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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Jul 08. 2024

도쿄의 카푸치노 라멘


일본에는 "오사카는 먹다가 망하고, 교토는 입다가 망한다"는 옛말이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도쿄는? 내 생각에는 입고 먹다가 망하는 곳이 도쿄인 것 같다. 예쁜 옷집도 많고 맛집도 많다. 100엔이 860원인 초엔저임에도 불구하고 도쿄 여행을 하다 보면 어디서 그렇게 돈을 많이 썼는지 지갑이 빠르게 얇아지기 일쑤다.


이번 여행에서는 '옷집'은 피하고 '맛집'에만 집중했다. 일본 여행이 처음인 동생과 함께 했기에 내가 한 번 검증한 맛집 위주로만 다녔다. 이번 여행에서 경험한 도쿄의 맛집을 공유해볼까 한다.


1. 규카츠 이치니산 (Gyukatsu Ichi Ni San)

오타쿠의 성지라고 불리는 아키하바라를 즐겨 찾는 사람치고 이곳을 모르는 사람은 드물다. 규카츠 맛집 이치니산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돈카츠와 달리 규카츠는 접하기 힘든 음식이다. 돼지고기를 쓰는 서민적인 '돈'카츠와 달리 상대적으로 비싼 소고기를 쓰는 '규'카츠는 가격을 고려했을 때 애매할 수 있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도 돈카츠만큼 흔하게 먹는 음식은 아니라고 한다.


규카츠 이치니산의 규카츠는 먹는 방식이 특이하다. 초벌구이를 한 규카츠를 고객이 본인 선호에 맞게 다시 구워서 먹는 구조다. 스테이크를 먹을 때 레어/미디엄/웰던을 선택하듯 이곳에서는 고객이 자신의 기호에 맞게 하나하나 다시 구워 먹는다. 구성은 단순하나 그 맛은 일품이다. 언제 가더라도 줄을 서는 맛집이니 오픈 전에 미리 가서 기다리는 것을 추천한다.


2. 쇼군 버거 (Shogun Burger)

대부분의 사람은 일본여행을 가면 초밥을 비롯한 해산물을 주로 먹는다. 그래서 해산물을 먹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맛집을 고를 때 선택권이 확 줄어든다. 이럴 때 걱정할 필요 없다. 피자, 햄버거와 같은 서양음식 맛집도 일본에 특히 도쿄에 많기 때문이다. 이번 여행에서 해산물을 즐겨 먹지 않는 동생을 위해 찾은 곳이 '쇼군 버거'다.


쇼군버거는 2022년 일본수제버거 1위(Japanese Burger Championship Title)를 기록한 유명 햄버거 체인점이다. 햄버거 번에는 쇼군(장군)을 상징하는 강렬한 이미지가 박혀있다. 맛을 간단하게 평가하면 이렇다. 햄버거에 넣기에는 과도하고 맛있는 패티, 하지만 전체적인 조화도 좋다. 마치 최고 등급의 한우로 만든 짜파게티를 먹었는데 만족스러운 느낌이었다. 이곳의 단점이라곤 '비싼 가격(햄버거 하나에 2만 원가량)'과 '적은 양의 프렌치프라이'뿐이었다.


이곳의 재치 있는 안내문구도 소개해볼까 한다.


"당신이 유명하다면 저희에게 알려주세요. 저희가 당신을 몰라뵈서 죄송합니다. 나가시기 전에 벽에 사인하나 남겨주세요. (If you are famous, please let us know. Sorry that we didn't recognize you. We will ask you to leave your autograph on the wall.)"


3. 라멘 & 오니기리 에디 (Ramen & Onigiri Eddie Shinkjuku)


여행을 가면 맛도 맛이지만 '멋'있는 음식을 한 번쯤 먹을 필요가 있다. 멋있는 음식이라고 하면 미슐랭 스타 맛집이나 근사한 호텔 레스토랑을 떠올리기 쉽지만, 그 나라에서 만 먹을 수 있는 혹은 처음 접하는 형태의 음식도 멋있는 음식이지 않나 싶다. 라멘 & 오니기리 에디가 그런 멋집이었다.


별의별 라면 그리고 라멘을 보고 먹어봤기 때문에 색다른 게 있을까 싶었는데 나의 착각이었다. 이곳의 카푸치노 라멘을 보고 깨달았다. 굉장히 큰 커피 잔에 흡사 카푸치노처럼 거품이 가득 올라온 라멘이었다. 카푸치노와 라멘은 전혀 연결되지 않는 조합이기에 걱정반 기대반으로 먹었는데, 맛은 생각보다 무난했다. 계란으로 만든듯한 거품은 사람에 따라 느끼할 수도 있을 것 같으나 나는 괜찮았다. 극강의 비주얼만큼 극강의 맛이었으면 부담스러울 것 같았으나 맛이 무난해서 잘 먹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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