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페달밟기, 잠시 멈추셔도 됩니다.

오늘 하루도 내 숨만큼 살기

by 바람코치 신은희

오늘 아침 산책길엔 날씨가 온화하니 기분이 좋았다. 어젯밤 잠도 잘잤겠다, 오늘은 간만에 라이딩이 고팠다. 곧 마감되는 서비스라니 더 아쉬운 내 최애 자전거 피프틴! 비회원도 휴대폰인증으로 500원이면 바로 대여가능해서 애용한다.

양 다리 탈탈 털며 준비운동 해주시고, 페달 체인 돌려가며 상태 점검해본다. 공공자전거라 달리다보면 삐걱거리는 아헤도 종종 만나기 때문이다.

오렌지빛과 초록빛 자전거가 있는데 오늘은 싱그러운 초록색이 마음에 든다. 가자 내 두 발아!


내가 라이딩을 즐기기 시작한 것은 작년 6월부터다. 처음엔 우리동네 역사 뒤 논밭길만 조금씩 살살 달리다가 점점 거리를 늘려서 약 4키로가 넘는 행주산성공원까지 달려보기 시작했다.

프로라이더는 아니라서 내키면 올라타고, 장비도 없어서 날씨가 추워졌던 겨울엔 한동안 타지 못했다. 오늘은 내 느낌에 타기 좋은 날씨라 달려봤다.

자전거로 달리는 길은 차로 갔을때나 도보로 갔을 때완 또다른 맛이 있다. 특히 아침 출근길 라이딩은, 바삐 직장으로 향하는 여느 사람들과 다른 방향으로 페달을 밟기 때문에 왠지 특혜받은 기분도 든다. 마치 꽉 찬 종일 수업 중 3,4교시나 5,6교시 땡땡이 치는 느낌?ㅎ


신나게 바람을 가르며 달리다가 숨이 달리는 시점이 다가온다. 약 2키로 밟은 이후 쯤인데 그때는 잠깐 페달을 멈추고 자문해본다.
'은희, 너 더 달릴 수 있어? 작년엔 이쯤에서 돌아가곤 했잖아? 오랜만에 라이딩인데 더 밟을 힘이 있겠어? 너무 무리하지 말자~'


이런 생각을 하며 잠시 주차하고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풀어본다. 문득 아인슈타인의 명언이 떠올랐다.

"인생은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다. 넘어지지 않으려면 계속 앞으로 나가야 한다."

나도 과거엔 꽤 공감했던 격언이다. 넘어지지 않으려고 정말 안간힘을 쓰고 신물이 올라와도 허벅지에 경련이 일어나도 멈추지 않고 페달을 돌렸다. 그 결과는 어김없이 번아웃이었다.

어떤 상황에서 해석하냐에 따라 더 좋게 해석될 수도 있는 말이지만 나는 숨을 내 페이스대로 계속 쉬기 위해 쉬기로 한다.

호흡을 가다듬고 내 장딴지들을 쓰다듬어준 다음, 그래도 달려보고 싶다는 내면의 목소리가 '52'대 48이라 더 이동해보기로 한다.

여기까지 읽다보면 의아할 수도 있다. '뭐야 멈출것 같더니 계속 페달 돌리네?' 하지만 내 기준에선 충분히 멈추고 쉬었다 내 의사도 물어보고 몸의 신호를 수용해가며 라이딩하는 길이라 내게 맞았다.


예전같으면 목표지점까지 숨 안쉬고 한달음에 올랐던 나이기에 지금 이렇게 호흡 고를 줄 아는 내가 기특하다. 지금 나의 인생속도는 피프틴이다. 나는 내가 숨쉴수 있는만큼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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