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뷰티 인사이트

by 캡선생

성수동은 어느 순간부터 내 발길이 주저하는 동네가 되었다. 20대 시절 강남역에서 느꼈던 지나치게 빠른 속도감이 재현되는 곳, 수많은 팝업 행사가 매력보다는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곳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외국인 관광객이 대부분이라, 시민을 위한 공간이라기보다 특수한 관광지로 변모한 듯했다. 그래서 일과 연관되지 않으면 굳이 여유 시간에 방문하지 않게 되었다.


며칠 전은 달랐다. 평소 좋아하는 사업가들과 함께 성수동을 찾았을 때,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얻으려는 목적과 동시에 관광객의 시선으로 거리를 바라보게 되었다. 익숙했던 풍경이 낯설게 다가오면서 이전과는 다른 시야가 열렸다. 이날 관광객의 시점이자 동시에 브랜드 컨설턴트의 시선으로 성수동에서 포착한 ‘뷰티 브랜드 메시지 인사이트’를 정리해 보려 한다.


1. 카테고리를 선점하라: 휩드(Whipp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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휩드는 ‘팩클렌저’, ‘팩미스트’와 같이 기존 시장에 없거나 드물었던 제형과 사용 방식을 중심으로 브랜딩을 설계했다. 이 전략의 핵심은 단순히 제품 하나를 판매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는다. 새로운 사용 습관 자체를 시장에 성공적으로 이식하는 것이 목적이다. 휩드는 이 새로운 영역을 선점함으로써, 스카치테이프가 고유명사가 되었듯이 브랜드가 해당 카테고리 그 자체가 되려는 시도를 한다.


이들이 추구하는 것은 ‘카테고리명 = 브랜드명’이라는 공식이다. 팩클렌저 만들기 오프라인 클래스를 운영하는 것 역시 단순한 고객 체험 이벤트가 아니다. 이는 고객과의 접점을 새로운 콘텐츠로 확장하는 마케팅 구조이며, 카테고리에 대한 소비자의 호기심과 학습 니즈를 충족시키는 과정이다. 실제로 해당 클래스는 평일임에도 정원이 빠르게 찼다. 시장을 추종하는 대신, 이처럼 새로운 정의를 제시하는 것이 오히려 더 빠르고 확실한 성장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


2. 메시지의 밀도를 높여라: 어노브(Un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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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노브는 인지도 획득 단계를 넘어선 후, 메시지를 ‘부드러움’이라는 단 하나의 속성에 집중하며 헤어케어 시장 내에서 포지셔닝을 정교하게 다지는 듯 보인다. 제품군을 복잡하게 나열하는 대신, 소비자가 단번에 인지할 수 있는 하나의 키워드에 브랜드의 모든 자산을 집중하는 전략이다.


이들의 슬로건인 “Realize / Your / Hair Fantasy”는 세 덩어리로 구성된 ‘Rule of Three’ 기법을 활용한다.

이 구조는 기억 용이성과 인지 측면에서 매우 효과적이며, 단어 수를 줄이는 것만으로 메시지 전달력을 크게 높인다. 그래서 나이키의 'Just Do It', 오바마 대통령의 선거 슬로건 'Yes, We Can', 그리고 역사적으로 회자되는 'Veni, vidi, vici(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등이 모두 이 Rule of Three를 따른다. 참고로 핸드폰 번호도 Rule of Three를 적용하고 있다.


국내 타깃을 위한 한글 슬로건 “부드러움으로 / 완성하는 / 헤어판타지” 역시 단순 번역이 아닌, 문화적 언어 코드까지 계산한 치밀한 설계로 보인다. 퍼포먼스 마케팅 관점에서 볼 때도, 단일 메시지 집중 전략은 광고 수익률(ROAS)을 높이는 핵심 요소이다. 소비자는 복잡한 이야기가 아닌, 간명하고 확실한 약속에만 반응하기 때문이다.


3. 직관적인 숫자로 설득하라: 메노킨(Menok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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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노킨은 ‘30초 마스크팩’이라는 제품 특성을 숫자 중심의 메시지로 전환하여 경쟁 브랜드와 차별화를 시도한다. 이 전략은 바쁜 일상 속에서 빠른 효능을 원하는 현대 소비자의 니즈와 정확하게 맞닿아 있다.


여기서 핵심은 ‘30초’라는 숫자가 그 자체로 설명이 필요 없는 가장 강력한 설득 도구라는 사실이다. 퍼포먼스 마케팅 캠페인을 할 때 숫자는 클릭률(CTR) 향상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었다. 고객은 ‘더 좋다’는 막연한 기대보다는, ‘30초 만에 끝난다’는 측정 가능한 구체적 약속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핵심 가치를 측정 가능한 숫자로 구체화할 수 있다면, 그것이 곧 브랜드의 가장 강력한 광고 문장이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마케팅은 단순 광고도, 상품을 그저 화려하게 포장하는 기술도 아니다. 결국 소비자 마음속에 ‘기억 가능한 문장’을 어떻게 심을 것인가의 싸움이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의 브랜드에 이 세 가지 질문을 던져보자.


-당신의 브랜드는 시장에서 ‘새로운 카테고리를 정의’하고 있는가?

-당신의 핵심 메시지는 ‘하나의 속성에 집중’하고 있는가?

-당신의 가치는 ‘측정 가능한 언어(숫자)’로 설득하고 있는가?


이 질문들을 실행하는 것만으로도 브랜드 성장의 방향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퇴사가 고민이라면, 이 책부터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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