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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민 Apr 11. 2024

말 한마디가 파국을 부른다

한마디 말로 서로의 마음을 열지만
한마디 말 때문에 마음에서 멀어진다


 신뢰를 쌓으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날 선 말 한마디가 신의로 엮인 인간관계를 자르는 칼이 된다. 심리적인 거리가 가까울수록 정서적인 친밀도가 높을수록 절삭력은 배가 된다. 말 때문에 하나뿐인 친구와 멀어지고 말로 인해 피를 나눈 가족이 서로 등을 돌리게 된다. 내려치는 칼이 강력한 절삭력을 발휘하는 것처럼 감정에도 중력가속도가 붙는다. 사람을 연결하는 힘보다 단절시키는 힘이 훨씬 더 세다. 좋을 때 주고받은 천 마디 말은 서로의 심장을 찌르는 한 마디를 막을 수 없다. 비수는 늑골 사이를 뚫고 들어와서 치명상을 남긴다.


 기분이 태도가 되는 사람은 늘 말을 함부로 한다. 주변에서 질책을 받고 경고를 들어도 소용이 없다. 감정이 뇌를 지배하는 순간 판단력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시야가 차단된 상태의 경주마가 앞만 보고 달리듯이 말로 폭격을 퍼붓는다. 분노와 불쾌감에 매몰된 감정은 폭언을 낳는다.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마음이 상할 수밖에 없고 시간이 지나면 관계는 틀어진다. 한 마디 말로 준 상처는 백 마디 말을 해도 회복되지 않는다. 정작 감정에 휘둘릴 때마다 폭언을 퍼붓는 사람은 이 사실을 모른다.


 감정에 휘둘리는 사람은 말다툼을   인지능력을 상실한다. 기분에서 비롯된 순간적인 감정에 주도권을 넘기는 순간 이성은 날아가고 참극이 시작된다.      가리지 않고 내뱉다 보면 돌이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사과해도 뱉은 말을 주워 담을 수는 없다. 말로  사고는 말로 수습할  없다. 말은 예리한 칼이다. 멋대로 휘두르고  후에 후회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날 선 말에 베인 상처는 아물지 않는다. 고통은 내면 깊은 곳에 처음과 같은 형태로 고스란히 남아있다. 시간이 퇴적되면서  위를 덮고 나면 회한이 남는다. 흉터는 사라지지 않고 새살은 돋아나지 않는다.


 가까운 사이에 말로 큰 상처를 주게 되면 결국 남보다 못한 사이로 전락한다. 알고 지낸 시간이 얼마든 간에 멀어지는 것은 한 마디면 충분하다. 입에서 튀어나온 칼날은 소중한 사람과의 인연을 끊어버린다. 고삐 풀린 말처럼 이리저리 날뛰면서 폭언을 쏟아내다 보면 소중한 사람들은 하나 둘 떠나간다. 결국 주변에 남는 것은 피상적인 관계뿐이다.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고독은 밀물처럼 밀려든다. 사람을 잃고 나서 후회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소중한 사람이라면 곁에 있을 때 말로 아껴주고 보듬어줘야 한다. 말과 행동은 모두 마음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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