 편지

TO. 조지오웰


 작가님, 비가 오더니 이제 카디건을 꼭 입어야 할 만큼 확연히 기온이 서늘해졌어요. 작가님의 에세이를 읽고 사색에 잠기기에 딱 좋은 날이에요. 자신의 것을 아낌없이 내어주면서도 왠지 쌀쌀한 가을처럼, 작품을 통해 휴머니즘을 보여주면서도 시니컬한 어조를 지닌 작가님의 수필이 참 매력적이에요.  그래서 오늘은 작가님의 수필을 한 번 더 꺼내 읽고 편지를 보냅니다. 

 작가님의 글을 읽다 보면 세상을 위한 좋은 삶이란 어떤 삶일까, 좋은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어요. 아무래도 작가님이 다른 작가분들처럼 개인이나 특정 인물의 안을 탐구하기보다는 주로 주변 사람들을 관찰하고, 정치와 사회를 주의 깊게 살피기에 작가님의 작품을 읽다 보면 저 역시도 개별적 자아를 넘어서서 '인류'라는 개념을 떠올리게 되는 듯해요. 

 오늘은 작가님의 책을 읽고 한 개체에서 가족, 국가, 지구를 넘어 태양계, 우주까지 생각의 범위를 넓혀 보았어요. 그랬더니 우주와 별이 세상과 사람과 닮았다는 생각에 이르렀어요. 태양을 비롯한 모든 별들도 사람처럼 탄생과 소멸이 있고 삶과 죽음 사이에 주변에게 에너지, 물질 등을 창조해서 나눠주는 것도 비슷하더라고요. 또 별은 중력으로, 사람은 자신만의 영향력으로 다른 존재들을 가까운 거리에 붙잡아두기도 하고 적절한 거리에 두기도 하는 것도 비슷했어요. 

 별의 목표가 주변에 자신의 에너지와 자신이 창조한 물질을 나눠주는 거라면 인간의 본질적인 목표도 별처럼 자신의 모든 자원을 주변에 아낌없이 주는 인류애의 실천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어요. 이 점에서 작가님의 '동물농장'이나 '1984' 속에 나오는 돼지나 빅브라더의 경우 오히려 타인의 에너지와 창조성을 흡수하는 블랙홀로 비유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별이 형성되고 소멸함에 따라 우주가 변화하고 진화하듯이 인류가 별에 가까울지, 블랙홀에 가까울지에 따라 세상이 번성할 수도, 파괴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작가님의 작품이 세상에 주는 의미가 더 특별하게 다가왔어요. 작가님의 인간에 대한 통찰력이 작품 속에서 시니컬한 어조와 어우러져 블랙홀 같은 존재가 지배하는 세상에 대해 우리에게 경각심을 갖도록 해주었으니까요. 

  작가님께서 사회주의라는 이름 하에서 사회적인 관계, 운동으로서의 인류애를 주장하셨다면 저는 인류애 자체가 인간이 탄생한 이유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던 거예요우리 삶의 목적이 별처럼 우리의 에너지와 우리가 창조한 물질들을 세상에 나누는 것에 있다는 전제조건이 참이고 자신의 삶의 목적을 다하는 것이 행복이라고 했을 때, 우리의 진짜 행복은 절대 축적이나 소유가 될 수 없음을 다시 한번 깨달은 하루였어요. 오히려 내가 조금 더 일하고 덜 갖더라도 제 자원이 주변 생명에게 기여할 수 있다면 그 과정이 행복이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앞으로 내가 나눌 수 있는 자원에는 무엇이 있을까, 내가 창조해서 주변을 도울 수 있는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에 대해서 이번 주말 동안 생각해보려 해요. 

 작가님의 수필집을 읽고 하나 더 다짐한 게 있어요. 소설만 읽었을 때는 작가님께서 애초부터 인간 이해가 타고났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사람에 대한 통찰력이 하루아침에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삶의 현장에서 얻는 체험 그리고 주변을 관찰하는 예리하고 섬세한 시각이 쌓인 결과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거든요. 그래서 저도 작가님처럼 조금 더 살펴보고 조금 더 생각하는 일상들을 보내야겠다고 다짐한 귀한 날이었어요. 경험을 기록하여 동시대, 그리고 시대를 뛰어넘어 선한 영향을 주신 작가님께 감사드리며 작가님처럼 세상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고유한 빛과 창조를 주변에 나누는 행복을 얻길 바랍니다. 좋은 밤 보내세요. 


FROM. 별처럼 살고 싶은 혜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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