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복 없는 꾸준함을 연습합니다.

자유가 방종이 되지 않기 위해

by 바람코치 신은희

매일 출퇴근 카드를 찍어야 하는 직장이 없고

거의 모든 게 내 자율적인 선택에 따라 이루어진다.

여기까지만 읽으면 완전 천국 같겠지만 이상과 현실은 다른 법!


나란 사람은 천성이 자유분방한 데다 어디 얽매이기 싫어하는 탓에, 불규칙적인 생활습관과 함께 감정 기복의 롤러코스터를 타다 쉬이 우울감에 빠져 지낼 위험이 있다.


이왕이면 감각적인 쾌락, 행복을 추구하자는 에피쿠로스 학파 쪽에 가까운 내 자유로운 성향이, 임박 착수형 업무태도와 만날 땐 정말 끝도 없이 루즈해지기 십상인데 그럼, 비즈니스가 잘 굴러가기 어려우므로 나에겐 외려 규칙적인 루틴이 필요했다.


시작은 잘하지만 지속하기는 어려운 나.

늘 새로운 걸 추구하고 호기심 폭이 넓어 분야 간 널뛰기도 잘하는 나. 그런 나를 조금 더 아타락시아(ataraxia: 어떤 일에도 산란되지 않는 안정된 마음 즉, 무욕 상태)에 가깝게 놓기 위해 꾸준함을 연습하기 시작했다.


프리랜서가 프리함보다 규칙적인 생활을 연습한다는 게 아이러니일 수 있지만 때론 직장에 다닐 때보다 더 규칙적인 루틴을 갖고 생활한다.




1. 규칙적인 출퇴근 시간 지키기

- 이를테면, 오전 9시에 가급적 업무를 시작해서 12시 반에 점심을 먹고 일을 다시 하다 되도록 저녁 6시에는 퇴근(서재에서 나온다)하려고 노력한다. 이렇게 의도적인 노력이 없으면 애들도 볼 수 없고 계속 야근만 하는 워커홀릭 & 프로번아웃러의 길로 직진하게 됨을 경험을 통해 뼈아프게 학습했기 때문이다.


직장을 다닐 땐 포커페이스를 연습하다 그만 아파테이아(apatheia:감정(pathos)이 억제되어 모든 욕구나 고통을 이겨내는 상태)에 가까워지려고 무던히 애썼던 것 같다. 아무리 삶의 기본값이 고통이라지만 그래도 나는 그 고통 값보다 행복 값을 늘리자는 에피쿠로스 학파가 좋다.


2. 평상심을 유지하기 위한

- 하지만 스토아학파의 주장도 일리가 있으므로 에픽테토스의 엥케이리디온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매일 몇 장씩이라도 묵상하며 마음을 다져본다.

최근에서야 빠진 철학자들의 말들인데 옛날에 쓰인 것이지만 성경만큼이나 마음에 울림이 크게 다가와 읽고 나면 일상생활 평상심 유지에 도움이 된다.


최근 크게 깨우쳐주었던 구절은 다음과 같다.

자유에 이르는 유일한 길은 '우리에게 달려있지 않은 것'에 신경을 쏟지 않는 것이다. <엥케이리디온 19장>


성경책도 매일 오전 읽고 묵상하며 헬라어도 같이 찾아보고 공부한다. 「중동의 눈으로 본 예수」와 「코칭 바이블」을 함께 읽으며 고전 중의 베스트셀러 고전을 읽고 예수님으로부터 코칭을 배우며 일희일비하지 않기로 다짐해본다.


왜냐하면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다 이유가 있고 내가 아무리 안달복달한들 일어나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내 일을 할 때도, 고집 센 나 자신을 납득시켜서 일하느라 고생했던 지나친 감정기복러인 나였지만, 이런 독서를 통해 욕심을 점차 내려놓으니 평안함이 조금씩 차오른다.


3. 매일 산책하기

- 코로나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컴퓨터 화면만 들여다보고 생활하는 요즘이다. 실제로 사람 만나는 일도 드물고, 밖에 나가는 것도 의지가 없으면 드문 일이 됐다. 그래서 일부러 더 외출을 감행한다.


아이들 등원, 등교할 때 보내고 나서 30여분이라도 더 걷고 오거나 점심 먹고 잠깐이라도 나가서 햇볕을 쬐거나 한다.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일단 나간다. 그리고 걷는다. 더워도 추워도 걷는다. 덥거나 추운 날은 파란 하늘이 더 쨍한 파랑이 되어 예쁘기 때문이다.


4. 매일 인증 프로젝트 참여하기.

- 꾸준한 습관을 들이는데 이만한 게 없다. 안 그러려고 노력은 하지만 나는 참 타인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고 인정 욕구가 샘솟는 사람이라 무언가를 인증하는 단톡방에 있으면 세상 성실한 사람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매일 글쓰기를 2019년 8월~2020년 9월까지 해서 350일 매일 포스팅도 해봤고, 매일 디카시 쓰기 프로젝트를 혼자 100회 넘겨 오늘로 122회 차, 얼마 전 다시 시작한 매일사진한장 프로젝트는 오늘로 반백일째를 맞았다. (☜실은 이거 자랑하려고 쓰기 시작했는데 글이 길어졌...)




누군가에겐 나의 이러한 소소한 매일의 기록들이 아무 생산성(돈이 되는)도 없고, 무용한 기록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계속한다. 이것이 내 정체성을 일구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도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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