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커뮤니티에서 ‘곽철용 차기 영화 출연작.jpg’라는 글이 올라오고 그 글의 댓글까지 캡쳐한 내용이 한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오면서 곽철용이 수면위로 오르게 된다. 글이 업로드된 날짜는 9월 2일,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건 9월 3일이었다.
나는 단톡방에 친구가 곽철용을 패러디한 글과 댓글 캡쳐 이미지를 보내주면서 ‘곽철용’의 존재를 알게 되었는데, 웃지는 못하고 궁금증만 생겼다.
곽철용은 도대체 누구지?
왜 사람들은 자꾸
마포대교가 무너졌냐고 말하는거지?
왜 저걸 보고 다들 웃는거지?
내가 양자물리학에 대해 몰라서 못 웃는걸까?
그리고 이건 원래 뭘 패러디한 내용일까?
도대체 이해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나는 영화 ‘타짜’를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내 머릿속에 곽철용이 잊혀질 때쯤 추석 연휴에 친구들이 단톡방에서 다시 곽철용에 대해 떠들기 시작했고, 결국 연휴 마지막날 밤 유튜브에서 ‘곽철용’을 검색했다. 그리고 9분 20초짜리 영상 하나
https://www.youtube.com/watch?v=vWMCCZEkrKg
이 영상을 보자마자 곽철용의 캐릭터가 단숨에 파악되었다. 그리고 이전에 친구가 보여준 ‘양자물리학’ 패러디를 다시 찾아보고, 미친듯이 웃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때가 월요일 새벽 1시
웃고 그냥 넘어가기엔 아쉬운 내용이었다.
그 때 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 건
나도 곽철용 패러디를 하나 해보자.
양자물리학 패러디처럼
댓글 맛집을 만들어보자.
나는 페이스북에서 야구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김응수가 시구해본 적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구글 검색창에 ‘김응수 시구’를 입력하고 이미지 검색을 했다. 김응수가 2013년 6월 9일 sk 와이번스 유니폼을 입고 문학구장에서 시구한 이미지가 수십 개 나왔다.
페이스북은 이미지 보단 영상이 도달률에 있어서 더 효과적이기 때문에 영상을 올리고 싶었다. 그런데 영상을 보니 곽철용스러운 이미지가 전혀 느껴지지 않아서 사진 한 장 올리기로 결정했다.
이미지에 어떤 카피를 써야하지?
막상 카피를 쓰려니 머릿 속에 떠오르지 않았다. 아무런 카피를 썼다간 댓글 맛집은 커녕 ‘좋아요’도 못 받을 것 같았다.
그러다 생각난 카피가
너 내 밑에서 야구해 볼 생각 없냐?
곽철용 패러디 컨텐츠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시점이었으니까 페이지 구독자 중에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아는 사람이 있을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업로드는 9월 16일 오전 8시로 예약을 걸어놨다.
8시 땡 하자마자 누군가가 다른 패러디 댓글이 달리는 걸 상상했다. 내가 원한건 댓글 맛집이었으니까…
그리고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게시글이 노출된지 10분이 채 되지도 않았는데 패러디 댓글이 4개나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장 먼저 달린 댓글에 ‘좋아요’가 붙기 시작하면서 상단 노출되었다. ‘ㅋㅋㅋㅋㅋㅋ’가 댓글창에 도배되고 구독자들이 자기 친구들을 댓글로 소환하는데 채 2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페이스북과 유튜브엔 업로드된 컨텐츠가 아닌 댓글 보려고 오는 컨텐츠가 많다. 이 사진이 그런 컨텐츠가 된 것이다. 이 컨텐츠는 명절이 끝나고 출근하는 직장인,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즐거움을 주었고, 좋아요 313, 댓글 162개를 기록했다. 기발하고 재미있는 댓글 덕분에 이날 나도 굉장히 즐거웠다.
그런데 이 컨텐츠를 오늘 올렸다면 이 정도의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을까?
아마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켜기만 하면 곽철용 패러디 컨텐츠를 접할 수 밖에 없고 식상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아무리 재미있는 컨텐츠라도 시기를 놓치면 좋은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뜻이다. 내 컨텐츠가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던 것도 사람들이 곽철용 패러디를 신선하다고 느낄 때쯤 올렸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곽철용’ 검색량 추이를 통해 컨텐츠 업로드 시기의 적절성을 사후 평가할 수 있다. 검색량의 정점을 찍은 9월 27일을 100으로 놓았을 때, ‘곽철용 차기 영화 출연작.jpg’이 커뮤니티와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이후 검색량이 2였다.
내 페이지에 ‘시구 사진’이 올라왔을 때 검색량은 14로 대중들이 점점 곽철용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을 때였다. 그 이후 9월 27일에 검색량이 정점을 찍고 그 이후로 단 두 번을 제외하고는 검색량이 내리막을 타기 시작했다.
검색량 추이만 놓고 보면 지금은 진짜 김응수가 등장하지 않는 이상 곽철용 패러디는 쉰 떡밥이다.
결론은…. 김응수 시구 사진이 흥할 수 있었던 건 ‘페이지 구독자의 특성’x’타이밍’x’곽철용’이 시너지를 냈기 때문이다.
다음 번엔 허재가 나온 도미노피자 영상(아래 영상)을 어떻게 가공하여 유튜브 20만뷰를 기록하게 되었는지 소개하고자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lKq9CtaxQgA
To be continued...