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캡선생 Oct 05. 2024

나다움은 비빔밥의 '비빔'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에서 에드워드 리 셰프는 기존의 비빔밥을 참치로 재해석한 ‘참치 비빔밥’을 선보였다. 외형적으로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비빔밥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고, 그로 인해 평가가 극단적으로 갈렸다. 백종원 대표는 이를 참신하다고 평가하며 97점을 주었지만, 안성재 대표는 비빔밥의 본질에서 벗어났다고 평하며 82점을 주었다.

에드워드 리가 만든 참치 비빔밥. 사진 출처: 넷플릭스


왜 이들의 의견이 이렇게 갈렸을까? 그것은 비빔밥을 비빔밥답게 만드는 ‘다움’에 대한 해석이 달랐기 때문이다. 백종원 대표는 이 요리가 전반적으로 비빔밥의 ‘다움’을 유지하고 있다고 본 반면, 안성재 대표는 비빔밥의 핵심적인 요소인 ‘비빈다’는 행위가 배제되었기에 본질이 무너졌다고 보았다. 나도 안성재 대표의 의견에 더 공감한다. ‘다움’이란 모든 것이 변해도 변하지 않는 단 하나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이 논의는 ‘나다움’과도 일맥상통한다. 나다움 역시 변할 수 있지만, 동시에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10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분명 다르다. 마찬가지로 앞으로 10년 후의 나는 또 다른 모습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나답게 만드는 변치 않는 무언가가 있다. 그 변하지 않는 것이 바로 나를 정의하고 ‘나다움’을 대변하는 본질이다.


얼마 전 만났던 디자인 전문가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가 언급한 사례는 BMW 미니였다. 미니의 디자인을 담당하는 회사는 차세대 미니 디자인을 기획하면서, 먼저 ‘미니다움’이 무엇인지 정의하는 작업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디자이너들이 가장 먼저 논의한 것은 경쟁사 분석이나 시장조사 같은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들은 모든 것을 바꾸더라도 결코 바꿔서는 안 될 ‘미니의 본질’을 정의하는 데에 중점을 두었다. 그렇게 미니다움에 대한 깊은 논의가 이루어진 후에야 비로소 변화에 대해 고민할 수 있었다고 한다.

미니의 변천사. 사진 출처: miniusa.com


그렇다면 우리는 변하지 않는 ‘나다움’을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 두 가지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 첫째는 ‘내가 보는 나’이고, 둘째는 ‘남이 보는 나’이다. ‘내가 보는 나’는 내가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나의 행동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의도하지 않아도 습관적으로 하게 되는 행동이나 태도가 바로 나의 변하지 않는 본질일 수 있다. ‘남이 보는 나’를 찾는 방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주변 사람들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가까운 지인들에게 카톡으로 “나 하면 떠오르는 키워드 세 개만 말해줄래?“라고 물어보면 의외로 큰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이처럼 간단한 질문을 통해서라도 ‘남이 보는 나’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모든 것이 변해도 비빔밥을 비빔밥답게 만드는 것은 ‘비빈다’는 행위다. 그렇다면, 모든 것이 변해도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나의 본질을 깊이 고민하고 탐구해보자. 나를 알고 나다움을 찾아보자. 



[1인 기업, 자영업자라면 꼭 읽어야 할 책!]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3540618


사진: UnsplashNikolay Smeh

이전 06화 차별화를 위한 세 가지 전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