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만 보고 책을 판단하지 마세요(Don't judge a book by its cover)"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이렇게 무엇을 하지 말라는 말에는 공통점이 있다. 아무리 하지 말라고 하더라도 사람들은 그 무엇을 기어코 한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사람들은 아무리 하지 말라고 해도 표지만 보고 책을 판단한다는 것이다.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그럴 것이다.
그렇다면 책을 좋게 판단하게 만드는 표지는 무엇일까? 디자인 요소를 제외하고 생각한다면 그러한 제목은 무엇일까? 사람들이 집어보고 구매하게 만드는 제목에는 어떠한 특징이 있을까? 독자로서 수 천권의 책을 읽으면서 보고 느끼고, 저자로서 총 4권의 책(독립출판 1권, 전자책 1권, 출판사와 함께 낸 책 2권)을 시행착오를 겪으며 깨달은 점이 있다. 나만의 추측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잘 팔리는 책(실용서)의 제목에는 3가지 특징이 있다는 점이다. 이를 공유해볼까 한다.
오프라인 서점에서 충동구매를 해본 적이 있는가? 어떤 책에 끌렸는가? 베스트셀러나 유명 작가의 책이 아니라면 대부분 "오! 이거 나를 위한 책인가?"라는 생각을 자아내는 책이었을 것이다. 모두를 위한 책이 아니라 나만을 위한 책이라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마치 제목이 나에게 말을 거는 듯한 책이었을 것이다.
나만을 위한 책이라는 느낌을 주려면 일단 뾰족해야 한다. 그냥 <쇼펜하우어>가 아니라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그냥 <미술관의 경비원>이 아닌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이어야 한다. 경제서적도 마찬가지다. 그냥 <주식투자>가 아닌 <처음부터 시작하는 주식투자 단타전략>이 되어야 한다. 혹은 직접적으로 말을 걸어야 한다.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이 아니라 <당신은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이어야 한다. 뾰족하게 독자에게 말을 걸어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은 책을 집어보고 구매를 한다.
사진 출처: 뉴스1
2. 도파민을 자극하는 숫자를 넣어
돈은 도파민을 자극한다. 쉽게 말해 돈은 우리 뇌에 아주 강렬한 자극을 준다는 말이다. 조개껍데기가 돈으로 쓰였던 시절에는 조개껍데기를 보면 그리고 금이 돈으로 쓰였던 시절에는 금을 보면 강렬한 도파민 반응이 있었을 것이다. 지폐도 동전도 쓰지 않는 오늘날 무엇이 돈을 대표할까? 바로 '숫자'다. 숫자는 과거보다 훨씬 더 강렬한 자극을 우리에게 준다. 대표적인 펀딩 플랫폼인 '와디즈' 관계자도 나에게 비슷한 말을 해주었다. 제목에 '숫자'가 들어가야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클릭할 확률이 높다고 말이다. 책도 마찬가지다. 적절하게 '숫자'가 들어가면 주목도가 높아진다.
<작은 기업을 위한 브랜딩 법칙 ZERO>를 출간하고 비슷한 시기에 나온 브랜딩/마케팅 책의 판매 순위를 지켜보았다. 기간에 따라 엎치락뒤치락 하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한 책은 바로 <100만 원 마케팅>이었다. "100만 원으로 팔 수 없다면 1억 원으로도 팔 수 없다"라는 메시지로 고객에게 다가가고 있는 책이다. 광고비를 많이 쓸 수 없는 영세한 업체를 뾰족하게 타깃팅한 것도 주요했지만 그것을 '숫자'로 표현한 점이 성공의 핵심 아닐까 싶다.
3. 알아야만 할 것 같은 신규 키워드를 강조하여
알아야 할 것이 참 많은 시대다. 정확히 말하면 알아야 할 것 '같은' 정보가 참 많은 시대다. 이러한 정보는 대개 빠르게 사라지지만 관심을 받을 때는 전 세계를 들썩이게 만든다.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온갖 매체에서 앞다투어 다루었던 'NFT'를 생각해 보자. 최근에 이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이처럼 모두가 주목하는 신규 키워드는 빠르게 사그라드는 경향이 있다. 다시 말해 책의 제목으로 이러한 키워드를 쓰고 싶다면 빠르게 써야 한다. 속도가 생명이다. 현재 'AI 활용' '챗GPT 활용'이라는 키워드를 사용한 제목의 책이 잘 팔리고 있다. 다만 이러한 제목들의 유효기간은 길지 않을 것이다. 신규 키워드를 활용하고 싶다면 스멀스멀 올라오는, 매체에서 강조하기 시작하는 키워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말한 모든 것을 뛰어넘는 한 가지가 있다. 그것은 바로 '작가의 이름'이다. 남들과는 다르면서 도움이 되는 메시지를 꾸준히 세상에 발신한다면 어느 순간 '당신의 이름' 그 자체가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책을 집어 들게 만드는 전략이 될 것이다. 그전까지는 팔리는 제목의 세 가지 특징을 참고해 보자. 그리고 꾸준히 써보자. 일단 나부터 잘해야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