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카는 무제한인가
'정대우' 그는 늘 주변 사람들의 기대를 받는 우등생이 있었다.
머리도 좋았고, 공부도 잘했다. 금수저라 집안의 지지도 한 몫했다.
그러다 가세가 기울었다. 이 집, 저 집 더부살이를 하다가 양부모를 만났다.
그러다 보니 애가 점점 비뚤어졌다.
어렸을 때야 엄마 공부고, 서포트의 힘이지만 본 게임이 되는 중학교에 들어가면 의지가 중요하다.
이때는 사춘기라는 변수도 생긴다.
딱 실력 발휘를 해야 할 시기에 주변 상황도 어수선해지고, 갑자기 난이도도 올라가고…
더부살이하려니 눈 가리고 아웅하는 기술만 늘게 된다.
성적표 숨기기… 위조…등등
대우를 키워주시는 양부모도 친부모만큼은 애착이 없으니
말썽 안 피우고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꼬박꼬박 내미니 딱히 의심할 이유가 없었다.
대우는 그렇게 사춘기를 보냈다.
부자 양부모 만나 같은 조건의 아이들보다는 조금 더 여유 있게 지냈다.
대우는 그렇게 살았고, 그렇게 자랐다.
그러던 어느 날.
양부모가 대우의 위조된 성적표를 발견한다.
혼내고 용돈은 줄였지만 기회를 줬다. 일어설 수 있게 도와줬다.
성인이 된 대우가 사업을 한다기에 양부모님은 밑천을 보탰다.
대우의 노력 부족이었을까 아니면 되돌리기엔 너무 가버린 걸까.
까먹었다. 돈을.
결국 신용불량자가 돼서 돌아와서는 손을 내민다.
엄마! 뭐… 한다고 했는데 이러네요. 나 그냥 확 망해요?
여러분의 선택은?
눈치챘겠지만 여기서 정대우는 대우조선해양이다.
2016년 7월 18일 거래 정지된 종목코드 042660... 대우조선해양이다.
그러고 보니 무슨 죄수번호 같기도 하다.
우리나라 조선사 top3 가운데 하나이자 글로벌 톱클래스의 기업이었다.
하지만 방만한 경영과 도덕적 해이, 업황 부진 등이 맞물리면서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국내 해운 1위 업체인 한진해운은 그대로 아웃!!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은 사정이 다르다.
서두에 기술한 정대우 이야기의 결론은 이미 내려졌다.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채권단이 침몰 위기에 내몰린 대우조선해양[042660]에 신규자금 2조 9천억 원을 투입한다.
채권단과 금융당국은 2015년 10월 4조 2천억 원 지원을 결정한 뒤 "더 이상의 추가 자금 지원은 없다"라고 했으나 전격적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번 자금 지원에는 대우조선에 돈을 빌려준 국책은행, 시중은행과 회사채 채권자가 대출금 2조 9천억 원을 주식으로 바꿔주는(출자전환) 등 강도 높은 채무 재조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양부모는 이번에도 엄카(엄마카드)를 쥐어줬다.
오구오구 내 새끼. 못나도 내 새낀데...
혹은 양부모의 속내는 들인 돈이 얼만데... 이것일 수도 있겠다.
문제는 그 엄마카드도 엄마가 일해서 돈을 버는 게 아니란 거다.
산업은행이라는 든든한 뒷배. 결국엔 세금.
지원을 하자 말자를 논하자는 것은 아니다.
세금을 쓰는 방법을 결정하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다.
세월호... 최순실 게이트... 블랙리스트... 한진해운 사태...
늘... 늘...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는 없다.
사건은 있지만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
대우조선해양, 수천만 납세자들에게 종이배 하나씩이라도 선물해야 하는 것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