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평소에 옷도 그라데이션 들어간 게 좋고, 기타도 색감이 원색보단 그라데이션 적용된 게 좋다. 그래서 오늘 주제를 봤을때 내심 기뻤다. '그라데이션 기법이라니, 설렌다!' 이 감정은 색을 덧칠하며 점점 파국으로 치달았으니...
그라데이션Gradation의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그림, 사진, 인쇄물 따위에서 밝은 부분부터 어두운 부분까지 변화해 가는 농도의 단계. 즉 밝은 부분은 점차 어둡게, 흐린 부분은 점차 선명하게, 작은 부분은 점차 크게 나타내는 방식을 뜻하는데 반복적이고 점진적인 작업이 필요하다. 무작정 칠해댄다고 명암이 나타나진 않으며 두렵다고 칠하지 않으면 이도저도 아닌 색감이 된다.
선생님이 강조하신 건 "흐리게 시작해서 촘촘하게 색을 채워나갈 때, 차분함이 필요하다" 였다. 검정색으로만 색의 레벨업을 표현하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차분은 커녕 덧칠할수록 진하기의 차이가 안보여서 조바심의 도가니탕에 빠졌다. 하여 세번째 칸은 기진맥진 상태여서 스톱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그림이 좋아서 시작한건데, 내가 좋아하는 그림의 정의는 무엇이었을까? 피카소처럼 추상적이면서 임팩트있는 것? 아님 반고흐처럼 강렬한 어른거림을 주는 것? 아님 르느와르처럼 잔잔하고 이쁘고 보기편한 것? 아님 그냥 주변사물들 선만 따라그리는 것? 질문을 거듭할수록 '내가 좋아하는 그림' 에의 정의는 미궁으로 빠져들었다.
이럴땐?
닥치고 더 그려본다.
밝은면은 정해져있다. 빛이 들어오는 쪽은 절로 환하니까. 하지만 어둠의 세기는 내가 선택해야 한다. 겁나서 덜 건드렸다가 이도저도 아닌 명암을 얻느니, 과감한 선긋기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