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토니미는 환유(換喩)를, 메타포는 은유(隱喩)를 뜻한다. 간혹 환유와 은유를 통틀어 메타포라고 일컫기도 하지만 엄밀하게 따지면 이 두 가지는 별개의 구조다. 예를 들어, 베네치아를 '곤돌라의 거리'라고 비유하면 메토니미가 되지만 '아드리아해의 보석'이라고 비유하면 메타포가 된다.
독서에 적용해 보자. 만약 베네치아에 관한 책을 읽고 베네치아에 관심이 생겼다면 그다음에는 곤돌라에 관해 조사해 본다거나 또는 제4차 십자군 원정 하나에 관해 조사해 보는 것이 메토니미적 전개의 독서인데, 이때 책과 책의 사이에 종(縱)의 계층 구조가 형성된다.
초심자를 위한 책부터 읽고 더 깊이 공부하고 싶은 영역이 있으면 전문 서적을 펼쳐보는 접근법도 메토니미적 독서라고 할 수 있다. 각각 책의 내용이 계층 구조가 되므로 전체상을 파악하기 쉽다는 것이 메토니미적 독서의 장점이다.
반면 메타포적 전개에서는 독서의 대상 영역이 점점 횡(橫)으로 전개되어 간다. 이를테면 리더십론을 읽고 남극점 도달에 성공한 노르웨이의 극지 탐험가 아문센에게 흥미를 갖게 되자 아문센이 쓴 남극 탐험기를 읽어보는 것, 이 방법이 메타포적 전개의 독서다.
- 야마구치 슈의 <어떻게 나의 일을 찾을 것인가>(김윤경 옮김, 김영사, 2021)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