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과 금요일은 올해 내가 나를 위해 쉬는 날로 지정한 날이다. 일정이 꼬여 월욜 수업은 잡히는 바람에 아쉽게 됐지만 금요일은 사수하고 싶었다. 게다가 당장 낼 모레 강의 일정을 이렇게 급하게 연락주시다니...
"아쉽지만 제가 그 날 겹치는 일정이 있어서요. 죄송합니다. 연락주셔서 감사해요"
"아유~ 이를 어쩌죠? 작년에 강의하신 곳에서 꼭 강사님을 불러달라고 부탁부탁해서 연락드린건데....아쉽네요"
'아 참 내...이 말 먼저 해주시면 수락할수도 있었을텐데...'
라는 생각이 스친 것도 잠시, 내 마음을 다 잡았다. 아쉬워할게 뭐람, 원래 금요일은 나의 '자기돌봄' 데이잖아~
물 들어올 때 노젓는다는 말이 있다. 나도 그 말에 있는 힘껏 부응하는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 들어오는 일 안 막고, 새나가는 일도 내 힘으로 꾹꾹 눌러 막아 모두 다 해내었다. 문제는 내 힘으로 막을 수 없는 '에너지 누수 지점' 이 점점 늘어나고 있었는데도 점검할 새도 없이 팔 아프게 노만 저었던 것이다.
그래서 맞닥뜨린 여러 병명 중 하나가 '자율신경계 이상'.
자꾸 어지럽고 식은땀나고 심장은 지 맘대로 나대고, 목구멍엔 돌덩이가 걸린듯 계속 숨이 막혀왔다. 잠자리에 누워도 이런 증상들은 반복되어 불면도 지속됐다. 마침내 강단에서도 휘청거리며 겨우겨우 강의를 마치는 날들이 생겼다.
남의 시그널에만 열심히 호출당하다가,
내 몸의 시그널을 무시한 결과였다.
'일을 거절한다'는 건 원래 내 업무사전에 없던 표현이었다. 하지만 나는 더 이상 나를 소모시켜가며 일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이제 나는 물이 들어와도 무조건 노부터 젓지 않는다. 내 몸 상태는 이 물을 헤쳐나갈 수 있는 상태인지, 내 신경계는 평온한지 먼저 물어본다. 그게 아까 전화통화에서처럼 약 10~15초간의 망설임이 되더라도 내 건강이 더 중허니까.
나 혼자만 노를 저으란 법도 없다. 필요에 따라선 내 배에 함께 노 저을 사람도 태우고 가면 된다. 나 혼자 사는 인생이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