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되기 위해 나는 산을 찾아갔다

모락산

by 김태민

스트레스는 인간을 평생 동안 괴롭힌다. 출구 없는 입시스트레스에 시달렸던 어린 시절. 어른이 되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건강한 방법을 익힐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어른이 된다고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갑갑한 마음을 털어내려고 한 때는 러닝을 했다. 체력과 근력이 정신력의 기본이라는 생각에 트레이닝에 열심히 매달렸던 시절도 있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신선한 자극으로 스트레스를 밀어내기도 했고 일에 열중하면서 잊어보기도 했다. 그러나 스트레스의 그늘에서 쉽게 벗어날 수는 없었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여러 활동을 하다 보면 압박감이 느껴질 때가 종종 있었다. 목표의식을 갖고 함께 행동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더 쌓이는 기분이었다. 인간관계에서 얻은 스트레스를 사람들 속에서 풀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나는 혼자가 편한 사람이었다. 사람을 좋아하고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이는데 거부감은 없었지만 피로감은 존재했다. 결국 내 스트레스의 원인은 내부에 있었다. 나에게 집중해야 할 에너지를 외부에 쓰고 나면 자신을 돌볼 여력이 사라졌다.


K35718 <모락산> NFT digitalart 2023

혼자가 되기 위해 나는 산을 찾아갔다. 답답한 마음을 비우고 복잡한 머릿속을 털어내고 싶었다. 익숙한 공간을 벗어나 탁 트인 자연을 만나면서 내면의 여유를 찾았다. 스트레스 때문에 가슴속이 갑갑해지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산을 올랐다. 산은 가까이에 있었다. 집에서 5분만 걸어가면 등산로 입구에 도착했다. 천천히 올라가다 보면 푸른 나무 사이로 도시의 모습은 사라지고 마음은 곧 편안해졌다. 사람들로부터 벗어나면 자유로워진다. 산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며 걷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다.


억지로 열중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등산의 매력이었다. 올라가고 내려가는 속도는 내 맘대로 조절할 수 있었다. 정상을 정복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산길은 늘 여러 갈래로 나뉘어있었다. 어떤 길로 가도 모두 정답이었다. 선택을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익숙한 곳으로 가면 마음이 편안했고 가지 않은 길을 걸을 때면 가슴이 설레었다. 산은 어디에나 있었고 올라가기만 하면 번잡한 마음과 복잡한 생각을 비워낼 수 있었다. 스트레스에 대한 해답은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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