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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제이 Oct 30. 2022

끝으로 당신께 부치는 편지

계테크스터디 소회

 올해 제 큰 목표 중 하나였던 '계테크스터디 프로젝트'가 브런치 업로드를 끝으로 드디어 마무리되었습니다. 책 한 권을 완성하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네요. 초보 작가로서, 지금도 머리를 싸매며 글을 쓰고 있을 다른 초보 작가분들을 응원합니다.


 저는 삶의 단면을 다채롭게 해석할 수 있는, 감성이 충만한 에세이 작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아니, 짜임새가 치밀한 소설 작가도 되고도 싶었습니다. 글쎄, 사실은 가능하면 웹툰을 그려 보고도 싶었습니다. 맞습니다. 몸뚱이는 하나인데 욕심은 많습니다. 제 욕심이 과하다는 것을 깨닫고 난 후, '아냐, 일단 한 권의 글이라도 완성하자, 살면서 딱 한 권의 책만 낸다면 어떤 글을 써야 할까?' 하고 방향을 선회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왕이면 나 혼자 떠들고 싶었던 이야기가 아닌, 다른 분들께 조금이라도 영감과 도움을 줄 수 있는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계테크스터디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난 게으르니까, 욕심이라도 부려야 뭐라도 하지 않을까 싶었지


 처음에는 인사 담당자의 입장에서 회사에서 잘 된 사람들의 공통점을 정리하고 써 보려 했습니다. 아마 ‘회사에서 살아남는 100가지 방법’ 같은 제목이 되었을 것 같네요. 하지만 그런 류의 양산형 글들은 차고 넘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회사에서 잘 살아남는 것이 진정 인생에서 잘 살아남는 것인가, 하는 의문도 들었구요.


 그래서 회사에만 국한하지 않고, 회사 밖 내 인생을 통해 겪었던 경험들, 누구보다 고민하고 공부했던 사람과 심리에 대한 내용을 포괄하여 교집합에 있는 인간관계의 본질에 대한 생각들을 담아보려 했습니다. 물론 여전히 회사에서 사람들을 관찰하며 직간접적인 경험한 내용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우리 삶의 단지 일부일 뿐인 회사생활만 얘기하는 반쪽자리 이야기가 되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저는 후배들에게 항상 이야기합니다. ‘회사도 중요하지만, 네 인생이 더 중요해.’ 직장, 집안일, 생산활동 등 책임질 일이 일상에 가득 차는 순간 인생은 순간 너무 불행해집니다. 사람들이 삶의 강제성에 매몰되지 않고 자기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 더 집중하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인간관계는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과의 관계입니다. 나에게 오롯이 집중하는 시간을 자주 갖고, 내 일상에 대한 우선순위를 높이며 내 삶에 대한 도리를 다하는 내가 되길 바라 봅니다. 특히, 해야만 하는 (have to) 것이 아닌,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want to) 것에 더 우선순위를 둔다면 좋겠습니다.





 우리 삶은 잔잔하고 단단한 듯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항상 미세한 떨림을 내장하고 있어 자칫 작은 균열로도 무너질 수 있습니다. 저 또한 강한 듯 보이나 연약하고, 충만한 듯 하나 어딘가는 부족하여 친구를 찾고, 의존하기도 하고, 싸우고, 또다시 사람을 좇습니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광화문 어느 카페 앞 도로를 지나가는 자동차들처럼,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방향을 쫓으며 바삐 움직이는 탓에 다른 이들이 어디로 가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이 없는 듯 보입니다. 나의 진심을 매몰차게 저버렸던 그 사람, 또는 내가 일방적으로 취소했던 그날의 미안한 약속처럼, 삶은 언제나 크고 작은 충격과 아쉬운 기회들로 점철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니, 억지로 단단한 척 살아가기보다 잠시 멈춰 설 아는 용기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삶의 갈림길마다 수많은 옵션 중 한 가지를 선택해 왔으며, 그 선택들은 누적되어 지금의 우리를 이루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우리가 위치할 우주의 어느 곳 좌표도 지금의 선택이 점과 점을 따라 이어진 결과일 것입니다. 다만 미래에 어떤 길로 흘러갈지는 누구도 쉬이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현재의 점에 집중하는 것뿐이겠지요.


