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인사이트 토크’라는 이름으로 글을 쓴 지도 벌써 2년이 넘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빠지지 않고 써왔다. 내 기억에 100주가 넘는 기간 동안 딱 2~3번 정도만 건너뛴 걸로 기억한다. 물론 ‘인사이트’라는 이름에 비하면, 내용은 꽤 소소한 편이었다. 공간, 콘텐츠, 광고, 음식 같은 일상적인 주제들 속에서 어떻게든 뻔하지 않은 무언가를 꺼내보려고 애썼던 시간이었다. 그러다 보니 종종 이런 질문을 듣는다.
“어떻게 그렇게 매주 인사이트를 발굴하세요?”
그럴싸한 방법이 있는 건 아니다. 다만, 남들이 인사이트라고 여기지 않는 것을 ‘인사이트’라 말하는 뻔뻔함, 그게 내 방식 아닐까 싶다. 물론 뻔뻔함만 있는 건 아니다. 사람들이 납득할 만한 이유를 하나 더 꼽자면, 세상을 바라보는 차별화된 관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단순히 ‘나의 감상’으로 끝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대부분의 경우, 이 감상이 '타인의 감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까?'를 염두에 두며 세상을 보는 편이다.
예를 들어 책을 읽을 때도, 단순히 ‘좋다’에서 멈추지 않고 ‘이걸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를 생각한다. 무언가 좋다고 느낀 순간에도, ‘이 감정을 어떻게 말로 풀어내야 할까’를 고민한다. 내 관점 안에 타인의 관점을 개입시키며, 일상의 조각들을 최대한 입체적으로 바라보려는 시도를 해오고 있다.
이는 세계적인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이 말한 ‘파인만 테크닉’과도 비슷하다. ‘배운 것을 아이에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하게 풀어낸다’는 학습법이다. 타인에게 설명할 수 있으려면, 그 개념을 온전히 이해하고 내 언어로 재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인사이트도 따라오는 것 아닐까도 싶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면, 유교 경전에서 흔히 말하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 앞에 등장하는 ‘격물치지(格物致知)’를 생각해볼 수 있다. 쉽게 말해, 외부의 사물에 관심을 갖고, 그것을 분석하고 이해해 나가며, 지식을 쌓고 인격을 다듬는 과정이다. 이 격물치지가 바탕이 되어야 수신제가치국평천하로 이어질 수 있다. 그리고 격물치지의 출발점은 결국 호기심이다.
우리는 종종 ‘처음 보는 놀라운 무언가’를 마주할 때만 호기심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만약 그렇다면, 늘 눈앞에 있는 일상에서는 아무런 인사이트도 얻을 수 없다. 늘 보던 것을 다르게 보려는 시선. 그게 있으면, 우리의 호기심은 늘 ‘활성화 상태’로 유지된다. 그리고 그런 호기심은 자연스럽게, 좋은 인사이트를 만들어주는 원천이 된다.
뻔뻔함, 파인먼 테크닉, 격물치지. 이 세 가지가 2년 넘게 인사이트 토크를 꾸준히 쓰게 한 원천이지 않나 한 번 거창하게 생각해본다.
퇴사 후 뭐하지?
글쓰기, 전자책, 브랜딩까지
회사 없이도 ‘내 이름’으로 살아남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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