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찍기 전 타로를 보는 이유
나는 사람의 얼굴에 담긴 이야기를 찾아가는 것을 좋아한다. 렌즈를 통해 바라본 상대방의 모습을 담기전에,그 사람을 가만히 바라본다. 표정에 흐르는 잔잔한 감정들, 순간 스쳐가는 생각들, 살아온 세월이 켜켜이 쌓인 눈빛 속에서 그 사람만의 이야기가 서서히 피어오른다.
처음 카메라를 들고 사람을 찍었을 때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모습을 담으려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사진이 그저 한 장의 이미지가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 사람이 겪어온 삶의 조각이, 표정 속에 녹아 있는 다양한 감정이 카메라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내가 타로 카드를 이용해 인물과 긴장을 풀고 이야기를 나누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인물촬영은 단순히 기술이나 장비의 문제가 아니라, 나와 찍히는 사람이 함께 만들어내는 순간의 교감에 달려 있다. 타로를 통한 심리상담을 통해 긴장감을 풀고나면, 사진에 담기는 표정과 눈빛은 한층 더 진솔해진다. 그리고 나서 셔터를 누를 때, 나는 그 사람과 조용히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느낀다.
사진은 순간을 붙잡아 기억하게 하는 힘이 있다. 사진 속의 눈빛과 표정들은 시간이 지나도 고스란히 남아 우리에게 말을 걸어온다. 마치 그 사람의 숨결과 감정이 여전히 살아 있는 듯, 그때의 온도와 감정을 다시금 되살려 주는 것이다. 사람을 찍는 일은 이처럼 순간을 통해 영원을 담아내는 작업이며, 그 사람의 고유한 감정을 나의 시선으로 담아내는 아름다운 과정이다.
사진을 통해 나의 렌즈가 머문 사람들의 삶과 그들이 남긴 감정들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