 일과 휴식, 냉정과 열정, 친밀감과 거리감, 그리고 당신과 나 사이 이격의 어딘가를 좌우하며 우리는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으므로, 설령 그 결과 또는 좌표가 우리네가 항상 기대하는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고층 뷰 아파트만큼의 성공에 해당되지 못한다 한들 각자의 삶의 드라마 속 한 장면으로서 소중하다 여겨야 합니다. 때로는 실패해도, 때로는 용기가 없어도, 또 때로는 그래서 후회해도 그것으로도 괜찮습니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으로 그 의미가 있고, 우리 모두는 그저 계속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면 됩니다. 너무 완벽하려 할 필요 없습니다. 맞아요. 설령 우리가 완벽한다 한들, 그것이 우리의 행복까지 완벽히 담보할 수는 없습니다.


관계의 우주에서 각자의 별을 지키는 우리들


 당신과 나, 우리 각자의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계테크스터디가 '인간관계'라는 삶의 요소를 요령 있게 헤쳐 나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지도가 되기를 바랍니다. 혹시 저와의 스터디 내용이 당신이 생각한 삶의 방향과 다르더라도, 지도 곳곳에 적어둔 응원의 메시지는 진심 그대로 받아 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렇게 각자 살아가다가 어느 날 어느 장소에서 만나, 드디어 당신이 겪어 온 드라마를 들을 수 있는 날이 온다면 더할 나위 없겠네요. 등장인물이 화려하지 않거나 극적인 반전이 없다 하더라도, 저는 조용한 술집 테이블에 당신과 마주 앉아 기꺼이 당신의 드라마를 끝까지 시청할 계획입니다.


 당신의 하루하루가 평안하고 가끔은 흥겹기를 바라며,


 당신의 친구, 알제이 올림




 ps.


 계테크스터디 본문에 삽입된 삽화는 모두 dall.e라는 AI 플랫폼에서 생성하였습니다. 

 (https://labs.openai.com)



 욕심 같아서는 하나하나 제 손으로 그림을 그리고 싶었지만 쉽지 않더라구요. 그러던 중 AI가 그림을 그려준다는 기사를 접하게 되었고, dall.e라는 플랫폼을 통해 한 번 시도해 보았는데 나름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사이트 입력창에 그리고 싶은 내용을 영어로 입력하면 그림을 그려 주는데, 디지털 아트, 사진, 수채화, 3D 렌더링 등 다양한 형태로 출력해 볼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이런 식인데 보이시나요? 뼈다귀를 물고 있는 강아지와 소녀를 그려 달라고 했는데, 소녀가 뼈다귀를 물고 있는 그림이 나오네요. 하하...;;


 그림을 그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닌, 무엇을 그리려 하느냐가 더 중요한 시대가 온 것 같습니다.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피상적으로 연결된 관계보다는, 사람대 사람으로서 두 삶의 맥락이 진정으로 이어지는 관계가 주변에 희소하여 우리에게 더 의미 있는 오늘날입니다.


 가벼운 분위기를 살리고자 본문 말미에는 2컷 만화를 삽입해 보려 했는데, 만화의 내용을 본문과 연결하는 것도 어렵거니와 만화 때문에 텍스트에 집중하지 못 하겠더라구요. 그리고 생각보다 훨씬 힘들었던 그림 작업... 흑흑. 그래서 만화는 생각한 분량만큼 완성하지는 못하고 다음에 더 시도해 보기로 했습니다. 대신 작업한 노력이 아쉬워 아래에 붙여 볼테니, 재미로 봐주세요.


 계테크스터디는 여기까지입니다. 그럼 일단 잠시, 안녕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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