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안아주고 뽀뽀해주고 사랑한다고 말해주기
내가 듣는 세상의 모든 소리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는 우리 콩이의 깔깔대고 웃는 웃음소리이다. 뭐가 그리 좋을까 싶을 정도로 신나게 웃는다. 하지만 요즘 콩이는 그 웃음 대신 뚱한 표정으로 앉아 있을 때가 많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우울해 보인다.
아침 나의 일과는 아주 심플하다.
늦은 밤까지 꼼지락대는 야행성이라 늦잠은 필수, 겨우 일어나 출근 준비.. 사워에 20분, 화장에 10분, 아침식사에 10분, 겨우 출근 시간인 9시를 맞춘다. 그렇게 출근해 9시 반이면 모닝커피로 정신을 다시금 깨운다. 하지만 요즘은 내게 모닝커피를 마실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
몇 달 동안 코로나 19 때문에 어린이집 등원을 하지 않았던 콩이와 까꿍이가 사흘이 멀다 하고 등원 거부를 하는 바람에 그래도 제일 자유로운 고모가 불려 갈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고모, 우리 아가들이 또..."
애타는 콩이맘의 전화, 최대한 아무렇지도 않게, 아무 문제없다는 듯 출동을 하지만, 그 날 나의 일정은 타의적인 자의로 허물어져버린다. 타의라 할 수도 없고, 자의라 할 수도 없기에 그냥 우울할 뿐이다.
계획에 없던 일이 생기고, 그로 인해 내 일이 뒤로 밀리고, 다시 조정해야 하고, 그냥 우울할 뿐이다. 그럴 때면 마시지 못한 모닝커피 대신 달달한 커피 한잔을 마시고 ‘으싸’하며 하나하나 체크하고 조정해 나간다. 그러면 일도 처리가 되고, 우울감도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진다. 고모의 우울함은 그렇게 달달한 커피 한잔이면 사라진다.
하지만, 신나게 웃던 콩이의 우울함은 무엇으로 사라지게 해야 하는 할까?
그런 어느 날, 그런 날 중 한 날이었다.
또 아가들은 등원을 거부했고, 고모는 미안해하는 콩이맘의 전화를 받고 콩이네로 갔다.
중문을 열고 들어가니 등원 이모님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우리 아가들이 오늘도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네요.”
우선 등원 이모님을 퇴근시켜 드리고, 콩이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콩이는 어색하게 웃어 보이며, 고모에게 안겼다.
"콩아, 왜 그러는데? 우리 콩이가 요즘 왜 그러지?"
때마침 콩이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콩아, 엄마야. 엄마가 콩이 바꿔달래?"
그렇게 콩이맘과 콩이는 전화 통화를 하기 시작했다.
콩이맘은 콩이를 달래서 어린이집을 보내려 했고, 콩이는 싫다는 말만 연거푸 했다.
전화를 끊고 콩이가 갑자기 내 무릎에 두 팔을 모으고 엎드려 울기 시작했다.
작은 아이가, 겨우 6살밖에 안 되는 아이가 아주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콩아, 왜 그래?? 왜 가기 싫은데??"
나도 모르게 나도 같이 울고 있었다. 아이가 그냥 떼를 쓰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울고 있는 것만 같았다.
"콩아, 울지 마. 고모도 슬프잖아. 콩아, 왜 그러는데?"
처음엔 코로나 19로 인해 어린이집을 쉬다 보니 집에서 노는 것이 좋아지고 그저 그런 이유겠거니 했다. 하지만 콩이가 내 무릎에 엎드려 우는 것을 보니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날 저녁, 나는 모든 일을 미뤄놓고 인터넷 검색을 시작했다.
유아 우울증?!
어른들 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생각보다 우울감을 자주 느끼고 그로 인해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것이 즉, 유아 우울증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표현하는 방법도 서툴고 해소법도 모르기 때문에 마음의 병이 생길 수 있고 요즘은 특이나 맞벌이 부부의 자녀일수록 충분한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하기에 증상을 알아채기가 힘들다는 것. 증상으로는 갑자기 식욕이 떨어지고 짜증을 자주 내며 좋아하던 활동이나 놀이에 흥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갑자기 신경질적이고 예민한 모습을 보이고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며,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불안해하며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등을 가려하지 않는다고 한다.
조카바보, 아니 콩이 바보인 고모는 다음 날 회사에 가자마자 콩이맘과 간밤에 조사한 것을 내용으로 콩이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내가 생각해도 오버인가 싶게 확대시켜 생각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해결책은 오버든 아니든 간에 콩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었고, 과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일이었다.
유아 우울증의 해결책은, 다름 아닌 스킨십이었다.
아이와의 스킨십, 그것이 해결책이었다.
많이 안아주고 뽀뽀해주고 사랑한다고 말해주기.
아이든, 어른이든 스킨십은 사람이 사람에게 위로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고, 위로받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다.
지금도 조카들을 만나면 제일 먼저 안아달라고 조르고 뽀뽀해달라고 조르는 고모다. 앞으로는 더 힘껏 안아주고 뽀뽀해주고 사랑해라고 말해줄 생각이다. 그래서 다시 우리 콩이의 신나게 웃는 웃음소리를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