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봄
나는 가끔 이런 상태가 되곤 한다.
무엇인지 모르게 나를 누를 때면
무언가 허전할 때면
나는 뱃 속의 아쉬움도 아니요,
그 아래의 아쉬움도 아니요,
두뇌의 안타까운 한숨도 아닌
가슴 속의 뜨거우며 썰렁한
날고 싶은데 잡아내리는 듯한
그런 내 안의 바람을 느끼는 것인데
이런 때가 오면
그리운 옛 친구가 보고 싶고
흰둥이 강아지를 보듬고 싶고
잠시동안 사랑했던 그 사람을
다시 사랑하고 싶은
그런 가슴 가슴이 몽오리져
혼자 가슴을 뜯을 때면
차라리 빛좋은 잔디밭에
햇살을 덮고누워 하루종일을
굴러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