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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Oct 05. 2024

요즘 축구선수는 자신만의 0000이 있다!

동생과 오랜만에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근황을 짧게 나누고 서로의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각자의 관심사로 대화가 확장되었다. 축구에 푹 빠져 있는 동생은 유럽챔피언스리그에 대한 이야기를 열정적으로 풀어놓았고, 한동안 축구를 보지 않았던 나도 어느새 그 이야기에 몰입하게 되었다. 특히 동생이 선수들의 특징을 흉내 내는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동생은 요즘 축구 선수들의 시그니처 골 세레머니(Goal Celebration)를 맛깔나게 흉내냈다. 과거에는 축구 선수들이 골을 넣고 자축하는 방식이 단순하고 비슷했다. 높이 뛰며 한쪽 팔을 강하게 휘두르거나 어퍼컷을 하는 모습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브라질의 베베투가 아내의 출산 소식을 축하하며 요람 세레머니를 했던 장면처럼 특별한 골 세레머니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대부분의 선수들이 개별적인 시그니처 세레머니를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베베투의 요람 세레머니. 사진 출처: 연합뉴스


그러나 요즘 축구 선수들은 다르다. 이제는 많은 유명 선수들이 자신을 대표하는 독특한 골 세레머니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손흥민 선수의 ‘카메라 세레머니’는 축구 팬들 사이에서 매우 유명하다. 두 손으로 사진을 찍는 듯한 동작을 취하는 그의 세레머니는 독창적이다. 프랑스의 떠오르는 스타 음바페는 양손을 겨드랑이에 끼우고 무릎을 꿇으며 슬라이딩하는 세레머니로 자신을 표현한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점프 후 반바퀴를 돌고 착지하면서 ‘호우(si)’를 외치며, 그와 함께 관중들도 같은 소리를 외치게 만든다. 이는 단순한 골 세레머니가 아니다. 선수 개인의 상징이자 관중과의 커뮤니케이션이다. 


손흥민의 '카메라 세레머니'. 사진 출처: 연합뉴스


선수들이 자신만의 시그니처 골 세레머니를 가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양한 연구에 따르면 골 세레머니는 선수 개인의 사기를 높이고, 팀워크 향상에도 기여한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실제로 골 세레머니를 통해 팀원들과의 신체 접촉이 이루어질 때 팀 내 협력과 신뢰가 증진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골을 넣은 후 팀원들과 포옹하거나 하이파이브를 하는 작은 행동들도 팀 분위기를 더욱 끈끈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가 더 흥미롭게 느꼈던 점은 이 시그니처 골 세레머니가 단순한 자축이 아닌 퍼스널 브랜딩의 일환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유명 선수들이 개성 있는 세레머니를 통해 자신을 더 효과적으로 알리고, 팬들로 하여금 기억하게 만드는 것이다. 물론 모든 선수가 그러한 의도를 가지고 세레머니를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결과적으로 시그니처 세레머니는 그 선수를 더 높은 브랜드 가치로 끌어올리는 도구가 된다.


이는 축구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난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사람들은 자신만의 차별화전략을 세운다. 축구 선수에게 있어서 이 차별화가 바로 골 세레머니인 것이다. 팬들은 이 세레머니를 기억하고 때로는 따라 하며 그 선수에 대한 인식을 강화한다. 이렇게 세레머니는 선수를 더욱 알리고 기억하게 만드는 하나의 ‘이야기거리’가 된다.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극대화된 프로레슬링에서는 이것이 더욱 두드러진다. WWE 프로레슬러들은 각자 자신만의 피니쉬 무브(Finisher)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경기를 마무리하는 독특한 기술로 레슬러의 브랜드를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지금은 영화배우로 더 유명해진 드웨인 존슨의 ‘락 바텀’, 스티브 오스틴의 ‘스톤 콜드 스터너’, 언더테이커의 ‘초크 슬램’이 그 대표적인 예다. 팬들은 이 피니쉬 무브를 기대하며 경기를 관람하고, 이는 해당 레슬러에게 더 많은 인지도와 수익을 가져다주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드웨인 존슨의 '락바텀'. 사진출처: wikipedia.com


축구 선수들의 골 세레머니와 프로레슬러의 피니쉬 무브처럼, 개인도 자신만의 시그니처를 통해 더욱 특별해질 수 있다. 시그니처는 반드시 큰 것이 아니어도 된다. 말투나 스타일, 혹은 특정 행동이나 버릇이 될 수도 있다. 혹은 스티브잡스의 청바지와 뉴발란스, 그리고 마크 저커버그의 회색 티셔츠와 같은 패션이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나만의 것이고 사람들이 나를 떠올릴 때 자연스럽게 생각나게 하는 것이다. 축구 선수가 골을 넣고 자신을 드러내듯 우리도 각자의 성공을 미리 자축할 수 있는 시그니처를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1인 기업, 자영업자라면 꼭 읽어야 할 책!]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3540618



참고 문헌

https://www.innerdrive.co.uk/blog/guide-to-player-celebration/


사진: UnsplashAlliance Football 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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