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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지현 Oct 20. 2021

월요일은 쉽니다.

카탈라냐 미술관과 카탈라냐 음악당

 가계부를 쓸 때 고정지출이 있듯이 여행 일정표를 짤 때는 고정적으로 월요일은 박물관, 미술관이 휴관인 곳이 많으므로 가급적 일정에서 배제시키고, 주말은 벼룩시장 일정으로 잡아두는 것이 좋다. 우리가 바르셀로나에 머물렀던 요일이 부득이하게 월요일이 껴있어서 카탈라냐 미술관을 방문하는 것이 좌절되었지만, 몬주익 언덕을 올라 바르셀로나의 기가 막힌 전경과 달달한 공기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아 카탈라냐 미술관으로 출발했다.


카탈라냐 미술관(Museu Nacional d'Art de Catalunya_Palau Nacional, Parc de Montjuïc, s/n, 08038 Barcelona, Spain)

몬주익 지구(Montjuïc)
카탈라냐 미술관

 바르셀로나의 열정적인 햇살에 그 위엄한 모습을 드러낸 카탈라냐 미술관은 제법 많은 계단을 올라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었는데 을씨년스러운 유럽 날씨에 적응되어있던 우리에게 바르셀로나의 정열적인 햇살을 받으며 산책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묘한 힘을 주었고 그 덕분에 발걸음 가볍게 카탈라냐 미술관 계단을 올랐다.

 카탈라냐 미술관에서 바라본 몬주익 지구의 시원한 전경은 눈요기하기에 그만이었고, 아이들도 기분이 좋은지 연신 바르셀로나의 달큼한 공기를 큰 호흡으로 마시며 조용하게 바라보았다.


바르셀로나 너는 공기마저 달구나!

 카탈라냐 미술관에서 내려오는 길에 쨍한 노랑 문을 발견하고 아이들의 사진을 연신 찍었는데 스페인의 열정적인 분위기와 노란색이 찰떡이다 싶다.



카탈라냐 음악당 (Palau de la Música Catalana_C/ Palau de la Música, 4-6, 08003 Barcelona, Spain)

 카탈라냐 음악당은 화려한 내부 장식의 콘서트홀로 1908년 모더니즘의 대표 건축가인 도메네크 이 몬타네르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건축물로서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카탈루냐의 실내악과 교향악뿐만 아니라 합창까지 선보이는 유명한 곳이다.

카탈라냐 음악당
엄마표 유럽 워크북_바르셀로나 편 & 카탈라냐 음악당의 화려한 외부 장식


카탈라냐 음악당 내부

 여길 감히 들어가도 되나 싶을 정도로 소심한 자세로 쭈뼛거리며 들어간 음악당 안은 고급스러움의 끝을 자랑하듯이 화려함을 뽐내고 있었고, 클래식 음악 콘서트가 끝난 후에 쏟아져 나오는 관람객에게 어색하게 섞여있던 우리는 그 무거운 공기에 짓눌려 금방 자리를 벗어날 수밖에 없었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우리가 발자취를 남겼다는 생각만으로도 뿌듯했다.

 음악당을 나와 후미진 모퉁이에서 만난 피아노, 기타 버스킹 연주와 그 옆에 텅 빈 시선으로 앉아있는 처연한 여인의 모습을 보니 카탈라냐 음악당의 화려함과 대조되어 왠지 모를 쓸쓸함이 배가되어 따뜻한 위로를 건네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스페인어에 까막눈인 내가 안타까울 정도로 지금까지 바르셀로나의 잔상으로 가득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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