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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민 Jan 19. 2024

나는 맞지만 너는 틀렸어

우리가 회사에서 만나는 사악한 사람들

 내로남불은 부드러운 표현이다. 아전인수형 인간들은 공감능력 자체가 결여된 존재다. 이들은 본인이 남보다 훨씬 우월하다고 믿는 선민의식을 갖고 있다. 선민의식은 건전한 인간관계 형성을 저해한다. 사람을 등급으로 나누고 인간의 가치를 우열로 구별하는 뒤틀린 사고방식은 대인관계를 망가뜨리는 주범이다.


 인간관계에서 상대방을 완전히 이해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황을 이해하고 서로 존중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세상에는 예외가 있는 법이다. 본인이 우월하다고 믿는 사람은 타인을 자기보다 훨씬 열등한 존재라고 여긴다. 가치관은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통해 드러난다. 같이 일하는 동료라도 자기보다 급이 낮다고 판단하면 일절 협조하지 않는다.


 뒤틀린 선민의식을 가진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협력하려고 하지 않는다. 자기보다 못난 인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싫다는 비협조적인 자세를 취하다 보니 팀워크를 박살 내는 주범이 된다. 여러 가지 핑계를 대면서 멋대로 개인플레이를 일삼는다. 틈만 나면 자화자찬을 늘어놓고 정작 동료들에게는 핀잔을 내뱉으면서 훈수까지 둔다. 칭찬에 인색하고 잘못은 인정할 줄 모르는 무례한 인간을 좋아할 동료는 없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은 실속이 없다. 집단내에서 평판이 엉망이 되면 잘 풀리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회사는 개인플레이를 잘한다고 성공하는 곳이 아니다. 팀플레이를 잘하면서 미움을 사지 않아야 위로 올라간다. 주변 사람들을 깔보는 무례한 태도를 갖고 있다면 사람들에게 결코 인정받을 수 없다. 모두가 등을 돌리면 남는 것은 고립뿐이다.


 사람들을 함부로 대하고 멋대로 날뛴 대가는 결국 인사평가로 돌아온다. 강약약강으로 행동하는 처세술로 실세들에게 잘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요직에 앉는 일은 없다. 그릇의 크기가 뻔히 들여다보이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공동의 목표를 위해 협력하는 공간이 직장이다. 일하다 보면 관점과 가치관의 차이를 경험할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이해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된다.


 원활한 의사소통은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를 존중하면서 팀을 결속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말이 통하는 사람이라야 믿을 수 있고 신뢰가 있어야 같이 일할 수 있다. 사적인 감정이나 인간적인 친분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확실하게 1인분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피해 주지 않으려는 책임감. 이 마음가짐을 서로 확인하게 되면 업무적으로 믿을 수 있고 사고방식도 존중할 수 있다.


 선민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과 소통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말을 들으려고 하지도 않고 존중하거나 배려하지도 않는다. 이들은 호의도 적의로 바꾸고 기회도 위기로 만드는 마이너스의 손이다.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인간들이 겪는 직장 내 문제의 원인은 전적으로 본인에게 있다. 나는 맞지만 너는 틀렸다는 인식이 거의 모든 인간관계에 적용된다. 가족과 친구 직장동료와 연인 혹은 배우자에 이르기까지 주변 사람을 피곤하게 만든다.


 타인의 판단과 결정에 제동을 걸고 합당한 근거를 요구하면서 간섭한다.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해소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생각은 없다. 늘 상대방을 비난하고 본인의 우월함을 드러내려고 애쓴다. 자기주장만 내세우는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결국 주변 사람들은 하나 둘 떨어져 나가고 모두 거리를 두게 된다. 일종의 심리적인 안전거리를 확보하는 셈이다.


소통이 불가능한 고집불통형 인간은 집단 내에서 갈등을 일으킨다. 팀 단위 프로젝트나 타 부서 간 협업에서 1인분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꼭 사고를 친다. 자신을 능력자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지만 정작 팀의 가장 큰 장애물이 본인이라는 사실은 모른다. 착각 속에 살면서 현실을 외면하는 태도는 스스로를 오만이라는 감옥에 갇히게 만들 뿐이다.


 말이  통하면 눈치가 없고 눈치가 없으면 염치도 없다. 염치의 다른 말은 상식과 양심이다. 뒤틀린 자의식에서 비롯된 선민의식은 비인간적인 이기주의로 이어진다. 이기주의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줘도 상관없다는 반사회적인 자의식이다. 그래서 나만 아는 나뿐인 놈은 시간이 지나면 나쁜 놈이 된다. 사고를 치거나 문제를 일으켜서 집단에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우월감에 빠진 이기적인 인간이야말로 회사 내부의 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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