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
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산을 찾게 되는 때가 온다. 건강의 위기를 느끼고 산을 오르는 사람도 있고 맘을 다쳐서 산을 찾는 이도 있다. 도시를 벗어나기 위해 산을 선택하기도 하고 깨달음을 찾고자 숲 속으로 발을 들이기도 한다. 어떤 이유로 찾아오든 산은 모든 이들을 받아준다. 산은 거절하지 않는다. 울창한 나무 사이로 난 길을 걸으며 지친 마음을 회복하는 경험은 산을 찾는 이유가 된다. 자연은 차별 없이 모든 것을 품어준다. 그 속에서 사람들은 몸을 회복하고 마음도 치유한다.
자연은 아무런 대가 없이 사람을 받아들인다. 우리가 자연의 일부였다는 사실을 알려주면서 숲 속으로 가는 길을 열어준다. 산길을 걷는 동안 도시에서 만든 고민과 걱정은 하나씩 사라진다.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도 맘을 아프게 만든 인연도 뜻대로 풀리지 않는 일도 잊게 된다.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은 걱정하지 않는다. 오직 숲을 떠난 인간만이 걱정하면서 삶을 낭비한다. 해결되지도 않는 근심을 품고 해답 없는 고통에 시달린다.
뜻대로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선택은 내 몫이지만 결과는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 당연한 사실을 알면서도 살다 보면 상처받고 실망하게 된다. 힘을 잃고 지칠 때마다 거대하고 푸른 산을 떠올렸다. 한결같은 모습으로 산은 늘 그 자리에 서있다. 강산이 변한다는 말은 인간의 욕심이 만든 말이다. 인간의 마음이 변해도 산은 그대로다. 자연은 영원한 생명력을 간직한 채 한결같은 모습으로 살아있다.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힘든 순간이 찾아온다. 그러나 우리는 안다. 끝나지 않는 시련은 없다는 사실을. 앙상하게 마른나무가 서있는 겨울의 산은 봄이 오면 푸른 생명으로 가득해진다. 찬란한 여름, 그치지 않는 세찬 비를 이겨내면서 풀과 꽃이 자란다. 파란 가을하늘과 맞닿은 아름다운 산은 다가올 겨울을 견뎌낼 힘을 품고 있다. 계절과 세월은 흘러가지만 순환하는 변화 속에서 산은 늘 살아남는다. 자연 속에서 얻은 이 깨달음을 품고 나도 살아남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